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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 블로그 캡처
[마이데일리 = 김성호 기자]“차후 (실수가) 반복되면 또 다른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3월 31일 최고위원회의 발언)
국민의힘 지도부가 이번에도 김재원 최고위원의 말실수를 눈감아줬다. ‘한 번은 실수, 두 번은 실력’이라는 말과는 달리, 김 최고위원에게 한 번의 기회가 더 주어진 것이다. 신임 지도부가 들어선 지 얼마되지도 않았는데 김 최고위원을 징계하기엔 무리라는 해석이 나온다.
매경닷컴 보도에 따르면 국민의힘 지도부는 잇단 실언으로 물의를 일으킨 김 최고위원에 대해 징계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그런 언행이 더 이상 반복되지 않도록 유심히 지켜볼 것”이라는 김기현 대표의 ‘마지막 경고’로 갈음하겠다는 이야기다. 다만 말실수가 또 반복되면 그에 상응하는 징계나 조치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여권 지도부 관계자는 이날 매경닷컴과의 통화에서 “김 최고위원의 실언에 대한 해프닝은 일단락된 상태”라면서도 “한 번 더 재발하면 그때는 가혹한 징계나 조치가 있을 것으로 암시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김기현호’가 출범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김 최고위원을 징계한다는 것은 보기 좋은 모양새는 아니다”며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다른 당 관계자도 이 매체와의 통화에서 “중앙당 윤리위에 회부하고 징계하는 것이 상황의 경중에 따라 판단의 케이스가 다를 수 있다”며 “만약 김 최고위원의 문제가 윤리위에 회부된다고 해도 3~6개월 당원권 정지 수준일 텐데, 이게 무슨 의미가 있느냐 하는 해석도 나온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 최고위원 본인이 전광훈의 ‘전’자도 안 꺼내겠다고 하지 않았는가. 본인의 발언이 잘못됐다는 것을 인정한 것”이라며 “이준석 전 대표의 (윤리위 문제의) 경우 사과도 안 했지 않은가”라고 덧붙였다.
여권 일각에선 전광훈 목사의 영향력을 의식해 김 최고위원을 내치지 않았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한다. 당내 전 목사를 지지하는 지지층이 어느 정도 분포해 있기 때문에 이를 고려했다는 뜻이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전 목사의 당내 지지층에 대해 “그렇게 많은 수준은 아닌 걸로 알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전 목사 지지층을) 무시하고 넘길 수도 없는 노릇”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당 지지율이 하락하는 현 상황에서 김 최고위원을 내쳐봐야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성철 정치평론가는 "김기현 지도부가 출범한 지 한 달도 안 됐는데 그런 말실수를 갖고 징계하는 것이 좋게 보이지는 않는다”며 “또한 전광훈 목사가 배후에 있기 때문에 함부로 김 최고위원을 징계하기는 어려울 듯하다”고 말했다.
이종훈 평론가 역시 “김 최고위원은 과거에도 논란된 발언을 많이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전당대회에서 최고위원으로 뽑아준 사람들이 있지 않는가”라며 “국민의힘에는 김 최고위원과 비슷한 성향을 가진 세력들이 그만큼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김 최고위원에게 징계를 내린다면 이 세력들의 반발이 커질 수도 있을 것”이라며 “지도부에서 그런 지지층을 배제하는 사인을 내비치면 당의 존속 자체가 힘들어질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김 최고위원은 두 차례의 실언으로 논란을 빚은 바 있다. 그는 지난 25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에서 보수단체인 ‘북미자유수호연합’이 주최하는 초청 강연회에서 “전광훈 목사가 우파 진영을 전부 천하통일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지난 12일에도 전 목사가 주관하는 예배에 참석해 ‘5·18 정신을 헌법에 수록할 수 없다’는 취지의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김성호 기자 shki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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