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영화
이원석 감독은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소격동 한 카페에서 마이데일리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내일(14일) '킬링 로맨스' 개봉을 앞두고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킬링 로맨스'는 섬나라 재벌 조나단(이선균)과 운명적 사랑에 빠져 돌연 은퇴를 선언한 톱스타 황여래(이하늬)가 팬클럽 3기 출신 사수생 범우(공명)를 만나 기상천외한 컴백 작전을 모의하게 되는 이야기. 메가폰을 잡은 이원석 감독은 2013년 영화 '남자사용설명서'로 B급 코미디 장르에 한 획을 그은 연출자다. 각본은 영화 '뷰티인사이드'(2015)의 박정예 작가가 썼다.
두 주연 이하늬와 이선균은 드라마 '파스타'(2010) 이후 오랜만에 재회했다.
특히 그는 전무후무한 빌런 조나단 나(영문명: JOHN NA) 캐릭터에 대해 "조나단을 악이라고 하는데, 우리 사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상징적인 인물"이라면서 "저는 솔직히 조나단을 단순한 악이라고 생각 안 한다. 사실 우리의 취향은 냉정하게 비껴서 보면 사회생활을 하며 항상 누군가에 의해 다 조절되지 않나. 근데 이 조절하려는 사람들은 이를 악이라고 인지하지 못하고, 더 좋은 세상을 만든다는 믿음 아래 가스라이팅을 저지르는 걸 꼬집고 싶었다. 그래서 '킬링 로맨스'가 '남자사용설명서'보다 좀 더 큰 이야기를 담고 있다고 봤다. 박정예 작가님이 가스라이팅에 대한 리서치를 엄청 많이 했다"라고 차별점을 짚었다.
이내 이원석 감독은 "이선균이 '기생충' 오스카상 시상식 참석을 위해 미국으로 향하는 길에 미팅을 가졌었다. 당연히 '기생충'이 상을 받을 거라고 생각했고, 그래서 '안 하겠구나. 굳이 할 이유가 없겠다. 얼마나 책이 많이 들어왔겠나' 싶었다. 근데 이선균이 미국에 갔다 온 뒤 갑자기 하겠다고 한 거다. 저는 제작사 대표님과 다른 배우를 찾아야 하나 걱정하고 있었는데, 마술 같은 일이 한꺼번에 벌어졌다"라고 감격에 젖었다.
그는 "이선균은 진짜 재밌는 사람이다. 정말 웃기다. 사람이 되게 건전하고 똑바르다"라며 "농구하는 동네 형 같기도 하고 인간적이고 되게 좋다"라고 격한 애정을 드러냈다.
또한 이원석 감독은 이선균의 파격적인 연기 변신에 대해 "제가 설득한 게 아니다. 이선균은 '너무 심한 거 아니냐' 투덜거리면서도 진짜 열심히 한다. 저희는 시키지도 않았는데 밤새 역할에 대해 연구해 오고, 괜찮다고 했는데도 본인이 자처해 꼬랑지 머리를 한 달 넘게 하고 다녔다. 저마저 '굳이 저럴 필요가 있나?' 할 정도로 정말 열심히 하고 너무 즐기더라. 아직도 생각이 난다. 이선균이 첫 신을 찍고 '좋았어' 하며 제 등을 쓰다듬었는데, 그때 그의 심장 뛰는 게 느껴졌다"라며 열정을 높이 샀다.
이어 "오히려 현장에서 스태프들이 걱정했다. 심지어 제게 화낸 사람도 있었다. 분장팀 중에 '나의 아저씨' 열혈 팬이 있었는데 '이렇게까지 가야 하나요' 그러더라. 제가 그런 게 아니라고 했다(웃음). 저도 이선균이 너무 가는 거 아닐까 걱정했다"라고 웃어 보였다.
그러면서 그는 "배우들의 선택이 너무 고마웠다"라며 "(이)하늬가 '킬링 로맨스' 시사회 때 보다가 감동해서 울기도 했다. 이선균이랑 저랑 '그렇게 창피하냐'라고 농담 삼아 놀렸다(웃음). 이선균도 결과물을 너무 좋아했다"라고 얘기했다.
['킬링 로맨스' 이원석 감독. 사진 = 롯데엔터테인먼트]
김나라 기자 kimcountr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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