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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CBS '김현정 뉴스쇼' 유튜브 캡처
[마이데일리 = 김성호 기자]2021년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당시 ‘돈 봉투’가 살포됐다는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민주당 현역 의원 10명을 돈 봉투 수수자로 특정한 것으로 14일 전해졌다.
15일 조선일보에 따르면 인천이 지역구인 A·B 의원, 경기도가 지역구인 C·D 의원, 호남이 지역구인 E·F 의원 등이 수사 대상이라고 한다.
보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부장 김영철)는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 진술과 휴대전화 통화 녹음 파일 등을 토대로, 전당대회 당시 송영길 당대표 후보 캠프의 윤관석 의원, 강래구(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위원)씨 등이 민주당 의원, 지역본부장, 지역상황실장 등 40여 명에게 합계 9400만원의 돈 봉투들을 전달했다는 혐의를 잡고 수사 중이다.
검찰은 윤관석 의원과 강씨를 소환 조사한 뒤 돈 봉투를 받은 정황이 있는 의원들도 차례로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당시 돈 봉투는 민주당 당대표 경선 투표를 앞두고 전달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현역 의원 가운데 인천의 A·B 의원과 경기도의 C 의원은 돈 봉투를 먼저 요구한 정황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세 의원은 모두 당시 송 후보 캠프에서 활동하고 있었다.
검찰이 확보한 2021년 4월 28일 이정근씨와 윤 의원 간의 통화 녹음 파일에는 윤 의원이 “나는 인천(지역구 의원) 둘하고 C 의원은 안 주려고 했는데 얘들이 보더니 ‘형님, 기왕 하는 김에 우리도 주세요’ 또 그래 가지고 거기서 세 개를 뺏겼어”라고 말하는 내용이 등장한다고 한다.
당시 윤 의원은 현금 300만원씩 담긴 봉투 10개를 준비해 의원 10명을 불렀는데 불참자가 5명 있었다는 것이다. 캠프 소속인 A·B·C 의원이 돈 봉투를 받은 것도 그런 사정이 있었다고 검찰은 보고 있다고 한다.
검찰은 윤관석 의원이 2021년 4월 28일 민주당 의원들에게 돈을 준 다음, 같은 날 이정근씨와 강래구씨에게 추가로 돈을 마련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정근 녹음 파일’에는 그날 이씨가 윤 의원과 통화하면서 “똑같이? 어제 그만큼?”이라고 묻자, 윤 의원이 “내가 그게 다섯 명이 빠졌더라고. 안 나와 갖고. 오늘 빨리. 그래야지 회관 돌아다니면서 만나서 처리하거든”이라고 말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고 한다. 이어 이씨가 “그래. 해결할게요”라고 말하는 대목이 뒤따라 나온다는 것이다.
녹음 파일에는 또 당시 윤 의원이 돈 봉투를 줘야 할 의원 4명의 실명을 거론하며 “둘은 또 호남이잖아”라고 말하자, 이씨가 “거기 해야 돼 오빠. 오빠 호남은 해야 돼”라고 답하는 내용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윤 의원이 언급한 의원 중에 수도권의 D 의원과 호남의 E·F 의원 등이 포함됐으며 이들에도 돈 봉투가 전달됐다는 정황을 확보한 상태라고 한다.
강래구씨는 지인을 통해 추가로 3000만원을 마련한 다음 직전과 똑같은 방식으로 송영길 전 대표 보좌관 박모씨와 이씨를 거쳐 300만원씩 담긴 봉투 10개를 윤 의원에게 전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씨는 최근 검찰에 녹음 파일 내용을 인정하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강래구씨 등이 9400만원을 조성한 경위도 수사 중이다. 윤 의원, 이성만 의원, 송영길 전 대표의 비서관 박모씨 등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에 따르면, 9400만원 가운데 8000만원을 강씨가 조달했던 했던 것으로 돼 있다.
당시 민주당 당대표 경선 투표 시작 나흘 전인 2021년 4월 24일 윤 의원이 강씨에게 ‘지지세 유지’를 위해 현역 의원들에게 전달할 돈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고 압수수색 영장에 적시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강씨는 의원들에게 전달됐다는 6000만원을 지인을 통해 조성했다고 한다. 또 강씨는 이와 별도로 2021년 4월 말 지역상황실장 20명에게 갔다는 2000만원도 지인으로부터 조달했다고 한다.
검찰이 확보한 2021년 4월 27일 자 녹음 파일에는 이정근씨가 윤 의원에게 ‘어디냐’고 묻자, 윤 의원이 중식당에서 의원들하고 약속이 있다며 그 앞에서 보자고 말하는 내용도 있다고 한다.
그 직후 이씨는 강래구씨에게 “윤관석 (의원) 오늘 만나서 그거 줬고, 그 이렇게 봉투 10개로 만들었더만”이라며 확인 전화까지 했다는 것이다. 이씨는 송영길 전 대표 보좌관 박모씨에게도 돈을 전달했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검찰은 피의자로 입건된 조택상 전 인천시 정무부시장이 2021년 3월 지인을 통해 조달한 현금 1000만원을 이정근씨를 거쳐 강래구씨에게 전했고, 강씨가 이 가운데 900만원을 경선 캠프 지역본부장 10여 명에게 전달했다고 파악하고 있다.
그 돈의 돈 전달 경로와 관련, 당시 이성만 의원이 이정근씨에게 “내가 송(영길) 있을 때 같이 얘기했다”고 말하는 내용도 녹음 파일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를 송 전 대표가 처음부터 불법 자금 동원을 알았던 정황으로 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조택상씨는 이 매체와의 통화에서 “이정근씨가 당시 경선 캠프에 ‘밥 먹을 돈도 없다’며 1000만원을 도와달라고 부탁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조씨는 돈을 마련하지 않았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김성호 기자 shki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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