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의혹과 관련한 녹취에서 윤관석 의원이 스폰서 사업가 자녀의 이재명 캠프 출근 사실을 이정근 전 부총장에게 알리고 있다. /JTBC 방송화면 캡처
[마이데일리 = 김성호 기자]더불어민주당 2021년 전당대회 당시 송영길 전 대표 측 인사들에게 돈봉투 자금을 댄 스폰서가 있었고, 이 스폰서의 자녀가 당대표 선거 이후 이재명 대선후보 캠프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19일 JTBC ‘뉴스룸’이 공개한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구속기소)과 강래구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의 통화 녹취파일을 인용한 국민일보 보도에 따르면 전당대회를 20여일 앞둔 2021년 4월 10일 이 전 부총장과의 통화에서 강 감사는 사업가 김모씨를 언급한다. 돈봉투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할 이른바 ‘스폰서’였던 셈이다.
통화에서 이 전 부총장이 “(돈이) 필요하면 누구한테 요구를 (해), 저기한테? OO이한테?”라고 묻자 강 감사는 “아니 사람이 그 사람(김씨)밖에 없잖아. 다른 스폰이 있어요?”라고 답했다.
다른 통화에서도 김씨가 언급된다. 강 감사는 “OO이 형 월요일날 오면 ‘밥값이 없다. 현찰로 좀 마련해 줘라’ 얘기해 놓으십시오. ‘얼마?’ 그러면 ‘1000만원’ 이렇게 얘기해야 됩니다. 그러면 얘는 100만원을 생각하고 있다가 1000만원을 두들겨 맞기 때문에 500을 갖고 옵니다. 아시겠죠?”라고 조언했고, 이에 이 전 사무부총장은 “진짜 완전 엑기스 전수해주네”라고 흡족해했다.
김씨는 전당대회 이후에도 당시 송영길 캠프 인사들과 밀접한 교류를 이어간 것으로 보인다. 강 감사는 이 전 부총장과의 통화에서 “김OO 이런 고리들한테, 말하자면 그 사람들한테 맨날 용돈이나 얻어 쓰고 거기에 맛 들여있는 거 아니냐”고 말했다.
김씨가 전당대회 과정에서 돈을 댄 이유를 두고는 자녀 청탁 의혹이 제기됐다.
전당대회에서 송 전 대표가 승리한 이후 김씨의 자녀가 이재명 대선후보 캠프로 출근하게 된 것이다. 윤관석 의원이 이 전 부총장에게 김씨 자녀의 이력서를 요구하는 내용의 녹취록도 나왔다.
민주당 당대표 선거 5개월 뒤인 2021년 10월 14일 당 사무총장이었던 윤 의원은 이 전 사무부총장에게 텔레그램 메시지를 보내 김씨 자녀의 이력서를 달라고 했고, 3시간여 뒤 이 전 부총장이 이력서를 보냈다. 그로부터 보름여 뒤 윤 의원은 이 전 부총장에게 전화를 걸어 “오늘부터 (이재명 캠프에) 출근했다”고 알렸다.
윤 의원은 이 전 부총장에게 소문내지 말라며 입단속을 시키기도 했다. 그는 “정무팀에 내가 (넣었다)”면서 “촐랑거리고 또 여기저기 얘기하고 다니지 말고”라고 주의를 줬다. 이 전 부총장은 “나한테 얘기도 안 하던데?”라고 되묻자 윤 의원은 “OO(김씨 자녀)도 아마 전화를 받으면 아빠한테 먼저 하겠지. 그러니까 네가 제발 촐랑거리지 말고 가만히 있어”라고 거듭 당부했다.
‘스폰서’ 김씨는 자녀 청탁 의혹과 관련해 “당시 상황은 알지 못한다. 그 이전에도 민주당 의원실에서 일을 많이 했고 봉사 차원에서 (이재명 대선캠프에서 일을) 한 것”이라고 JTBC에 주장했다. 만약 보수를 받지 않았더라도 유력 대선 후보 캠프에서 경력을 쌓을 기회를 얻은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또 다른 녹취파일에는 김씨 외에 또 한 명의 스폰서 강모씨도 거론된다.
강씨에 대해 이 전 부총장이 “그렇게 신경 안쓰셔도 돼요. 아니 그 다음에 그거 나중에 저기 하나 주면 돼”라고 말하자 윤 의원은 “당직? 그런 거야 뭐 하나 찾아보면 되니까”라고 답했다. 이는 두 사람이 강씨와 했던 골프 약속을 바꾸는 과정에서 나온 내용으로, 강씨 입장을 너무 신경쓰지 말고 나중에 당직을 주면 된다는 취지로 읽힌다.
한편 검찰은 이날 강 감사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구속영장이 청구된 것은 처음이다. 강 감사는 2021년 3~5월 민주당 당직자 등과 공모해 전당대회에서 송 전 대표를 당선시키기 위해 총 9400만원을 살포하는 등 선거인 등에게 금품 제공을 지시·권유한 혐의(정당법 위반)를 받는다.
검찰은 강 감사와 윤 의원이 금품 조성·전달 과정을 주도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불법자금 9400만원 중 8000만원을 강 위원이 대전 지역 사업가 등으로부터 조달한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이 가운데 6000만원이 2021년 4월 송 전 대표의 보좌관을 지낸 박모씨, 이 전 부총장을 거쳐 윤 의원에게 전달된 것으로 본다.
이 돈은 300만원씩 쪼개져 윤 의원을 통해 같은 당 국회의원 10~20명에게 전달됐다. 강 위원은 비슷한 시기 선거운동 독려를 목적으로 총 2000만원을 마련했고 이 돈은 50만원씩 지역상황실장 20명에게 두 차례 건네진 것으로 파악됐다.
강 위원은 ‘지역본부 담당자들에게 현금을 지급해 전국대의원, 권리당원 등을 포섭하는 데 사용하자’고 제안하기도 했는데, 이에 따라 1400만원이 2021년 3월 30일과 4월 11일 각각 지역본부장 10여명과 7명에게 전달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강 감사의 신병을 확보한 뒤 자세한 금품 마련 및 전달 경위, 최종 수혜자로 지목된 송 전 대표의 지시·인지 여부를 집중적으로 확인할 계획이다.
프랑스 파리에 체류 중인 송 전 대표는 이날 현지에서 기자들과 만나 조기 귀국 가능성에 대해 “토요일(오는 22일)에 말씀드리겠다”고 밝혔다.
기자회견 일정을 늦게 잡은 이유가 거취를 숙고하기 때문이냐는 질문에는 “처음부터 원래 그렇게 정해놨다”고 답했다. 송 전 대표는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의혹에 대해 줄곧 “잘 모르는 일” “이 전 부총장 개인의 일탈”이라는 입장이다.
김성호 기자 shkim@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