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리뷰
아이유는 가수와 배우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았다. 한국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치열한 경쟁을 감안하면 두 분야에서 모두 정상에 오르기란, 과장해서 표현하자면 그래미와 아카데미를 모두 석권하는 것만큼이나 어려운 일이다. 아이유는 그 어려운 걸 보란 듯이 해냈다. 가수로서 아이유는 노래 뿐만 아니라 작사와 작곡도 정상급의 실력으로 발휘하며 독보적 존재에 올랐다. 그가 직접 쓰는 가사는 한 편의 시를 연상시킬 정도로 문학적 감수성으로 충만하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나의 아저씨’의 아이유를 보고 ‘브로커’에 캐스팅했다. 그는 “코로나 때 한국 드라마에 푹 빠졌다. ‘나의 아저씨’를 보고 이지은의 팬이 됐고, 드라마 후반에선 이지은이 나오기만 하면 울었다. 이 역할에는 이분밖에 없다는 마음으로 출연을 제안했다”고 고백했다. 과연 그의 선택은 옳았다. 극중에서 “태어나줘서 고맙다”라는 말하는 모습이 나오는데, 히로카즈 감독은 “아이유가 아니면 안 되는 장면”이라고 호평을 보냈다.
아이유가 극장 장편영화로 처음 선택한 영화는 ‘브로커’가 아니라 ‘드림’이었다. ‘드림’이 코로나 등의 영향으로 제작이 지연되면서 ‘브로커’가 먼저 개봉했다. 아이유는 “당시 슬프고 사연많은 캐릭터를 많이 연기했는데, ‘드림’의 소민처럼 밝은 인물에 끌려 출연하게 됐다”고 말했다. 아이유는 이병헌 감독 특유의 ‘말맛 코미디’를 찰떡으로 소화하며 박서준과 티키타카 케미를 선보이는데, 이런 모습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자연스러운 연기를 펼쳤다.
‘드림’은 아이유에게 연기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될 것이다. 그동안 가수 아이유, 배우 이지은으로 분리해서 활동했던 그는 ‘드림’을 기점으로 ‘아이유’로 활동명을 통일하겠다고 했다. 그만큼 ‘드림’은 각별한 영화다. 특히 후속작인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를 선택한 이유도 ‘드림’의 영향이 컸다고 전했다. 아이유는 ‘드림’을 통해 연기 스펙트럼을 더 확장했다. 그는 최근 언론과 인터뷰에서 “청소년 관람불가의 악역을 시도해보고 싶다”는 바람을 피력했다.
아이유는 계속 성장하고 있다.
[사진 = 메가박스 플러스엠]
곽명동 기자 entheo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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