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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김하성이 정말 오랜만에 짜릿한 손맛을 봤다. 메이저리그 통산 100타점 기록을 쓰면서, 한편으로는 상대 투수의 좋은 흐름에 제동을 걸었다.
김하성은 2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펫코파크에서 열린 2023 메이저리그 신시내티 레즈와 홈 맞대결에 2루수, 7번 타자로 선발 출전해 4타수 2안타(1홈런) 3타점 2득점으로 불방망이를 휘두르며 팀의 8-3 승리의 선봉장에 섰다.
중요한 상황 마다 김하성의 존재감이 매우 두드러졌던 경기였다. 김하성은 2-0으로 앞선 1회 첫 번째 득점권 찬스에서 안타를 뽑아내지 못하며 경기를 출발했다. 하지만 2-3으로 근소하게 뒤진 3회말 두 번째 타석에서 선두타자로 나서 2루타를 쳐 팀에 득점권 찬스를 안겼고, 후속타자 트렌트 그리샴의 적시타에 홈을 밟으며 샌디에이고에 동점을 안겼다.
가장 인상적인 활약을 선보였던 것은 세 번째 타석. 김하성은 3-3으로 맞선 5회말 2사 1, 2루에서 바뀐 투수 알렉스 영과 맞붙었고, 5구째 86.7마일(약 139.5km)의 체인지업이 스트라이크존 한가운데로 몰리는 것을 놓치지 않았다. 김하성은 벼락같은 스윙을 통해 영의 체인지업을 힘껏 잡아당겼다.
워낙 잘 맞은 타구는 낮은 포물선을 그리며 좌익수 방면으로 무려 101.2마일(약 162.9km)의 속도로 뻗어나갔다. 발사각도가 높지 않았던 만큼 홈런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지 않아보였으나, 김하성의 타구는 좌측 담장을 살짝 넘어가는 3점 홈런으로 연결됐고, 이는 결승점으로 이어졌다.
팀 승리를 견인하는 홈런이었지만, 이 홈런은 김하성 개인에게도 매우 귀중한 홈런이었다. 이날 경기 전까지 메이저리그 통산 99타점을 기록 중이었던 김하성은 3타점을 쌓으며 100타점을 돌파하게 된 것. 그리고 지난달 10일 애틀란타 브레이브스전 이후 나오지 않던 흐름을 무너뜨리는데 성공했다.
김하성에게는 잊을 수 없는 하루였지만, 반대로 홈런을 내준 알렉스 영의 입장도 다르지 않았다. 영은 지난 클리블랜드 가디언스 소속이던 2021년 9월 8일 미네소타 트윈스전에서 피홈런을 맞은 뒤 이날 경기 전까지 단 한 개의 홈런도 허용하지 않았다. 특히 지난해에는 클리블랜드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서 뛰며 25경기(26⅔이닝) 무피홈런 경기를 선보였다.
하지만 김하성에게 홈런을 맞으면서 의미 있는 행진에 제동이 걸렸다. 미국 '야후 스포츠'는 "김하성의 홈런은 영의 41⅔이닝 무홈런 행진을 깨뜨렸다"며 "3만 3791명의 활기찬 관중 앞에서 금지 약물 복용으로 80경기 출장 정지의 징계를 받은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의 홈경기를 망칠 수 있는 신시내티의 기회를 무너뜨렸다"고 전했다.
수 많은 홈런 중 단 한 개의 홈런일 수 있다. 하지만 김하성에게는 기분 좋은 잊을 수 없는 하루, 반대로 영에게는 최악의 상황에 잊을 수 없는 하루로 이 둘의 희·비가 제대로 교차됐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김하성. 사진 = 게티이미지코리아]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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