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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마이데일리 = 김성호 기자]2021년 발생한 '인천 층간소음 흉기난동' 사건 당시 부실 대응으로 해임된 전직 경찰관이 혐의를 부인하자 피해자 가족이 15일 열린 법정에서 엄벌을 호소했다.
중앙일보에 따르면 인천지법 형사17단독 이주영 판사는 이날 오후 직무유기 혐의로 기소된 A(49·남) 전 경위와 B(25·여) 전 순경의 증인신문을 진행했다. 이 자리에는 당시 사건 피해자인 40대 여성의 남편 C씨와 딸 D씨가 증인석에 섰다.
남편 C씨는 "경찰관들이 밖에 있는 사이 제가 칼등으로 범인을 기절시켜 제압했더니 뒤늦게 경찰관들이 올라왔다"며 "그런데 경찰관들은 범인을 데리고 내려가면서 바닥에 흥건한 피도 밟지 않으려고 피했고 아내를 같이 데려가 달라는 요청에도 응하지 않았다"고 오열했다.
그러면서 "도와달라는 요청을 무시하던 피고인 A의 악마 같은 눈빛을 지금도 잊을 수 없는데, 뒤에서는 자기가 범인 잡았다며 자랑했다는 말을 들었다"며 "가해 남성을 체포할 때, 아내를 함께 데리고 내려가 줬더라면 더 빨리 이송돼 뇌가 괴사되거나, 2분간 심정지가 되는 일은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C씨는 "딸 얼굴의 상처는 평생 남는다고 하고, 정신병동 입원 치료도 권유받을 정도로 현재까지 트라우마를 겪고 있다"며 "비겁한 경찰들이 조직에 뿌리내리지 못하도록 법이 허락하는 최고의 형을 내려주셔서 가족이 조금이나마 위안받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딸 D씨도 "아버지가 가해 남성을 제압한 뒤, 뒤늦게 현장에 온 경찰관들이 (누워있던) 가해 남성을 향해 테이저건을 쏘고 삼단봉을 그제야 펼쳤다"고 증언하며 경찰관들의 엄벌을 촉구했다.
A 전 경위와 B 전 순경은 2021년 11월 15일 인천시 남동구 빌라에서 발생한 흉기 난동 사건 당시 현장을 이탈하는 등 부실하게 대응해 직무를 유기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이들은 빌라 4층에 살던 E씨가 3층 거주자인 40대 여성에게 흉기를 휘두를 때 삼단봉, 테이저건, 방범 장갑을 소지하고 있었음에도 범행을 제지하지 않거나 현장을 이탈했다. 이로 인해 피해자는 흉기에 목을 찔려 뇌수술을 받았고, C씨와D씨도 얼굴과 손 등을 다쳤다.
사건 발생 후 A 전 경위와 B 전 순경은 성실의무 위반 등으로 해임됐지만, 이들은 불복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앞서 공판에선 A 전 경위 측 법률대리인은 "빌라 밖으로 나갔을 때 A씨는 안에서 벌어진 일을 알 수 없었다"며 "법리적으로 직무유기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다만 같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B 전 순경은 혐의를 인정했다.
이들의 다음 재판은 오는 7월 13일 오후 열릴 예정이다.
한편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된 E씨는 지난 1월 징역 22년을 선고받았다.
김성호 기자 shki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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