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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TV 오재원 해설위원은 4월28일 잠실 LG-KIA전을 중계하면서 KIA 캡틴 김선빈(34)의 밀어치기에 놀라움을 표했다. 자신의 현역 시절을 떠올리며 “저쪽으로 안타를 맞을 때마다 미칠 것 같은데”라고 했다. 자신이 어느 곳에 수비 위치를 잡더라도 그라운드 빈 공간으로 타구를 날려 안타를 만들어내는 능력이 탁월하다고 덧붙였다.
실제 김선빈은 KBO리그에서 밀어치기를 가장 잘 하는 타자 중 한 명으로 꼽힌다. 단순히 바깥쪽 코스를 툭 밀어내는 능력을 넘어 몸쪽으로 들어오는 공도 빗겨치기를 하듯 바깥으로 밀어내 우측으로 보내 버린다.
김선빈의 밀어치기는 19일 광주 키움전서도 빛을 발했다. 1회초 무사 1,2루서 키움 에릭 요키시의 바깥쪽 투심을 힘 있게 밀어내 선제 1타점 우선상 2루타를 생산했다. 최근 타격감이 좋은 것도 사실이지만, 김선빈의 테크닉이 또 한번 드러난 순간이었다.
경기를 중계한 MBC스포츠플러스 심수창 해설위원은 "(요키시의 변화구에)속을만도 한데 확실히 공을 잘 본다. 레그킥 하고 (발이)떨어지는 과정에서 변화구에도 완전히 오른발에 중심을 싣고 기다리고 있다"라고 했다.
오히려 흥미로운 건 타순이 한 바퀴를 돈 이후였다. KIA가 7-1로 앞선 1회말 2사 1,2루. 김선빈은 이번엔 요키시의 바깥쪽 커브를 가볍게 잡아당겨 1타점 좌전적시타를 만들었다. 그런데 잘 맞지 않았고 코스가 좋았다.
오히려 키움 유격수 김휘집이 김선빈의 밀어치기에 대비해 2루 쪽으로 치우친 상태였다. 정위치였다고 해도 안타가 될 가능성이 큰 타구였다. 그러나 김휘집이 정위치였다면 타구를 걷어낼 수는 있었다. 그럴 경우 2루 주자가 홈으로 들어가지 못할 수도 있었다.
결국 김선빈으로선 밀어치는 능력에 대한 반사 이익을 본 순간이었다. 그라운드 어느 곳으로도 안타를 칠 수 있기 때문에, 수비수들로선 확률에 근거한 극단적인 시프트를 하기 어렵다. 1개월 전 오재원 위원이 “이쪽에 있으면 저쪽으로 안타를 치고, 저쪽에 있으면 이쪽으로 안타를 친다”라고 말한 게 실감나는 순간. 밀고 당기기를 모두 잘 하는, ‘밀당’의 고수다. 참고로 이날 마지막 안타는 가운데로 향했다.
김선빈은 신장이 작다. 투수로선 스트라이크 존을 설정하는데 오히려 까다롭다는 얘기도 있다. 이런 상황서 좋은 컨택 능력까지 보여준다. 통산타율 0.302는, 그냥 쌓은 수치가 아니다. 올 시즌에는 19일까지 타율 0.298. 그러나 최근 10경기 타율 0.310. 결국 또 3할로 수렴한다. 애버리지의 힘이다.
그런 김선빈은 올 시즌을 마치면 다시 FA 자격을 얻는다. 30대 중반이라 4년 전만큼 시장가가 형성될 것인지는 미지수다. 다만, 자유자재로 밀고 당기는 능력만큼은 나이, 운동능력과 무관하게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 말 그대로 타격 테크닉이기 때문이다. 이는 오랫동안 김선빈의 저력, 가치를 증명하는 무기가 될 전망이다.
[김선빈.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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