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리뷰
롭 마샬은 뮤지컬 영화와 블록버스터에 최적화된 감독이다. ‘시카고’로 아카데미상 6관왕에 오른 그는 ‘숲속으로’ ‘메리 포핀스 리턴즈’ ‘나인’ 등 뮤지컬 영화를 성공적으로 만들어온 베테랑 감독으로, 조니 뎁 주연의 ‘캐리비안의 해적:낯선 조류’의 액션 블록버스터까지 흥행 반열에 올려놓았다. 그는 ‘인어공주’의 환상적 로맨스를 생기 넘치는 판타지로 구현하는 한편, 꿈과 희망을 찾아 위험을 무릅쓰고 모험에 나서는 에리얼과 에릭 왕자를 흥미롭게 그려내는데 역량을 집중했다.
캐스팅 논란에 휘말렸던 할리 베일리는 우려와 달리 수준급의 연기와 가창력을 뽐낸다. 에리얼의 단짝 친구인 겁 많은 물고기 플라운더, 매번 엉뚱한 설명을 늘어놓는 바닷새 스커틀, 에리얼에게 잔소리를 해대면서도 도움을 주는 붉은게 세바스찬의 모습 역시 원작 애니메이션 못지않은 재미를 선사한다. 특히 멜리사 맥카시의 울슐라 연기는 압권이다. 그는 내면의 깊은 어둠을 갖고 에리얼을 위험에 빠뜨리며 끝내 자신의 욕망을 채우려는 울슐라를 카리스마 넘치는 캐릭터로 재탄생시켰다.
롭 마샬 감독은 몇 가지 설정을 바꿔 원작을 이 시대에 어울리는 영화로 만들었다. 육지와 바다 양 세력이 서로를 불신하고 있다는 설정은 흡사 ‘로미오와 줄리엣’을 연상시킨다. 다른 세계에서 온 두 사람은 사랑을 통해 분열의 장막을 걷어내고, ‘떠나지 말라’는 금지를 내리는 기성세대에 맞서 용기의 발걸음을 내딛는다. 누구나 ‘인어공주’의 대표곡 ‘언더 더 씨’를 알 것이다. 이제는 할리 베일리가 부르는 ‘파트 오브 유어 월드’가 더 울려퍼질 때이다.
“자유로운 세상 만날 수 있는 그 날 자유롭게 가고 싶어 저곳으로.”
[사진 =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곽명동 기자 entheo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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