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최원호 감독대행 시절 있었다가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이 부임하면서 볼 수 없었던 풍경이다. 4년 만에 특타가 돌아왔다.
한화는 지난 23일 KIA를 상대로 9-5로 승리하며 3연패를 끊었다. 1회 시작부터 타선이 대폭발했다. 기다렸던 순간이다. 안타 4개, 볼넷 3개에 상대 실책을 묶어 대거 6득점하며 기선 제압했고, 4회 1점과 5회 2점을 더해 일찌감치 승기를 잡았다.
하지만 이날 경기를 마친 뒤 구장 스태프들은 퇴근을 하지 않았다. 베팅 게이지가 설치됐고, 훈련용 공 박스가 놓이기 시작했다.
그렇다. 특별 타격 훈련을 위해서다. 포수 박상언, 내야수 박정현, 외야수 이원석, 권광민 등 몇몇 선수들이 유니폼 차림 그대로 방망이를 챙겨 그라운드에 나왔다.
정현석, 김남형 타격코치들도 나와 선수들의 훈련을 도왔다. 최원호 감독도 훈련하는 모습을 살폈다.
보통 특타 훈련이라고 하면 타선 침체가 길어질 때 하곤 한다. 그런데 이날은 경기 시작과 동시에 타선이 폭발했음에도 특타는 시작됐다.
올 시즌을 보면 알 수 있다. 팀 타격 성적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팀 타율(0.223), 타점(140), OPS(0.621), 득점(148점) 등 모두 리그 10위다.
최원호 감독은 "스타팅으로 나가지 않은, 어린 선수들은 훈련량이 부족하다. 하루에 홈에서 기껏해야 게임 전에 치면 20~25개다. 원정에서는 15~20개 정도다. 그 정도 가지고는 어린 선수들은 실력 향상을 갖고 오기가 쉽지 않다"고 특타를 한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퓨처스에서도 해 왔고, 감독이 된 후 (특타를) 하고 싶었는데 당장 변화를 주기는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 이제부턴 해보고자 했다"고 말했다.
특타에 참가하는 선수들은 최원호 감독의 말대로 벤치 멤버 혹은 젊은 선수들이다.
최 감독은 "선발 출장하지 않은 선수들은 체력 소모가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 이 선수들은 의무적으로 친다"고 단언했다.
선순환 효과도 노린다. 최 감독은 "이런 환경을 만들어놓으면 타격감이 좋지 않은 선수들도 자연스럽게 하게 될 것이다. 또 하고 싶었는데 못했던 선수들도 있다. 그런 선수들이 나와서 할 수도 있다"고 짚었다.
특타는 원정 경기에서도 진행된다. 원정 경기에서는 훈련 시간을 자유롭게 활용할 수 없다. 때문에 선발 출장한 선수들에게 모두 할애하고, 특타를 쳐야 하는 선수들은 근처 고교 구장을 섭외해 훈련에 임할 예정이다.
최 감독은 "이렇게 쭉 3명 정도 밖에 되지 않을 것이다. 문현빈, 박상언 등이 있다. 타격 코치가 2명이니 1명은 특타 훈련 쪽에 붙어서 지도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본격적으로 특타 훈련 복귀를 선언한 가운데 한화의 타격 반등은 오래가지 않았다. 24일 경기서 산발적으로 6안타가 나왔다. 그나마 마지막 9회말 노시환이 44타석 무안타 행진을 깬 것이 위안거리다. 이날은 이원석, 박상언, 권광민 등 3명의 선수들이 힘차게 방망이를 돌렸다.
[23일 경기 후 특타하는 한화 선수들. 사진=심혜진 기자, 마이데일리DB]
심혜진 기자 cherub0327@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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