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SSG 에이스 김광현이 2022시즌을 앞두고 KBO리그로 컴백하면서 했던 얘기다. 자신의 승패와 무관하게 자신이 등판한 날 SSG가 이기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그게 8할이 돼야, 동료들도 에이스에 대한 믿음이 생기고, 상대도 부담을 갖는다는 논리였다.
특급에이스의 표본이다. 사실 선발투수를 평가하는 2차 스탯이 엄청나게 많다. 그러나 모든 투수의 근본적인 목적은 하나다. 팀 승리다. 자신의 투구가 팀 승리에 밀접한 영향을 미치길 바라고, 그에 맞춰 게임 플랜을 짠다.
김광현은, 적어도 특급에이스라면, 자신이 등판한 날 팀 승률이 80%가 돼야 팀이 잘 나간다고 봤다. 실제 지난 시즌 그걸 증명했다. 올 시즌은 작년보다 살짝 스타트가 좋지 않지만, 결국 높은 승률로 수렴할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
지난 2~3년을 통틀어 KBO리그 최고투수는 누가 뭐라고 해도 안우진(키움)이다. 키움은 안우진이 등판할 때 많이 이겨야 한다. 전력이 SSG만큼 막강하지 않기 때문에, 더더욱 안우진 등판 경기를 잡고 넘어가야 한다.
그런데 올 시즌 안우진이 등판한 10경기서, 키움은 5승5패다. 반타작을 했다고 위안을 삼을 일이 아니다. 안우진의 위력, 리그 최강이 아닌 키움의 전력을 감안할 때 김광현의 논리대로 최소 80% 승률을 챙겨야 한다.
▲2023시즌 안우진 등판일지와 키움 전적
4월1일 고척 한화전 6이닝 5피안타 12탈삼진 2볼넷 무실점 노 디시전 3-2 승
4월7일 창원 NC전 7이닝 2피안타(1피홈런) 12탈삼진 1볼넷 1실점 패전 0-2 패
4월13일 잠실 두산전 6이닝 3피안타 5탈삼진 1볼넷 무실점 승리 9-2 승
4월19일 고척 삼성전 6이닝 5피안타 10탈삼진 1볼넷 2실점 노 디시전 5-9 패
4월25일 고척 KT전 7이닝 1피안타 7탈삼진 1볼넷 무실점 승리 1-0 승
4월30일 부산 롯데전 5이닝 6피안타 3탈삼진 1볼넷 2실점(1자책) 노 디시전 3-5 패
5월6일 고척 SSG전 7이닝 6피안타(1피홈런) 10탈삼진 2실점 패전 1-2 패
5월12일 고척 NC전 7⅓이닝 6피안타 7탈삼진 4볼넷 3실점 노 디시전 7-4 승
5월18일 고척 두산전 6이닝 6피안타 7탈삼진 1볼넷 2실점 승리 7-3 승
5월24일 수원 KT전 5이닝 4피안타 8탈삼진 3볼넷 3실점(2자책) 패전 1-4 패
안우진이 지난 10경기서 대량실점으로 무너진 적이 한 차례도 없다. 퀄리티스타트가 8회다. 나가면 7이닝 이상을 2점 내외로 막는다는 믿음이 있다. 그렇다면 타선이 2~3득점 이상 해야 승률이 올라간다. 그러나 안우진이 등판한 날 키움 타선이 5점 이상 올린 경기가 4경기에 불과하다. 잘 던지고도 득점 지원이 화끈하지 못한 날이 많다.
키움 타선은 올해 이형종과 이원석의 합류로 노련미를 더했다. 그러나 여전히 각종 지표상 중, 하위권 위력이다. 그렇다고 수비력이 아주 단단한 것도 아니다. 공수에서 약간의 균열이, 안우진을 외롭게 하고 팀 승률을 떨어뜨린다고 봐야 한다. 키움이 24일 수원 KT전 패배로 19승25패, 8위체 처진 건 안우진 등판 경기서 승률을 올리지 못한 탓도 크다.
안우진은 많이 성숙해졌다. 무엇보다 실력이 ‘넘사벽’이다. 올 시즌 지표만 보면 에릭 페디(NC)가 최고다. 그러나 수년간의 꾸준함, 임팩트, 위력을 볼 때 KBO리그 NO.1 투수는 단연 안우진이다. 문동주(한화)처럼 160km을 찍지 못했으나 종합적인 스터프, 커맨드, 경기운영능력에서 따를 자가 없다.
궁극적으로 키움은 안우진이 전성기 기량을 유지할 때 우승에 도전해야 한다. 이정후가 내년에 메이저리그로 떠나기 때문에 더더욱 우승이 간절하다. 그러나 개막 후 2개월간 나타난 현실은 그들이 생각한 것과 차이가 크다.
[안우진.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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