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축구
[마이데일리 = 이현호 기자] 이강인(22·마요르카)도 인종차별의 희생양이 됐다.
지난 22일 마요르카 공식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공개된 훈련 영상이 화제다. 하비에르 아기레 마요르카 감독은 이강인을 바라보며 “야 중국인, 뭐하는 거야?(Que haces chino·께 아세스 치노)”라고 외쳤다.
‘치노’는 서양인들이 중국인을 부를 때 쓰는 말이다. 이강인이 한국인이라는 걸 잘 아는 소속팀 감독마저 아무렇지 않게 치노라고 불렀다. 마요르카 선수들도 이강인에게 이와 같은 표현을 자주 쓴다. 이강인은 ‘치노’ 단어가 익숙한 듯 웃으며 고개를 돌렸다.
이강인은 과거 ‘슛포러브’에 출연해 “어딜 가든 중국인이 많으니 스페인어로 ‘치노’라고 부른다”면서 “어렸을 때부터 해외에 나와 있으니 인종차별을 자주 겪었다. 경기장 안에서 그런 것까지 신경 쓸 수 없다. 괜히 그걸로 화나면 경기할 때 자신만 손해를 본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최근 스페인 축구계에서 인종차별이 뜨거운 이슈로 떠올랐다. 발렌시아 홈 관중들이 레알 마드리드 공격수 비니시우스 주니오르에게 단체로 “원숭이야, 꺼져!”를 외쳤기 때문이다. 이들은 죄책감을 찾아볼 수 없는 밝은 표정으로 비니시우스를 조롱했다.
결국 비니시우스가 폭발했다. 비니시우스는 발렌시아 관중석을 바라보며 삿대질했고, 이를 본 발렌시아 선수들은 비니시우스에게 달려들었다. 왜 우리 관중들에게 시비를 거냐는 태도였다. 이 과정에서 몸싸움이 벌어졌다. 주심은 VAR을 돌려보더니 비니시우스에게만 퇴장을 명령했다.
파장이 컸다. 발렌시아는 스페인 축구협회로부터 5경기 홈구장 부분 폐쇄 징계를 받았다. 또한 4만 5천 유로(약 6,400만 원) 제재금도 부과해야 한다. 발렌시아 구단은 해당 경기에서 인종차별 발언을 한 관중 3명에게 영구 출입 금지령을 내렸다.
비니시우스는 “인종차별 공격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스페인 라리가에서는 항상 벌어지는 일”이라면서 “과거 호나우두, 호나우지뉴, 리오넬 메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등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뛰었던 리그이지만 인종차별이 만연하다. 라리가 사무국은 인종차별을 부추기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비니시우스의 고향 브라질에서는 더 큰 난리가 났다. 룰라 브라질 대통령은 “축구계에서 인종차별이 완전히 사라지도록 국제축구연맹(FIFA)과 인권 단체들이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스페인 축구계가 인종차별로 몸살을 앓고 있다.
[아기레 감독, 이강인, 비니시우스. 사진 = 슛포러브·게티이미지코리아]
이현호 기자 hhhh@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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