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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서울 서대문구 소재 사립 중학교 5층 건물 외벽에서 떨어진 콘크리트 덩어리에는 녹슨 철근 흔적이 선명하게 남아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마이데일리 = 김성호 기자]서울 서대문구 소재의 한 사립 중학교 인근을 지나던 행인이 노후화한 학교 건물 외벽에서 떨어진 콘크리트 잔해를 맞아 다치는 일이 발생했다.
국민일보에 따르면 29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휴일 출근 중에 중학교 건물 낙하물에 횡사할 뻔했네요;;;”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작성자 A씨는 “사무실로 도보 출근하던 길에 서울 서대문구 ○○중학교 인접 보행로를 지나는 중에 무언가 쿵 떨어지고 조금 이따가 한 번 더 뜨끔한 느낌이 있었다”면서 “정신 차리고 보니 학교 건물 외관 처마 같은 곳에서 콘크리트가 떨어지는 데 크기가 꽤 컸다”고 적었다.
사무실로 걸어가던 중 하늘에서 무언가 떨어지고 머리가 아팠는데, 둘러보니 주위 바닥에 건물 5층 외벽에서 떨어진 콘크리트 잔해 5~6조각 널러져 있었다는 것이다.
A씨는 이 학교를 찾아 들어가 관리자에게 자신이 겪은 일과 노후화된 건물 문제 등에 대해 상황을 알렸다고 했다.
A씨는 글과 함께 자신 주변에 떨어져 있던 콘크리트 덩어리 잔해들과 건물 외벽 모습 등 사진을 올렸다.
이를 보면 바닥에 떨어진 콘크리트 덩어리엔 녹슨 철근 흔적이 선명하게 남아있어 건물 외벽이 떨어진 것으로 추정됐다. A씨가 걸어가던 길은 학교 건물과 바로 맞닿은 담장 옆의 보도로, 사람 2~3명이 지나갈 수 있을 정도로 좁은 편이다. 위험 상황이 생겨도 피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A씨는 “학교 시설들이 대체로 예산이 없어서 그런지 시설 관리를 잘 못 하고 있지 않나 싶다”며 “교육청이나 서울시에서 서로 싸우지 말고 이런 안전에 대한 이슈부터 합의해서 잘 해소했으면 좋겠다”고 적었다.
특히 “맞은 부위가 머리인데 아직 얼얼하다. 얇은 모자를 쓴 덕분에 많이 찢어지거나 하지는 않았지만 봐야 할 것 같다”며 “사람이 막을 수 있는 불행은 인제 그만 봤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해당 학교 관계자는 29일 이 매체와의 통화에서 “오전에 당사자로부터 (해당 구간이) 위험하다는 신고가 들어왔다”며 “현재는 낙하물이 떨어질 수 있는 위치를 막고 길을 통제해둔 상태”라고 말했다.
A씨 글을 본 누리꾼들은 “하인리히 법칙으로 볼 때 큰 사고의 징후 중 하나일 수 있다” “철근도 많이 녹슨 것을 보니 추가 탈락 위험도 매우 높다” 등 우려를 표했다. 하인리히 법칙은 대형 사고가 발생하기 전에는 동일한 원인으로 경미한 사고와 징후가 반드시 나타난다는 것을 뜻한다.
학교가 예산 문제 등을 이유로 시설물 관리를 미루는 것이 문제라는 지적도 나왔다.
그간 전국 유·초·중·고·특수학교의 건물 노후화 문제는 꾸준히 지적됐다. 서동용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학생들의 학습과 급식이 이루어지는 건물 가운데 준공 40년이 넘은 건물의 비율은 사립학교 기준 19.37%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립학교의 경우 30.11%로 더 많았다.
학교 전체 건물 가운데 건축물안전등급상 C등급(보통)과 D등급(미흡), E등급(불량, 전국에서 1건) 이하 판정을 받은 건물은 4,828동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체 건물동에서 7.32%에 해당하는 수치이다.
김성호 기자 shki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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