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창원 김진성 기자] 이러려고 2개월간 애간장을 태웠나.
NC 외국인 우완투수 테일러 와이드너가 올 시즌 10개 구단 30명의 외국인선수 중 가장 늦게 데뷔전을 가졌다. 와이드너는 시범경기 2경기서 1패 평균자책점 3.86을 기록한 뒤 사라졌다. 허리 통증으로 2개월간 재활했다.
NC는 그런 와이드너를 기다렸다. 사실 코로나19 이후 외국인선수 시장이 안 좋다. 바꾼다고 해서 와이드너보다 좋은 선수를 데려온다는 보장이 전혀 없었다. 그리고 NC는 와이드너를 에릭 페디 못지 않게 성공할 수 있는 외국인투수라고 확신하고 영입했다.
뚜껑을 열어보니 기대이상을 넘어 대박이었다. 6이닝 동안 2피안타 9탈삼진 2사사구 무실점으로 충격적인 데뷔전을 치렀다. 두산 간판타자 양의지에게만 2안타를 내줬을 뿐, 라인업에 포진한 나머지 8명의 타자에겐 단 1안타도 맞지 않았다.
패스트볼 최고 151km에 우타자에겐 슬라이더, 좌타자에겐 체인지업을 주로 사용하는, 정석에 가까운 피치 디자인을 선보였다. 무엇보다 각 구종을 스트라이크 존에 넣는 능력이 좋았다. 98구 중 스트라이크가 66개.
NC가 왜 그를 2개월간 기다렸는지 증명이 됐다. 우선 스리쿼터에서 나오는 투구 궤적이 타자들에게 상당히 낯설었을 것이다. 경기를 중계한 SPOTV 이성우 해설위원은 초반엔 슬라이더 실투가 많았는데 경기 중반으로 가면서 줄었다고 평가했다. 슬라이더가 빠르고 짧게, 종으로 떨어지는 움직임이라서 더더욱 우타자들의 대처가 어려웠다.
백미는 6회초 2사 2루, 김재환 타석이었다. 와이드너는 초구 146km 포심으로 스트라이크를 잡은 뒤 2구에 이전까지 봉인했던 백도어 슬라이더를 사용해 김재환에게 혼란을 안겼다. 바깥쪽으로 흘러나갔지만, 체인지업이 아니었다. 결국 김재환은 이 타석에서 체인지업을 건드려 우익수 뜬공으로 돌아섰다. (경기 후 와이드너는 의도한 바가 아니었다고 했다)
다만 한 경기일 뿐이다. 좀 더 표본이 쌓여야 제대로 평가를 할 수 있을 듯하다. 서로 잘 모르는 상황서는 컨디션 좋은 투수가 유리한 게 야구다. 이날은 투구내용이 워낙 압도적이라 크게 티가 나지 않았지만, 이성우 위원은 와이드너의 슬라이드스텝이 크다고 지적했다.
[와이드너. 사진 = NC 다이노스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