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KIA는 지난 29일과 30일에 1군 엔트리를 5명씩 말소 및 등록했다. 주전 1루수 황대인(27)의 1군 제외에 대한 무게감이 크다. 김종국 감독이 2022년 부임 후 대대적으로 기회를 주며 KIA를 대표하는 토종 거포로 육성하려고 하는 타자.
풀타임 첫 시즌이던 2022년에 129경기서 타율 0.256 14홈런 91타점 OPS 0.716을 기록했다. 목표로 삼은 80타점을 넘겼지만, 사사구(43개)에 비해 월등히 많은 삼진(92개)이 문제점을 지적됐다. 타율과 출루율도 높이는 게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그러나 올 시즌 행보는 작년보다 조금 더 실망스럽다. 36경기서 타율 0.212 3홈런 18타점 11득점 OPS 0.583. 삼진(36개)이 사사구(10개)의 3배 이상일 정도로 좋은 공을 골라내 생산력을 높이는 작업이 잘 안 된다. 결국 2군 재조정에 들어갔다.
어느 구단이나 거포 육성은 쉽지 않다. 황대인도 큰 틀에서 보면 여전히 성장통을 겪는다고 봐야 한다. 단, 올 시즌에 단계적으로 성장하는 모습을 확인하는 게 중요하다. 2군에서 그걸 점검하고 조정하는 시간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매우 중요한 시기다.
변우혁(23)과 김석환(24)은 사실상 황대인만큼 확실하게 기회를 잡지 못한 실정이다. 변우혁이 3루수, 김석환은 좌익수, 혹은 둘 줄 한 명이 지명타자를 맡으면 세 사람이 공존 가능하다. 그러나 냉정히 볼 때 이들이 최형우, 류지혁, 기존 외야수들을 압도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뉴 타이거즈의 방향성은 명확한 윈-나우이니, 현실적으로 변우혁과 김석환을 대놓고 밀어주긴 어렵다.
그래도 구단과 코칭스태프가 변우혁과 김석환에게 특별히 신경을 쓰는 건 맞다. 기회는 본인들이 잡아야 하다. 황대인이 1군에서 빠지면서 두 사람이 당분간 좌우 플래툰으로 기용될 듯하다. 변우혁은 올 시즌 32경기서 타율 0.187 4홈런 14타점 OPS 0.58이다. 한화 시절 포함 1군 통산 82경기밖에 경험하지 못한 선수다. 어떻게 보면 올해 시행착오는 당연하다. 꾸준히 타석 수를 받아도 자신만의 루틴 확립, 성공적인 경험을 하기 쉽지 않은데, 출전 기회가 들쭉날쭉하다. 그러나 이 기회마저 놓치면 1군에서 살아남는 건 어렵다.
김석환은 30일 광주 KT전서 시즌 첫 출전했다. 4타수 무안타에 1타점을 올렸다. 단, 이미 2022시즌 개막과 함께 1개월간 주전 좌익수로 중용됐으나 실패했던 바 있다. 당시 레그킥의 높이를 계속 조절하는 등 자신만의 매커닉을 완전히 장착하지 못했던 모습. 올 시즌에는 햄스트링 부상이 겹치는 등 안 풀렸다. 김석환에겐 황대인이 빠진 지금이 기회다.
황대인, 변우혁, 김석환의 통산 홈런 합계는 고작 49개다. 아직 1군에서 홈런타자로 제대로 보여준 게 없다는 얘기다. KIA는 궁극적으로 이들이 훗날 최형우와 나성범, 좀 더 거슬러 올라가면 이범호, 나지완, 최희섭처럼 팀 타선을 이끌어가길 바란다. 이들 중에서 코어 전력이 나오는 게 맞다. 최소 한 명은 KIA를 대표하는 거포로 자리잡아야 한다.
세 사람의 방향성 확립 및 노력은 너무나도 기본적인 부분이고, 구단도 이들의 성장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큰 틀에서 제대로 가고 있는지 끊임없는 의문을 가질 필요가 있다. 조급하지 않되, 그렇다고 너무 긴장감이 없어도 안 된다. 무엇보다 KIA 팬들이 이들의 성장을 간절히 바란다. 시간이 필요한 것도 맞고, 냉정한 판단도 필요하다. 김 감독의 황대인 말소와 김석환 등록은 어쩌면 KIA 거포 역사에 큰 이정표가 될 수도 있다.
[위에서부터 황대인, 변우혁, 김석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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