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KBO 감독들은, 어지간해선 선수의 잘못을 공개적으로 지적하지 않는다. 그런 점에서 NC 강인권 감독의 29일 창원 두산전 직전 주전포수 박세혁(33)에 대한 지적은 의미가 남다르다. 강인권 감독은 우완 선발 이용준(21)의 최근 두 경기 연속 부진에 박세혁의 지분도 있다고 밝혔다.
이용준은 올 시즌 8경기서 2승2패 평균자책점 3.09로 좋은 모습이다. 그러나 19일 창원 삼성전서 3⅔이닝 7피안타(3피홈런) 4탈삼진 2볼넷 5실점(4자책), 25일 부산 롯데전서 2이닝 3피안타 2탈삼진 3볼넷 3실점으로 불안했다,
강인권 감독은 30일 창원 두산전을 앞두고 “경기운영에 변화를 줄 필요가 있다. 이용준이 잘 던지는 건 슬라이더와 커브”라고 했다. 이용준은 체인지업이 자신 있다고 했는데, 강 감독은 슬며시 웃었다. 자신이 보기엔 체인지업보다 슬라이더와 커브가 중요하다는 것.
강 감독은 “좌타자에겐 서클체인지업(바깥쪽으로 가는)을 쓰겠지만, 기본적으로 슬라이더와 커브를 잘 사용해야 한다”라고 했다. 체인지업이 좋으면 우타자에게 몸쪽 승부를 들어가도 된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우타자를 안정적으로 승부하기 위해 바깥쪽 슬라이더와 타이밍 싸움을 할 수 있는 커브가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 기준, 올 시즌 이용준의 구종 별 피안타율은 패스트볼 0.224, 슬라이더 0.184, 커브 0.250, 체인지업 0.267. 이게 이 구종들의 가치를 완벽히 설명하는 데이터는 아니다. 다만, 최근 결과가 좋지 않았으니, 경기운영 변화에 대해 다각도로 고민해야 한다는 게 강 감독 얘기다. 이용준의 고민은 물론이고, 공을 받는 박세혁도 당연히 같이 생각해야 할 부분이다.
이 과정에서 강 감독은 심플하게 웃으며 최근 이용준의 부진에 대해 “박세혁 잘못”이라고 했다. 이용준이 아직 경험이 일천한 영건이니, 피치디자인을 잘못 설정하면 박세혁이 수정해서 이끌고 가야 한다는 얘기다. 체인지업보다 슬라이더, 커브가 중요하다는 견해는 그에 따른 방법론이다. 강 감독이 심각한 뉘앙스로 한 얘기는 절대 아니었고, 웃으며 농담조로 한 얘기였음을 확실하게 밝힌다.
누가 뭐래도 올해 이용준은 제 몫을 해내고 있다. NC는 이날을 기점으로 송명기와 최성영의 불펜행, 이재학의 선발고정과 테일러 와이드너의 합류 등으로 선발진을 재구성했다. 여기서 살아남은 게 이용준이다.
박세혁은 올 시즌 36경기서 114타수 26안타 타율 0.228 3홈런 13타점 16득점 OPS 0.644 득점권타율 0.186. 타격 생산력을 좀 더 올리면 좋겠지만, NC 투수들을 잘 이끈다는 평가다. 다만, 강 감독 지적대로 박세혁도 계속해서 NC 투수들을 연구할 필요는 있다. 박세혁도 이용준도 야구는 배움이다.
[박세혁.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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