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LG 간판타자이자 FA 재벌 1위 김현수(35)의 타격 슬럼프가 심각한 수준이다. 4월 23경기서 80타수 32안타 타율 0.400 1홈런 17타점 14득점이었다. 그러나 5월에는 21경기서 81타수 12안타 타율 0.148 5타점 5득점이었다. 어느덧 시즌 타율은 0.254.
실제 김현수는 지난 달 말부터 완전히 늪에 빠진 상태였다. 계속 폼이 바뀌었고, 몸이 무너진 채 어정쩡하게 스윙했다. 레그 킥을 가볍게 해서 타이밍을 맞추면 최상의 타구가 나오는 스타일인데, 토 탭을 하는 등 경기 도중에 다리 움직임이 계속 크게 바뀌기도 했다.
결국 염경엽 감독은 4일 잠실 NC전을 끝으로 결단을 내렸다. 6~8일 키움과의 고척 3연전 포함 4~5경기 정도 결장하면서 정비하는 시간을 갖기로 했다. 특히 이번 키움과의 3연전서는 대타로도 대기하지 않는다. 컨디션이 안 좋아서 빠진 타자를 가장 중요한 순간에 넣는 것 자체가 그 선수를 코너에 모는 것이라고 봤다.
염경엽 감독은 6일 고척 키움전을 앞두고 “단순하게 가야 한다. (안 풀리는)이유는 간단하다. 타격과 투구는 파고 들수록 더 어렵다. 뭐가 문제일지 고민하면 쓸데없는 부분까지 찾아서 다른 걸 하게 된다. 그러다 보면 슬럼프가 더 오래하고, 한 시즌을 실패하게 된다. 아직 시즌 초반이니 괜찮다. 쓰기 위해 준비하는 것”이라고 했다.
염 감독은 김현수, 오지환, 오스틴 딘이 타선의 기둥이자 해결사로서 기능할 때, 주변 선수들도 시너지를 낸다고 설명했다. 그래서 김현수, 오지환, 딘은 최대한 꾸준하게 1년간 활약할 수 있게 준비해야 했다. 그러나 슬럼프가 왔다. 염 감독은 “이 부분은 나와 코치들의 책임도 있다”라고 했다.
그렇다면 왜 현 시점에서 4~5경기 결장을 택했을까. 좀 더 일찍 움직이면 더 빨리 슬럼프에서 빠져나올 수도 있지 않았을까. 염 감독은 자신과 김현수의 신뢰를 얘기했다. “지금보다 15~20경기 전에 쉬라고 했으면 현수가 내게 가진 신뢰가 깨질 확률이 높다. 난 이 팀에서 첫 시즌이다. 선수가 받아들일 수 있을 때 결정해야 한다. 그게 지금 타이밍이라고 봤다”라고 했다.
김현수도 후회할 것이라고 했다. 염 감독은 올 시즌 김현수가 컨디션을 올리기 위한 준비 시점이 다소 빨랐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 슬럼프가 본인의 야구인생, 심지어 은퇴 후 지도자를 해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단순히 현재의 수치를 보고 판단하거나 개입하는 게 아니다.
염 감독은 “본인의 마음도 이해한다. 아마 본인의 야구인생에서 가장 큰 슬럼프일 것이다. 이 슬럼프가 현수의 야구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나중에 은퇴하고 지도자를 해도 이 슬럼프가 도움이 될 것이다. 지도자가 돼도 마찬가지다. 지도자가 선수에게 얘기를 할 때는, 느끼고 받아들일 수 있을 때 해야 한다”라고 했다.
이날 염 감독과 김현수는 덕아웃에서 한참 얘기를 주고받았다. 김현수가 빈 스윙을 하면 염 감독이 바로 옆에서 지적하고, 피드백을 주고받는 방식이었다. 염 감독은 자신의 얘기도 하되, 김현수의 얘기도 경청했다.
김현수는 그렇게 특별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염 감독은 김현수가 다시 일어날 것이라고 믿는다. 또 그래야 LG 타선이 위력을 극대화할 수 있다. LG는 여전히 선두권이고, 김현수를 기다려줄 시간이 있다. 2023시즌은 아직 왔던 길보다 가야 할 길이 훨씬 멀다.
[김현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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