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지난 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 LG 간판타자 김현수(35)가 위와 같이 크게 외치며 배팅케이지에서 구슬땀을 흘렸다. 어떻게든 좋았을 때의 감각을 찾기 위해 몸부림을 친다. 염경엽 감독, 이호준, 모창민 타격코치와의 피드백도 계속된다.
염경엽 감독은 김현수가 야구인생 최악의 슬럼프를 겪고 있다고 했다. 6일 고척 키움전부터 4~5경기 결장을 예고했다. 실제 키움과의 원정 3연전 모두 결장했다. 한화와의 9~11일 원정 3연전 말미에 다시 출전할 것으로 보인다.
염 감독이라고 해서 왜 김현수를 안 쓰고 싶을까. 인내의 시간이다. 대타로도 안 쓴다. 타격감이 최악이라서 빠졌는데 가장 중요한 시점에 넣는 것자체가 어불성설이라고 했다. 그저 김현수의 야구가 이번 슬럼프를 계기로 더 단단해지길 바라는 마음이다.
염 감독은 마침 7일 경기를 앞두고 슬럼프에 빠진 타자들의 대처법에 대해 얘기했다. “무조건 많이 치는 게 답이 아니다”라고 했다. 훈련양보다 질이고, 질보다 원인 분석이 우선이라는 얘기다. 그는 “안 좋은 원인을 알고 거기에 맞춰서 대처해야 한다. 무조건 많이 치기만 한다고 좋아지지 않는다”라고 했다.
이치로 스즈키 얘기를 꺼냈다. 염 감독은 “이치로는 자신이 낸 책에 슬럼프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정리를 했다. 안 좋을 때 하는 훈련도 루틴으로 정립돼 있다. 우리 타자들은 그런 게 없다. 매뉴얼을 만들어야 한다. 그게 커리어”라고 했다.
김현수도 커리어는 KBO리그 그 어떤 타자에게 뒤지지 않는다. FA 재벌 2위는 그냥 된 게 아니다. 역설적으로 그래서 김현수의 타격 인생에 슬럼프는 별로 없었다. 그러나 이치로조차 슬럼프가 오면 미리 대응할 수 있는 매뉴얼을 갖고 있었다고 하니, KBO리그 타자들이 참고해야 한다.
염 감독은 “커리어는 숫자를 얘기하는 게 아니다. 안 좋을 때 어떻게 대처할지 준비돼 있어야 안 좋은 기간을 최소화할 수 있다. 안 좋을 때 많이 치기만 하면 그 시간(좋아질 때까지 걸리는)도 길어진다”라고 했다.
김현수는 키움과의 고척 3연전서 경기 전 훈련을 소화한 뒤 덕아웃에서 경기를 지켜봤다. 본인의 말과 달리 실제로 경기 전에 집에 가지는 않았다. 그만큼 경기 전 훈련시간이 소중하다는 얘기로 받아들이면 된다. 타격에 대한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이었다.
염 감독은 김현수가 원정 숙소든 경기장이든 언제 어디에서도 슬럼프에서 벗어날 터닝포인트를 마련할 수 있다고 했다. 단순히 훈련이 전부가 아니라는 얘기다. 김현수가 다시 타석에 선 그 순간, 얼마나 달라진 모습일까. 최근 6경기서 1승4패1무로 주춤한 LG로선, 김현수의 반등이 상당히 중요하다.
[김현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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