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LG, 롯데, KIA는 1982년 KBO리그 출범 이후 단 한 번도 함께 가을야구를 치르지 못했다. KBO리그에서 가장 많은 팬을 보유한 세 구단이 함께 포스트시즌에서 힘을 겨루는 모습은 KBO는 물론이고 팬들도 가장 바라는, 꿈의 시나리오 중 하나다.
어쩌면 올 시즌은 좋은 기회다. LG는 객관적 전력이 가장 좋으며, 롯데는 체질개선에 성공해 중, 상위권에 진입했다. KIA가 중위권에서 5할 승률을 못 넘고 있지만, 5강 싸움을 할 수 있는 전력인 건 확실하다.
LG와 롯데는 개막 후 2개월 내내 SSG와 함께 3강을 형성했다. 그런데 6월 들어 흔들린다. LG는 11일 대전 한화전을 잡았으나 3승1무6패로 좋지 않다. 그래도 2달간 승수를 벌어 놓은 덕분에 2위를 지켰다. 그러나 롯데는 3승7패로 흔들리자 6월 들어 8승1패로 초상승세를 탄 NC에 3위를 내주고 4위로 내려갔다.
LG는 올 시즌 타격의 팀이다. 그러나 지난주에는 팀 타율 0.246에 머물렀다. 지난주 팀 평균자책점이 5.60이었으나 4~5선발 약점을 제외하면 짜임새는 여전히 좋다. 기본 전력이 좋아 2~3위권 아래로 떨어질 가능성은 낮다.
롯데는 지금부터 시험대다. 개막 이후 꾸준히 3위를 지켰지만, 지난주 팀 타율 0.248로 좋지 않았다. 실책도 7개로 10개 구단 중 가장 많았다. 그래도 과거의 뻥야구에서 작전수행, 기동력을 가미한 팀으로 체질개선 됐다.
오히려 지켜봐야 하는 건 불펜이다. 마무리 김원중이 11일 대구 삼성전서 등 근육 경직으로 투구 도중 교체됐다. 베테랑 김상수와 3년차 김진욱도 최근 부진으로 1군에서 빠졌다. 최근 전채적으로 다소 힘이 떨어졌다.
LG는 고우석, 정우영, 문보경, 롯데는 나균안과 박세웅이 항저우아시안게임에 나간다. 아시안게임 기간 LG는 불펜, 롯데는 선발진에서 플랜B를 선보인다. LG는 이미 유영찬, 함덕주, 박명근을 새로운 필승계투조로 만들었다. 롯데가 9월에 선발진 공백을 어떻게 메울지 지켜봐야 한다.
사실 가장 마음 급한 팀이 KIA다. KIA도 현 시점에서 나성범, 김도영, 황대인, 김대유, 전상현, 김기훈, 정해영 등 주축들이 부진 혹은 부상으로 빠진 상태다. 7월 이후 완전체를 구축하면 중위권의 다크호스가 될 수 있다.
전력 자체가 상위권 팀들에 크게 떨어지는 건 아니다. 그러나 각 파트별 전력을 떼 놓고 얘기할 때 불안한 부분은 있다. 아시안게임에 이의리와 최지민, 최원준이 합류하는 것도 중위권서 싸우는 팀에 기분 좋은 일은 아니다. NC, 두산, 삼성 등과 시즌 내내 힘 겨루기를 할 전망이다.
역사는 늘 꿈틀거리고, 도전하는 자들이 주인공이 될 자격을 얻는다. 엘롯기의 동반 포스트시즌 진출을 원하지 않는 다른 팀들의 전력투구 역시 역사의 일부분이다. 중위권의 두산, 최근 3위로 올라온 NC, 하위권이지만 언제든 치고 올라올 수 있는 삼성, 키움, KT 역시 포스트시즌에 가야 할 이유들은 있다. 역설적으로 그래서 엘롯기가 포스트시즌을 동반으로 치르면 더 큰 의미 부여가 가능할 전망이다. 특히 전력상 롯데와 KIA가 힘을 많이 내야 한다.
[위에서부터 LG, 롯데, KIA 선수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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