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KIA 김종국 감독도, 최원준도 생각하지 못한 항저우아시안게임 태극마크. 최원준은 지난 13일 복귀전을 앞두고 국가대표 선발에 대해 위와 같이 얘기했다. 심지어 “잘못 나온 것인 줄 알았다. 두산 (최)원준이 형인가 싶었다”라고 했다. 결과적으로 최원준의 오판이다.
사실 최원준의 대표팀 와일드카드 발탁은 그야말로 ‘깜짝’ 발탁이었다. 구창모(NC), 박세웅(롯데)은 어느 정도 예상된 픽이었지만, 나머지 한 장을 포수가 아닌 야수, 그것도 2년간 1군 무대에서 사라진 선수에게 할애할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한 사람이 대다수였다.
최원준은 “군대 가기 전 모습을 좋게 봐준 것 같다”라고 했다. 최원준은 군입대 전, 맷 윌리엄스 전 감독 시절 2년간 외야수로 뛰었다. 중견수로 뛰다 우익수로 옮겼는데, 김기태 전 감독 시절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었다. 최원준은 2018년 7월25일 대전 한화전서 1루수로 선발 출전한 뒤 우익수, 유격수로 옮겨가며 뛰었다.
당시만 해도 논란이 됐지만, 5년이 지나고 나니 이 부분이 최원준의 강점이 됐다. 아시안게임 엔트리는 고작 24명이다. KBO리그 1군 엔트리 28명보다 무려 4명이 적다. 특히 야수는 단 12명에 불과하다. 주전 9명을 제외하면 백업은 3명뿐이다.
때문에 멀티포지션 능력이 상당히 중요하다. 최원준의 경우 아시안게임 대표팀에선 3명뿐인 외야수로 분류됐다. 내야수가 7명이라 기본적으로 최원준이 외야를 벗어날 일은 없을 듯하다. 그래도 유사시에 내야수로 뛸 수도 있다.
최원준은 KIA에서 당분간 1루수로 뛴다. 외야가 풍족한 반면 1루수가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실제 13~14일 고척 키움전서 잇따라 2번 1루수로 나갔다. 그런데 이달 말 혹은 7월 초에 김도영이 돌아오면 외야수로 투입되는 경기가 나올 수도 있다. 류지혁과 김도영이 동시에 선발 출전할 경우 최원준은 외야로 나가야 선발 출전할 수 있다.
외야는 소크라테스 브리토를 축으로, 나성범이 이달 말 혹은 내달 초에 돌아온다. 타격감이 좋은 이우성도 활용해야 한다. 그런데 휴식도 필요하다. 내, 외야에서 휴식이 필요한 선수가 있을 때, 최원준의 존재감이 커질 전망이다. 아시안게임에서도 비슷한 변수가 벌어지면 최원준의 가치가 커질 수 있다. 로스터가 적기 때문에 다양한 역할을 소화하는 선수일수록 활용폭이 커진다.
최원준은 13~14일 경기서 KIA의 2~3연패를 막지 못했다. 그러나 연이틀 2안타를 날리며 타격감이 좋다는 걸 입증했다. 특히 4안타 중 3안타가 좌측으로 나왔다는 점이 돋보인다. 밀어서 안타를 칠 줄 알면, 그만큼 애버리지 관리가 용이한 게 사실이다.
여전한 타격 재능과 멀티 포지션 소화. 최원준은 국가대표에 뽑힐만한 이유를 2경기서 보여줬다. 최원준은 “전역했지만 태극마크에 대한 마음은 똑같다. 야구선수라면 누구나 국가대표를 꿈꾸는 갓이다. 아시안게임에 가게 돼 너무 영광스럽다. 인정받는다는 느낌이다”라고 했다.
[최원준.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