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롯데는 올해 14승 8패 승률 0.636을 기록하며 '단독 1위'를 4월을 마쳤다. 4월 내내 SSG 랜더스와 LG 트윈스의 '선두 경쟁'에 이목이 집중되던 틈을 탄 롯데는 연승 행진을 타기 시작하더니 1위로 시즌을 출발하게 됐다. 물론 4월의 성적에 만족할 수는 없었다. 롯데는 지난 시즌에도 4월을 2위로 마쳤지만, 5월부터 가파른 하락세를 탄 까닭.
하지만 올해는 조금 달랐다. 4월의 좋은 흐름은 5월에도 지속됐다. 순위가 1위에서 3위로 떨어지긴 했으나, 롯데는 5월 13승 9패 승률 0.591(3위)로 2022시즌과는 조금 다른 행보를 보였다. 지난해 롯데는 5월 코로나19 확진자가 속출, 4월 월간 MVP를 수상했던 한동희가 부상, 부진을 겪으면서 성적이 곤두박질치기 시작했다.
시즌 초반 롯데가 상승세를 탈 수 있었던 가장 큰 배경은 득점권 찬스에서의 고타율과 불펜 투수들의 탄탄한 투구가 뒷받침됐다.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는 '한 방'을 뽐낼 타자는 부족했지만, 찬스가 만들어지면 누구나 '해결사' 본능을 과시했다. 그리고 불펜 투수들도 '역할'에 관계없이 마운드에서 자신의 기량을 100% 발휘했다.
4~5월 롯데가 엄청난 돌풍을 일으키면서 WBC 3회 연속 조별리그 탈락을 비롯해 각종 사건사고에도 불구하고 KBO리그는 흥행했다. 하지만 지난해와 추락 시점이 달랐던 것뿐이었을까. 롯데는 6월 미끄럼틀을 타고 내려오고 있다. 지난주 KT 위즈와 3연전에서 스윕패로 충격패를 당한 뒤 삼성 라이온즈와 한화 이글스에게는 루징시리즈를 기록하며 고개를 숙였다.
물론 외인들의 문제만은 아니다. 4~5월 롯데의 든든한 '허리' 역할을 했던 김진욱과 김상수가 체력을 비롯한 문제로 1군에서 제외됐던 것과 안권수 등을 비롯한 부상 선수들이 눈에 띄게 증가한 시점부터 롯데가 하락세를 그린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만큼 아직까지 뎁스가 두텁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SSG 랜더스와 맞대결을 시작으로 KT 위즈, LG 트윈스와 수도권 9연전의 빡빡한 일정을 앞둔 가운데 하락세를 분명 치명적이었다. 그리고 이 흐름은 SSG와 맞대결까지 이어졌다. 롯데는 지난 16일 무려 홈런 5방을 얻어맞으며 12-1로 패했다. 변명의 여지가 없는 완패였다. 게다가 17일에는 5-1로 앞선 상황에서 김진욱-구승민-김원중으로 이어지는 필승조가 모두 무너지며 8회말에만 무려 7점을 헌납하며 무릎을 꿇었다. 결국 최근 네 시리즈 연속 '루징시리즈'가 확정됐다.
총체적인 난국이다. 17일 '안경에이스' 박세웅이 7이닝을 1실점으로 막아내며 퀄리티스타트+(7이닝 3자책 이하)를 기록하는 등 선발이 제 몫을 하는 경기는 불펜이 지켜내지 못하거나 타선이 힘을 싣지 못한다. 롯데는 지난 4월 선발진 중 나균안만이 제 몫을 해냈다. 이외의 선발 투수들은 단 한 번도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 이하)를 기록하지 못했다.
또한 최근 경기만 놓고 본다면, 지난 4월을 연상시키는 듯하다. 스트레일리와 반즈를 비롯해 선발진이 연달아 무너지고 있다. 지난 13~16일 경기를 돌아보면 그 어떠한 선발 투수도 5이닝 이상을 던져주지 못했다. 이미 무게의 추가 기울어져 있는 경기가 많을 수밖에 없다.
롯데는 4월을 1위, 5월을 3위로 마치며 SSG, LG와 함께 '3강' 구도를 형성했다. 하지만 급격한 추락에 어느새 3위 NC 다이노스와 격차보다는 5위 두산 베어스와 더 가까워졌다. 5할 이상의 승률을 기록 중이지만, 방심할 수 없는 이유다. 2017년 이후 단 한 번도 가을무대를 밟지 못한 롯데의 운명은 과연 어떻게 될까. 지금의 추세라면 롯데가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할 수도 있다.
[롯데 자이언츠 래리 서튼 감독, 선수단 댄 스트레일리, 찰리 반즈, 잭 렉스, 김진욱. 사진 = 마이데일리 DB]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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