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뮤지컬 '모차르트!' 프레스콜이 열렸다. 배우들의 하이라이트 시연 뒤 권은아 연출, 김문정 음악감독을 비롯해 볼프강 모차르트 역의 수호, 유회승, 김희재가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모차르트!'는 미하엘 쿤체(Michael Kunze) 극작가와 실베스터 르베이(Sylvester Levay) 작곡가의 작품이다. 1999년 오스트리아 비엔나 초연 이후 10개국에서 각기 다른 8개의 언어로 2,400회 이상 공연했으며 250만 명 이상 관람한 스테디셀러 뮤지컬이다.
지난 2010년 국내 초연 이후, 뮤지컬 어워즈 11개 부문 석권 및 세종문화회관에서 최장 기간, 최다 회차 공연(라이선스 공연 기준)을 기록했다. 2020년 10주년 공연에서는 전 예매처 월간 예매율 1위를 독점, 최대 흥행작의 면모를 입증했다.
이날 프레스콜에서 배우들은 '빨간 코트', '나는 나는 음악', '모차르트는 왔나', '나는 쉬카네더', '황금별', '빈에 남겠어', '내 운명 피하고 싶어', '난 예술가의 아내라', '빈으로 간 레오폴트', '왜 날 사랑하지 않나요', '쉬운 길은 늘 잘못된 길', '모차르트! 모차르트!'를 시연했다.
'모차르트!' 제작사 EMK는 각 배역에 적합한 캐스팅을 위해 지난 2022년 8월부터 약 7개월 동안 강도 높은 오디션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작진은 수 차례 오디션을 거듭하면서 오랜 기간 동안 캐스팅에 심혈을 기울였다. 그 결과 '모차르트!'의 또 다른 10주년을 이끌어 갈 뉴캐스트가 탄생했다.
김문정 음악감독은 "사실 10년을 해오며 모두 새로운 볼프강이 캐스팅된 것은 처음이었다. 연출님하고 할 일이 너무 많다는 이야기를 했다. 이 네 볼프강의 매력을 찾아주기 위해 시간을 많이 들였다"며 "네 분 모두 모차르트로서 충분한 자질을 가졌다. 모차르트는 음악에 대해 모든 감각이 열려있는 천재였다. 그래서 각 분야에서 각기 다르게 활동하는 배우였지만 음악에 대한 지식과 공유가 수월했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먼저 김문정 감독은 "회승 씨 같은 경우 고음과 노래를 잘 소화했다. 음악에 연기를 입히는 작업을 할 때 감탄했다. 무대에서 파워풀한 고음을 소화하며 연기가 더해지는 과정을 흐뭇하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수호 씨는 세 분 중 가장 선배더라. 벌써 네 작품 째 같이 하며 상태가 어떤지를 빨리 파악할 수 있는 관계가 됐다. 첫 공연보다는 두 번째, 세 번째가 더더 좋아지는 배우다"며 "또 어떤 작품보다 애정을 갖고 있다. 질문도 연습량도 많고 열과 성을 다 해주고 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김희재에 대해서는 "사실 물음표가 떴던 캐스팅이 희재 씨이기는 했다. 뮤지컬이 처음이고 타 장르에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가수기 때문"이라면서도 "첫 연습 때 음정, 박자를 다 준비해 와서 깜짝 놀랐다. 아무래도 모차르트처럼 열린 감각이 있으셨던 분이라 받아들이는데 빨랐던 배우가 아닌가 싶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세 분이 무대를 무서워하고 있다는 게 다행이다. 무대에 많이 서서 관객들을 만나는 것에 익숙한 분들이라 생각했는데 처음에 엄청 떨고 손이 촉촉한 걸 느꼈다. 무대를 무서워하는 분이면 못할 수가 없다. 무대에 경외심을 갖고 임해주고 있어서 고맙다"며 "이 자리에 없는 해준 씨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여러분께 성장된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해준, 수호(엑소), 유회승(엔플라잉), 김희재는 천재 작곡가로서의 운명과 자유에 대한 갈망 사이에서 끝없는 내적 갈등을 지속하는 모차르트 역으로 캐스팅됐다. 다만 이해준은 스케줄로 인해 프레스콜에 불참했고, 김희재는 건강 상의 이유(몸살감기 증상)로 질의응답에만 임했다.
세 배우는 장르와 시대는 다르지만 모차라트와는 음악인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이 점에서 모차르트와의 공감대를 형성했는지 묻자 수호는 "모차르트는 천재인데 나는 천재가 아니라 처음부터 엄청난 공감대가 크게 형성되지는 않았다. 그래도 음악에 대한 사랑은 같았다"며 "음악에 몰입해 있고, 음악을 들으면 신나고 춤을 추고 싶고 이런 마음이 가장 공감됐다"고 솔직하게 답했다.
유회승은 "역을 맡고 작품에 녹아들면서 음악을 하는 예술인의 입장으로 어느 인생의 일대기 순간순간에 공감대가 형성되는 부분이 종종 있었다. 한편으로는 내 이야기 같은 부분도 있다"며 "한편으로는 모차르트의 삶이 어땠을까 궁금해졌다. 그래서 연습할 때 더 재밌게 했다"고 미소 지었다.
이어 김희재는 "모차르트는 어릴 때부터 음악신동으로 살았다. 나도 어릴 때부터 많은 분들이 신동이라고 해주셨다. 그런 부분에 있어서는 약간 비슷한 점이 있지 않았나 싶다"며 "음악만 나오면 어떤 상황에서도 영감이 떠오르고 모든 상황을 음악으로 소화하는 모차르트다. 나는 어려서부터 음악이 나오면 춤을 췄다. 그런 부분에서는 모차르트와 닮지 않았나 싶다"고 공감대를 꼽았다.
단 한 명도 빠짐없이 새로운 얼굴의 모차르트로 돌아온 '모차르트!'. 권은정 연출은 "사실 '엑스칼리버'와 '마타하리'라는 이미 만들어진 작품을 새로 선보이는 작업을 두 번이나 했다. 그런데도 '모차르트!'는 워낙 여러 버전들이 존재하고 각 버전의 장점이 명확해서 굉장히 힘들었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마음을 비우고 나의 스타일과 방식대로 내가 할 수 있는 이야기를 하자고 시작했다. 그런 의미에 있어서 오히려 볼프강 네 분이 처음인 게 도움이 되지 않았나 싶다"며 "일종의 선입견, 미리 가진 생각, 다른 연출가의 방향성이 자리 잡고 있지 않은 상태에서 백지에서 모두가 시작했다. 나도 이 네 분에게 신선하고 새로운 영감을 많이 받았다"고 뉴캐스트에 대한 생각을 전했다.
이어 "모두가 열심히 해주시고 서로를 챙긴다. 네 명의 볼프강 모두 사이가 너무 좋고 정이 많이 들었다. 또 볼프강뿐만 아니라 모든 배우와 스태프들마저도 새로운 '모차르트!'를 탄생시켜 보자는 나의 방향성을 함께 같이 걸어주셔서 잘 마무리가 된 것 같다"며 덧붙였다.
끝으로 세 명의 모차르트는 '모차르트!' 속 추천하고 싶은 장면을 하나씩 꼽았다. 유회승은 "많은 장면들이 다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꼭 한 장면 꼽자면, 제일 처음 시작하기도 전 빨간 커튼이 열리면서 등장하는 장면이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말했다. 이 가운데 유회승이 구체적인 단어를 꺼내지 못하자 수호가 "오버츄어(OVERTURE)"라고 거들어 눈길을 끌었다.
수호는 "다 좋은데 마지막에 시연한 '왜 나를 사랑해주지 않나요'다. 모차르트가 천재지만 가족애를 통해 모든 사람들과 공감대가 이뤄질 것 같다. 가장 많은 분들께 마음 깊게 와닿는 신이 아닐까 싶다. 나도 부르면서도 그렇고 할 때마다 마음속 깊이 느낀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김희재는 '모차르트! 모차르트!'를 꼽았다. 그는 "극의 마지막이기도 하고 모차르트의 살았던 인생을 받아들이면서 비극적 삶을 마무리하기 때문에 노래하고 연기하며 이입이 많이 되고 속상한 신이었다. 연출이나 무대 장치도 굉장히 많이 바뀌었고 변화를 많이 준 장면이기 때문에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모차르트!'는 오는 8월 22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한다.
[사진 =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강다윤 기자 k_yo_o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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