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야구
21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오라클파크. 2-0으로 앞선 샌디에이고 파드레스가 1사 후 김하성과 트렌트 그리샴의 연속안타로 절호의 추가점 찬스를 잡았다. 타석엔 포수 오스틴 놀라. 놀라는 올 시즌 타율 0.144 1홈런 7타점으로 생산력이 떨어진다.
당연히 밥 멜빈 감독의 작전이 나오는 게 수순이었다. 실제 작전이 나온 듯했다. 샌프란시스코 선발투수 앤서니 데스칼파니가 투구 자세에 들어가자마자 3루 주자 김하성이 홈을 향해 스타트를 끊었기 때문. 데스칼파니는 초구 슬라이더를 바깥으로 뺐다.
스퀴즈 번트 작전이었다. 본래 스퀴즈 번트는 타자가 번트를 대기도 전에, 투수가 투구자세만 들어가도 뛰어야 한다. 주루사를 감안해서라도 득점 확률을 높이는, 리스크가 있는 작전이다. 이 리스크를 줄이려면, 반드시 해야 할 일이 있다. 타자가 어떻게든 공에 방망이를 대는 것이다. 파울만 만들어도 볼 데드가 되기 때문이다.
데스칼파니의 초구 슬라이더는 놀라가 정확히 번트를 대긴 어려운 코스였다. 그러나 김하성이 이미 스타트를 끊었기 때문에 몸을 날려서라도, 방망이에 공을 대서 그라운드에 넣거나 차선책으로 파울이라도 쳐야 했다. 발 빠른 김하성의 스타트가 빨랐기 때문에, 놀라가 번트만 그라운드에 넣으면 홈에서 세이프 될 확률이 컸다.
그러나 놀라는 방망이를 어설프게 들이밀었다가 도로 뺐다. 뭔가 사인을 잘못 이해했다는 의미다. 물론 벤치에서 스퀴즈 사인을 안 냈는데 김하성이 잘못 이해했을 수도 있다. 다만, 경기흐름, 김하성의 주력 등을 감안할 때 놀라의 실수일 가능성이 크다.
놀라가 번트를 하지 않은 대가는 컸다. 공을 포구한 샌프란시스코 포수 패트릭 베일리는 이미 홈으로 달리기 시작한 김하성을 여유있게 간파했다. 3루수 J.D. 데이비스에게 재빨리 송구했다. 데이비스는 3루로 귀루하는 김하성을 기다렸다가 태그했다.
샌디에이고는 5회 1점을 추가했지만 3-4로 9회말 끝내기 패배를 당했다. 연이틀 끝내기패배로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4위를 벗어나지 못했다. 샌디에이고가 대반격하려면, 1점을 짜내고 막는 작전의 성공률부터 높여야 한다. 놀라의 번트 실패로 김하성이 억울하게 주루사를 당했다.
[김하성. 사진 = 게티이미지코리아]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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