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FA 신청은 생각해본 적도 없다. 경쟁력이 떨어지면 미련 없이 그만둬야겠다 생각하고 있었다.”
키움 내야수 이원석(37)도 어느덧 선수생활의 황혼기에 접어들었다. 삼성에서 2+1년 FA 20억원 계약을 맺고 안정적으로 뛰고 있었지만, 어느 순간 ‘은퇴’에 대해 생각하고 있었다. 이원석은 29일 광주 KIA전을 앞두고 “2~3년 전부터 은퇴에 대해 생각하고 있었다. 언제 하겠다고 정해두지는 않았다. 경쟁력이 없어지면 미련 없이 그만둬야겠다 생각을 하고 있었다”라고 했다.
은퇴 시기에 대해 자연스럽게 생각하게 되니, 오히려 자신을 채찍질하는 계기가 됐다. 이원석은 두산, 롯데 시절처럼 삼성에서도 성실하게 뛰어왔다. 올 시즌을 끝으로 삼성과의 20억원 계약을 마무리하게 되니, 더더욱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그런데 지난 4월27일 덜컥 키움으로 트레이드 됐다. 코너 내야를 보강하려는 키움과 불펜이 급한 삼성의 니즈가 맞아떨어졌다. 이원석은 이적 후 부진에 빠졌으나 6월 들어 완연한 회복세다. 그 과정에서 구단 관계자들에게 훌륭한 워크에식을 자연스럽게 높게 평가를 받았다.
키움은 이원석과 더 오래 함께하고 싶었다. 과감하게 2024시즌부터 2+1년 10억원 다년계약을 체결했다. 100억원대 FA 계약이 흔한 시대에 비 FA 10억원 연장계약이 무슨 의미가 있냐고 하지만, 여러 팀을 돌며 성실하게 선수생활을 해온 훈장이라고 여긴다면, 충분히 가치 있다.
이원석은 “구단이 시즌 중에 이런 결정을 내려줘서 개인적으로 너무 감사했다. 나이를 많이 먹다 보니 1년, 1년을 마지막이란 생각으로 임하게 된다. 구단이 좋은 조건을 제시해줘서 마음의 안정이 된 것 같다”라고 했다.
조금 냉정하게 생각해보자. 이원석으로선 내년에 정상적으로 단년계약을 키움과 체결하고, 2024-2025 FA 시장에서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고 싶지 않았을까. 아무래도 FA 계약이 계약창구가 단일화된 비 FA 다년계약보다 몸값은 더 키울 수 있다.
그러나 이원석은 단호했다. “내년까지 뛸 수 있는 보장이 돼 있는 것도 아니어서 FA 신청을 한다는 생각은 한번도 해본 적 없었다. 그저 야구를 1년이라도 더 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시즌을 치르면서도 항상 고참들은 이런 생각이 들 것이다. 야구를 한 날보다 할 날이 얼마 안 남았다. 1년이 굉장히 소중하다. 구단이 계약을 해줘서 감사하다”라고 했다.
키움은 이정후가 내년에 메이저리그로 떠나면, 이원석이 야수진의 중심을 확고하게 잡길 기대한다. 선~후배의 케미스트리가 그라운드 안팎에 미치는 영향이 너무나도 큰 걸 잘 알고 있다. 그렇게 큰 돈을 들이지 않고 야수진의 기둥 하나를 확실하게 세웠다.
이원석은 “키움은 어린 선수가 많고 실패를 안 두려워하는 느낌이다. 선수라면 누구나 실책하고 못 치고 할 수 있는데 그런 걸 전혀 프레스 주고받는 분위기가 아니다. 어린 선수들이 과감하고 대담하게 플레이 하는 것 같다. 멘탈도 생각보다 너무 좋아서 놀랐다. 웨이트트레이닝 시스템도 잘 돼 있다. 다들 출근도 일찍 하고 열심히 해서 보기 좋다. 여기서 한번 더 한국시리즈 우승을 하고 싶다”라고 했다.
[이원석.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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