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부산 박승환 기자] 키움 히어로즈와 롯데 자이언츠의 맞대결. 심판진들의 석연치 않은 판정이 쏟아졌다. 그야말로 엉망진창이었다.
이날 키움과 롯데의 맞대결을 심판진의 미숙한 경기 운영으로 엉망진창이었다. 첫 번째로 석연치 않은 판정은 3회에 발생했다. 0-0으로 팽팽하게 맞선 3회초 키움은 선두타자 이지영이 안타로 출루에 성공하자 이용규에게 '희생번트' 작전을 지시했고, 베타랑은 번트 작전을 완벽하게 수행했다. 그리고 여기서 롯데 1루수 한동희의 송구가 이용규의 몸에 맞고 굴절돼 1루 파울 지역으로 튀었고 키움은 2, 3루 기회를 잡았다. 그런데 여기서 심판진이 경기를 지배했다.
래리 서튼 감독이 이용규의 '3피트 라인 수비 방해'에 대한 어필을 진행했고, 심판진도 이를 받아들여 타자 주자였던 이용규에게 아웃, 3루 베이스에 안착한 이지영에게는 1루로 돌아오라는 시그널을 보냈다. 그러자 홍원기 감독이 더그아웃을 박차고 나왔고, 비디오 판독을 요구했다. 느린 그림을 통해 본 결과 이용규는 주루 플레이를 시작할 때부터 파울 라인 바깥쪽으로 뛰었고, 베이스를 밟는 과정에서도 주로를 변경하지 않았다. 즉 '3피트 라인 수비 방해'에 해당되지 않는 상황이었던 것.
이날 키움-롯데의 맞대결에 배정된 김선수-배병두-박기택-김성철-우효동 심판조는 지난 21일 후반기 첫 경기에 앞서 서튼 감독과 홍원기 감독을 직접 찾아가 변경된 '3피트 라인 수비 방해' 규정을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미 바뀐 규정은 공문을 통해 전달이 됐지만, 조금 더 확실한 이해를 돕기 위해 심판진들이 직접 설명에 나섰다. 그러나 이용규의 번트 타구 때 잘못된 판정을 내린 것을 고려해 본다면 결국 바뀐 규정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양 팀 감독들에게 설명을 했던 셈이었다.
심판진은 비디오 판독이 끝난 뒤에야 판정을 번복했다. 결국 이용규의 번트 타구에 대한 기록은 롯데 1루수 한동희의 송구 실책. 키움은 무사 2, 3루에서 공격을 이어갔고, 김혜성의 희생플라이, 새 외국인 타자 로니 도슨이 KBO리그 데뷔 첫 홈런포를 쏘아 올리며 3점을 뽑아냈다.
이날 석연치 않은 판정은 '3피트 라인 수비 방해'에 국한되지 않았다. 스트라이크존 판정에 대해서도 아쉬운 장면이 쏟아져 나왔다. 이날 구심을 맡은 김선수 심판은 경기 내내 스트라이크존에 대한 판정을 매우 타이트하게 가져갔는데, 키움의 공격이 진행되던 5회초 롯데 서튼 감독이 퇴장을 당하는 일이 발생했다.
상황은 이러했다. 롯데 선발 이인복이 이용규에게 안타, 김혜성에게 몸에 맞는 볼을 내주자 롯데 벤치는 심재민을 투입하며 승부수를 띄웠다. 마운드에 오른 심재민은 키움 로니 도슨을 상대로 초구에 볼을 던진 뒤 2구째 커브를 몸쪽으로 찔러 넣었다. 중계화면에 잡힌 커브는 스트라이크존을 걸치는 공. 볼로 판정할 수도 있었지만, 스트라이크존을 걸쳤던 만큼 애매한 볼이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롯데 벤치는 큰 움직임이 없었다. 문제는 다음 공이었다.
심재민은 2B-0S에서 도슨에게 바깥쪽 높은 코스에 슬라이더를 던졌다. 이는 명백하게 스트라이크존에 들어온 공이었다. 하지만 심선수 주심의 손은 올라가지 않았고, 결국 3B-0S에 몰린 심재민은 도슨에게 볼넷을 내주면서 무사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여기서 이례적으로 서튼 감독은 직접 투수를 교체하기 위해 마운드를 방문했고, 이후 더그아웃으로 돌아가는 과정에서 김선수 주심에게 스트라이크존 판정에 대한 항의를 실시했다. 김선수 주심은 서튼 감독에게 한차례 '경고'를 줬으나, 서튼 감독은 뜻을 굽히지 않고 항의를 이어간 결과 퇴장으로 이어졌다. 사직구장에는 일제히 야유가 쏟아지기도.
롯데가 한차례 석연치 않은 볼 판정으로 울었다면, 이번에는 키움이 억울한 상황을 맞았다. 6회초 이어지는 무사 만루에서 롯데의 바뀐투수 한현희가 던진 공이 스트라이크존을 벗어난 높은 코스에 형성됐다. 그런데 이때는 주심의 손이 올라간 것. 결국 이원석은 허무하게 루킹 삼진을 당하게 됐고, 아쉬움을 드러내면서도 특별한 어필 없이 3루 더그아웃으로 몸을 돌렸다. 결국 키움은 무사 만루에서 단 한 점을 얻는데 그쳤다.
바로 인해 경기가 중단되는 과정도 엉망이었다. 6회초 키움의 공격이 진행되던 상황에서 사직구장의 빗줄기가 굵어지기 시작했고, 심판진은 오후 7시 26분 경기 중단을 선언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마운드와 홈플레이트 쪽에만 방수포 설치를 지시했다. 많은 양의 비가 쏟아지고는 있었으나, 흙이 있는 내야에 물이 고여 있는 상황은 아니었다. 다시 경기를 재개하는 것을 고려했다면, 대형 방수포를 설치하는 것이 맞았다.
대형 방수포를 설치하기에는 그라운드가 이미 너무 많이 비에 노출됐다고 판단했다면, 조금 더 일찍 경기를 중단하고 대형 방수포를 설치한 뒤 경기 재개를 노려야 했다. 약 20분 동안 쏟아지던 비가 그친 뒤 심판진은 그라운드 상황을 체크하기 위해 나왔다. 내야에는 군데군데 물웅덩이가 생긴 상황. 그럼에도 불구하고 심판진은 경기 재개를 결정했고, 약 한 시간의 정비 끝에 오후 8시 52분 경기가 다시 시작됐다.
그리고 경기가 재개된 후 다시 한번 격한 항의가 나왔다. 6회초 1사 1, 2루 키움의 찬스. 롯데 구승민이 던진 5구째 변화구가 스트라이크존을 확실하게 벗어났고, 이용규가 방망이를 내밀다가 이를 거둬들였다. 그런데 여기서 김선수 주심이 3루심에게 체크스윙 여부의 확인 작업을 거치지 않고 주먹을 쥐며 방망이가 돌았다는 판정을 내렸다. 이에 흥분한 이용규는 3루심에게 체크스윙에 대한 체크를 진행하지 않은 것에 대해 격렬하게 항의했다. 그러자 김선수 주심은 헛웃음을 짓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3피트 라인 수비 방해' 판정과 체크스윙 판정까지 겹친 끝에 폭발한 결국 이용규는 퇴장을 당했다. 한차례 강력한 항의를 진행한 뒤 이용규는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난 후더그아웃으로 돌아가는 과정에서 다시 한번 주심에게 어필한 결과 퇴장을 당했다. 분노한 이용규는 김선수 주심을 향해 언성을 높였고, 홍원기 감독을 비롯해 키움 코칭스태프, 이원석이 쏟아져 나와 이용규를 뜯어말린 후에야 상황이 수습됐다.
이날 키움과 롯데의 경기는 결과와 무관하게 '신(神)판'이 주인공이었다. 그 누구보다 많은 주목을 받았다. 명백한 '오심'을 바로잡기 위해 항의한 결과는 퇴장 난사였다. 심판의 판정이 존중받아야 하는 것은 마땅하다. 사람이기 때문에 실수도 할 수 있다. 하지만 같은 실수가 반복되는 오심 퍼레이드는 조금 다르다. 고개를 치켜세운 심판의 권위는 하늘을 찔렀다. 그 '권위'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을 해 볼 때다.
[김선수 주심에게 스트라이크존 판정에 항의하다가 퇴장을 당한 래리 서튼 감독, 키움 히어로즈 이용규, 21일 경기에 앞서 3피트 규정을 설명 중인 심판진, 김선수 주심의 석연치 않은 볼 판정, 스트라이크존에 항의하다가 퇴장을 당한 뒤 격분한 이용규. 사진 = 롯데 자이언츠 제공, 마이데일리 DB, 부산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중계화면 캡처]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