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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최용재 기자]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카림 벤제마. 공통점이 많은 선수다.
먼저 지난 10여년 동안 유럽 축구의 부흥기를 이끌었던 간판 공격수였다. 또 스페인 최강 레알 마드리드의 간판 골잡이였던 것 역시 공통점이다. 두 선수 모두 발롱도르를 수상하기도 했다.
그리고 마지막 공통점. 둘 다 사우디아라비아로 향한 것이다. 호날두는 알 나스르, 벤제마는 알 이티하드 유니폼을 입었다. 호날두가 개척자였다면, 벤제마는 유럽 선수들의 사우디아라비아행 러시를 폭발시킨 선수라 할 수 있다.
두 선수의 차이점은? 경기 스타일, 득점 방법, 거쳐온 팀 등 차이점 역시 많다. 그렇지만 이들의 결정적 차이점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드러났다. 축구 선수로서 차이점이 아니다. 한 사람으로서 차이점이다. 무엇일까.
28일 벤제마가 사우디아라비아 데뷔골을 넣었다. 벤제마는 2023 아랍 클럽 챔피언스컵 A조 1차전에서 ES 튀니스를 상대로 후반 10분 환상적인 골을 작렬시켰다. 오른발 감아차기 중거리 슈팅. 그리고 앞서 1도움도 기록했다. 1골1도움으로 팀의 2-1 승리를 이끌었다.
벤제마의 환상적인 골에 열광한 이들이 있었으니, 그들은 벤제마의 전 소속팀 동료들, 레알 마드리드 선수들이었다. 그들은 SNS를 통해 감정을 표현했다. 비니시우스는 "최고"라고 했고, 오렐리앙 추아메니는 "다른 차원의 선수"라고 극찬했다. 다비드 알라바와 전 레알 마드리드 동료였던 마르셀루 등도 벤제마의 첫 골을 축하했다.
이게 호날두와 벤제마의 '결정적 차이점'이다.
호날두의 사우디아라비아 데뷔골을 기억해보자. 지난 2월 4일 2022-23시즌 사우디아라비아리그 15라운드 알파테흐와 경기에서 후반 추가시간 동점골을 넣었다. 페널티킥으로. 경기는 2-2 무승부로 끝났다. 극적인 동점골 주인공 호날두.
경기 후 전 소속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동료들이 호날두의 극적인 동점골에 대해 환호하고, 열광하고, 극찬하고, 축하하고 등등 이런 반응을 본 기억이 없다.
벤제마와 전혀 다른 분위기를 연출했다. 당연한 현상이다. 자업자득이다.
벤제마는 마지막까지 레알 마드리드에 헌신했고, 동료들의 존경과 찬사를 받으며 아름답게 이별했다.
벤제마가 떠날 때 팀 동료 루카 모드리치는 "앞으로 레알 마드리드에 벤제마는 없다. 우리 모두가 벤제마를 그리워할 것이다. 이렇게 위대한 선수가 떠나는 것은 정말 안타까운 일이다. 벤제마가 레알 마드리드를 위해 해준 모든 것에 감사하다. 벤제마의 행운을 빈다"며 이별사를 전했다.
반면 호날두는? 그는 인터뷰를 통해 "맨유에 배신을 당했다. 나를 골칫덩어리로 만들었다. 나 때문에 모든 일이 잘못된 것처럼 만들고 있다. 나를 몰아내려고 한다. 나는 에릭 텐 하흐를 존중하지 않는다. 텐 하흐가 나를 존중하기 않기 때문이다"며 맨유와 감독을 저격했다.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 호날두. 이후 상호합의 후에 맨유에서 나와 알 나스르로 갔다. 아름답지 못한 이별이었다. 팀 동료들의 신뢰와 존중을 내팽개치고 나온 것이나 다름없다.
그래서 이별이 중요하다. 아름다운 이별이 그래서 위대한 것이다. 스페인의 '아스'는 이렇게 표현했다.
"벤제마는 알 이티하드 소속이다. 그렇지만 레알 마드리드 동료들은 여전히 그를 전설로 만들어주고 있다. 여전히 벤제마가 레알 마드리드 안에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레알 마드리드 동료들은 벤제마를 잊지 않았다. 벤제마는 떠났지만, 레알 마드리드 동료들은 벤제마의 경쟁력과 위대함을 계속해서 인정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최용재의 매일밤 12시]는 깊은 밤, 잠 못 이루는 축구 팬들을 위해 준비한 잔잔한 칼럼입니다. 머리 아프고, 복잡하고, 진지한 내용은 없습니다. 가볍거나, 웃기거나, 감동적이거나, 때로는 정말 아무 의미 없는 잡담까지, 자기 전 편안하게 시간 때울 수 있는 축구 이야기입니다. 매일밤 12시에 찾아갑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카림 벤제마. 사진 = 게티이미지코리아, 아스]
최용재 기자 dragonj@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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