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8. 9, 16, 19. 24. 29.
포스트 이정후 시대를 준비하는 키움의 로또번호다. 당첨금이 얼마인지는 최대 5~10년까지도 알 수 없다. 그러나 무조건 이 번호로 운명이 정해지는 건 팩트다. 운명의 추첨 시간은 1달 정도 남았지만, 키움은 이 번호를 절대로 바꿀 수 없다. 그게 실제 로또 구입 및 추첨과 다른 점이다.
키움 고형욱 단장은 2021시즌을 앞두고 단장직에 컴백, 홍원기 감독과 한 배를 탔다. 3년간 5건의 신인지명권이 포함된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그 중 3명의 신인지명권을 다가올 2024 신인드래프트에서 행사한다.
▲고형욱 단장 2021년 컴백 이후 키움 지명권 트레이드(지명권 내준 적 없음, 얻기만 함)
1. 2021.01.14
김상수(키움) - SK 2022년 2차 4R 지명권 (노운현 지명) + 현금 3억원
2. 2022.04.25
박동원(키움) - 김태진(KIA) + 2023년 2R 지명권 (김동헌 지명)+ 현금 10억원
3. 2022.11.11
주효상(키움) - KIA 2024년 2R 지명권
4. 2023.04.27
김태훈(키움) - 이원석(삼성) + 2024년 3R 지명권
5. 2023. 07.22
최원태(키움) – 이주형(LG) + 김동규(LG) + 2024년 1R 지명권
키움이 최원태를 갑자기 LG에 내준 것을 두고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이례적으로 이형종, 원종현, 이원석 등 베테랑을 잇따라 영입하며 윈 나우 열차를 탔지만, 주축들의 줄부상에 ‘대체불가 슈퍼스타’ 이정후까지 부상하자 두 손을 들고 다시 방향을 리빌딩으로 틀었다. 시즌 포기는 아니지만, 그래도 현재보다 미래에 상당한 방점을 찍은 건 사실이다.
어쨌든 키움은 다가올 신인드래프트로 평가받아야 한다. 현재를 내줬으니 미래를 잘 키워 다시 정상에 도전하는 과정을, 그 진정성을 팬들에게 보여줘야 한다. 이미 박동원(LG) 빅딜에 따른 김동헌 카드는 대박 조짐이다. 첫 시즌부터 1군 백업으로 뛰고 있고, 급기야 항저우아시안게임 대표팀까지 뽑혔다.
그리고 이번 8~9~16~19~24~29로 이어질 운명의 로또다. 지난해 최종 2위의 키움이 본래 행사해야 할 순번이 9번, 19번, 29번이다. 그리고 LG로부터 얻은 1라운드 8번, KIA로부터 얻은 2라운드 16번, 삼성으로부터 얻은 3라운드 24번까지.
상위 30명의 신인 중 5분의 1인 6명을 키움이 쓸어간다. 마침 다가올 2024 신인드래프트는 황금어장이라는 평가가 많다. 탑2 장현석(마산용마고)이나 황준서(장충고)를 뽑지는 못하겠지만, 그에 준하는, 예년 비슷한 순번보다 실링이 좀 더 높은 신예를 대거 획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신인을 잘 뽑는 키움 스카우트팀이라서, 아무래도 다가올 신인드래프트에 키움의 행보에 많은 관심이 쏠린다.
실제 베테랑 스카우트 출신 고형욱 단장은 올 시즌 내내 고교, 대학 현장을 누빈다. 단장들은 특별한 스케줄이 없으면 팀의 1군 스케줄을 따라다니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고형욱 단장은 팀의 원정은 고사하고 고척 홈 경기에도 모습을 안 보이는 경우가 많다. 그 시간에 신인들 탐색하러 고교, 대학 현장을 다니기 때문이다.
학생들은 4월이 다르고, 5월이 다르고, 6월이 또 다르다는 고형욱 단장의 얘기를 들은 기억이 난다. 특히 어느 정도 신체조건이 확립된 대학생들과 달리 고등학생들은 지속적인 관찰이 필수라고 했다. 운동능력, 신체조건이 얼마나 달라졌고 좋아졌는지, 장점은 잘 유지하고 있는지, 혹은 단점을 어떻게 보완했는지 등등. 부지런히 발품을 팔며 개개인의 정보를 업데이트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는 얘기였다. 그렇게 정보를 취합해 평가를 내리고 지명전략을 짠다. 타 구단들의 상위 픽 예측 및 대비도 필수다. 전통적으로 키움은 포지션에 구애 받지 않고 실링, 잠재력 위주의 지명을 해왔다.
1~3라운드서 무려 6명을 뽑는 키움 스카우트팀은 지금 얼마나 머리가 아플까. 책임감이 남다를 것이다. 최원태, 주효상, 김태훈이 남긴 선물을 뽑는 것이다. 박동원의 선물에만 만족할 시간이 없다. 포스트 이정후 시대의 방향성이 결정될 2024 드래프트다.
[키움 구성원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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