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두산 중심타자로 프라이드가 강한 양석환
[마이데일리 = 유진형 기자] "아웃이에요. 들어가세요"
삼성 구자욱이 타석에서 타격을 준비하던 두산 양석환을 보고 웃으며 손짓했다. 양석환은 확신에 찬 표정으로 비디오 판독 중인 주심을 본 뒤 연습 타격을 하며 타석에 들어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지난 8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에서 일어난 모습이다. 두산 2루 주자 정수빈이 7회말 1사 2루서 로하스의 짧은 안타 때 3루를 밟았다. 그런데 로하스가 오버런하며 런다운에 걸렸고 그사이 정수빈이 과감히 홈으로 쇄도했다.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으로 홈을 찍은 정수빈은 아웃 판정에 억울해하며 이승엽 감독을 보며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다. 아웃인지 세이프인지 육안으로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의 접전이었다.
비디오 판독은 생각보다 오랜 시간 이뤄졌고 대형 전광판으로 보이는 느린 화면으로도 보는 각도에 따라 아웃으로 보일 수도 있고 세이프로 보일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양석환은 확신에 찬 모습이었다. 타석에 들어서서 스윙하며 타격 준비를 했다. 이 모습을 본 구자욱과 류지혁은 "아웃이야"라며 들어가라는 제스처를 했지만, 양석환은 아랑곳하지 않고 타석을 지켰다. 결과는 원심이 유지되며 아웃으로 판정.
정수빈은 아쉬워하면서도 비디오 판독 결과를 인정하며 더그아웃으로 들어갔지만 양석환은 달랐다. 타석에 서서 주심을 쳐다보며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자신의 상황이 아니었지만, 당사자보다 더 아쉬워하는 모습이었다.
양석환은 승부욕이 강한 선수다. 프로선수라며 누구나 지는 걸 싫어하지만 양석환은 좀 더 절실한 모습을 자주 보여준다. 한 타석이라도 더 타석에 서고 싶어 하며 부상이 있더라도 웬만하면 경기를 뛰고 싶어 한다. 중심타자로서의 자존심도 강해 승부처에서 해결사 능력을 종종 보여준다. 적극적인 성격에 상대 선수와 신경전을 벌이며 오해를 부르기도 하지만 경기가 끝나면 넉살 좋게 웃으며 친하게 지낸다.
올 시즌 후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획득하는 양석환은 현재 팀 내 홈런과 타점 1위다. 두산 타선에 없어선 안 될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벌써 다가오는 FA 시장 야수 최대어로 양석환을 뽑는 전문가들이 적지 않다. 지금과 같은 모습을 시즌 끝까지 계속 유지한다면 양석환은 따뜻한 겨울을 보낼 가능성이 높다.
[자신의 플레이가 아님에도 적극적인 모습으로 아쉬워한 양석환.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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