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광주 김건호 기자] "선발승, 구원승, 홀드, 세이브 모두 경험해서 뜻깊게 생각합니다."
이정용(LG 트윈스)은 9일 광주 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맞대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동안 실점 없이 2피안타 1사사구 6탈삼진을 기록하며 시즌 4승(1패)째를 챙겼다.
이정용은 2회 1아웃 이후 최형우에게 볼넷을 허용했다. 이어 소크라테스 브리토의 희생번트로 2사 2루 위기를 맞았지만, 이우성을 2루수 땅볼로 처리하며 실점하지 않았다. 이후 5회까지 단 한 명의 주자도 득점권에 내보내지 않은 뒤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이정용은 올 시즌 불펜 투수로 시즌을 시작했지만, 전반기 막판 선발 투수로 보직을 전환했다. 프로 데뷔 후 첫 선발 투수 임무를 맡은 것이다. 전환 후 첫 4경기에서 적응을 한 뒤 지난 2일 잠실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6이닝 동안 실점 없이 3피안타 2탈삼진으로 호투를 펼쳤다. 이어 KIA전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경기 후 이정용은 "지난 경기에서 잘 던져서 전반기에 자신감을 잃었던 부분을 되찾은 것 같다. 그 자신감이 오늘 경기까지 이어져서 좋은 결과를 가져온 것 같다"고 밝혔다.
이날 경기 이정용은 67개의 공을 던졌다. 포크(28구)-포심패스트볼(26구)-커브(7구)-슬라이더(6구)를 섞었다. 포심패스트볼의 최고 구속은 146km/h가 찍혔다. 또한, 포크와 커브를 이용해 KIA 타선을 상대로 6개의 삼진을 잡았다.
이정용은 포크에 대해 "지난 경기부터 감각이 좋아졌다. 잘 사용하고 있다. 던지다 보니 좋아졌다"며 "당초 불펜 투수였기 때문에 빠른 공 위주의 패턴으로 던졌는데, 브레이킹 볼도 던질 수 있게 돼 상대 타자들도 생각이 많아진 것 같다. 그래서 결과도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정용은 선발 보직 전환 후 처음으로 승리 투수가 됐다. 이로써 프로 데뷔 후 선발승, 구원승, 홀드, 세이브를 모두 경험하게 됐다. 그는 "집에 기념구 하나 더 둘 수 있어서 좋다. 경기 중간에 (최)원태하고 이야기했는데, 원태는 불펜으로 나와서 승리한 적이 없다고 했다"며 "선발승, 구원승, 홀드, 세이브 모두 경험해서 뜻깊게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정용은 선발 전환 후 적응에 대해 "초반에는 너무 힘들었다. 지금도 초반이지만, 점점 적응해 가는 것 같다. 몸도 힘들고 투구 수 조절도 힘들었다"며 "불펜 때는 에너지를 한 번에 사용하는데, 선발 때는 많이 던지면서 에너지 배분을 해야 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공 개수 늘리는 것이 제일 힘들었다"고 했다.
이정용은 5회까지 67구를 던져 더 긴 이닝을 소화할 가능성도 있었지만, 6회 함덕주에게 바통을 넘기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그는 "더 던지고 싶은 마음이 있어서 아쉽긴 하지만, 또 다음 경기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마운드에서 최선을 다하려고 하고 있다. 그것이 내가 스트레스 안 받고 편했다. 욕심부리지 않고 야구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다"고 밝혔다.
광주=김건호 기자 rjsgh2233@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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