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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커맨드가 제대로 작동했을 때 얼마나 효과적인지"
토론토 블루제이스 류현진은 21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의 그레이트 아메리칸 볼파크에서 열린 2023 메이저리그 신시내티 레즈와 원정 맞대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동안 투구수 83구, 4피안타 1볼넷 7탈삼진 2실점(비자책)으로 역투했다.
류현진은 지난 2일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맞대결에서 복귀전을 치렀다. 당시 류현진은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1위 '강팀' 볼티모어를 상대로 5이닝 동안 9피안타 4실점(4자책)으로 아쉬움을 남겼으나, 8일 클리블랜드 가디언스를 상대로는 4이닝 '노히트' 투구를 선보였고, 14일 시카고 컵스와 맞대결에서는 5이닝 2실점(비자책)으로 감격적인 '첫 승'을 맛봤다.
토미존 수술을 받은 후 지난달부터 본격 재활 등판을 시작했던 류현진은 마이너리그에서 총 네 번의 등판을 가지면서 차근차근 투구수와 이닝을 늘려 메이저리그로 돌아왔다. 문제는 '구속'이었다. 류현진은 원래부터 구속으로 타자를 잡아내는 유형은 아니었지만, 재활 등판을 가지던 시기 구속은 예년보다 분명 떨어져 있었다.
하지만 우려와 달리 첫 등판에서의 구속은 비교적 잘 나왔다. 류현진은 2일 볼티모어전에서 최고 91마일(약 146.5km)를 기록했다. 류현진이 던진 가장 느린 포심 패스트볼은 87.1마일(약 140.2km)에 불과했지만, 평균 구속은 89마일(약 143.2km)로 그리 나쁘지 않았다.
구속이 떨어지는 것은 몸에 이상이 있거나,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 나타나는 현상. 하지만 류현진의 경우 조금 달랐다. 등판을 거듭할수록 구속은 떨어진 반면, 투구 내용은 점점 좋아졌다. 원래도 노련미가 넘치는 관록투를 펼쳐왔던 류현진이 더욱 '능구렁이'로 변한 듯했다.
류현진은 '노히트' 투구를 펼친 클리블랜드전에서 최고 구속은 90.7마일(약 146km), 평균 86.7마일(약 138.5km), 평균 88.8마일(약 143km)을 기록했다. '첫 승'을 수확한 직전 등판의 최고 구속은 91.1마일(약 146.6km)로 복귀 이후 가장 빨랐던 반면 최저 구속은 85.8마일(약 138.1km)로 가장 느렸다. 때문에 평균 구속 또한 88.4마일(약 142.3km)에 불과했다.
451일 만에 2연승을 달린 21일 등판의 구속은 더 떨어졌다. 류현진의 최고 구속은 89.6마일(약 144.2km)로 90마일을 채 넘지 못했다. 위기에 몰린 상황에서 구속을 끌어올리는 모습이었으나, 최저 구속은 84.8마일(약 136.5km), 평균구속은 87.4마일(약 140.7km)에 머물렀다.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공동 2위에 올라있는 신시내티의 시즌 성적을 고려했을 때 류현진에게 '구속'은 더 이상 중요한 요소가 아닌 것처럼 보였다. 직구 평균 구속이 140km에 불과했음에도 불구하고 부상에서 돌아온 뒤 눈에 띄게 좋아진 새로운 '주무기' 커브와 체인지업, 커터, 포심 패스트볼을 섞어 던지며 신시내티 타선을 갖고 놀았다.
류현진은 3루수 맷 채프먼의 치명적인 송구 실책으로 인해 실점했지만, 이외의 투구는 탄탄했다. 2실점을 기록했던 2회를 제외한 가장 큰 위기였던 5회말 무사 1, 2루에서 류현진은 신시내티의 상위 타선을 모두 범타로 돌려세우는 '압권'의 투구를 선보였다. 마치 신시내티 타자들의 머리 꼭대기에 있는 듯한 인상이었다.
물론 이 모든 것은 '제구'의 뒷받침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이에 현지 언론도 칭찬을 쏟아냈다. '야후 스포츠 캐나다'의 토마스 홀은 "이날은 류현진의 커맨드가 제대로 작동했을 때 얼마나 효과적인지를 보여주는 모습이었다"며 "구속은 조금 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류현진은 빗맞은 타구를 많이 유도했고, 신시내티 타선을 5이닝 2실점으로 막았다"고 칭찬했다.
이어 캐나다 '스포츠넷'은 "토론토의 공격력은 의심할 여지 없이 승리의 원동력이었지만, 뛰어난 투구로부터 이익도 얻었다"며 "선발 류현진이 토미존 수술에서 돌아온 뒤 가장 많은 7개의 삼진을 뽑아내며 5이닝 4피안타 투구를 펼쳤다"고 평가했다.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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