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 그때 그 감성"…악뮤, 성숙하지만 사랑스럽게 '러브 리' [MD현장](종합)

[마이데일리 = 강다윤 기자] 남매 듀오 악뮤(AKMU, 이찬혁 이수현)가 돌아왔다. 다시 한번 그때처럼 사랑스럽게.

21일 오전 서울 마포구 합정동 YG엔터테인먼트 신사옥에서 악뮤의 네 번째 싱글 '러브 리(Love Lee)' 발매 기념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러브 리(Love Lee)'는 사랑스러움을 의미하는 단어 '러블리(Lovely)'에 이찬혁·이수현의 성(Lee)을 조합한 단어다. 지난 2021년 발매한 컬래버레이션 앨범 '넥스트 에피소드(NEXT EPISODE)' 이후 약 2년 만의 컴백이기도 하다.

이날 이수현은 "2년 간의 공백기가 있었다. 나는 굉장히 잘 쉬고 있었고 그동안 찬혁이 오빠는 솔로 앨범을 냈다. 악뮤가 함께가 아니라 따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며 "오랜만에 준비한 앨범이라 그런지 이렇게 할 일이 많았나 싶더라"라고 오랜만의 컴백 소감을 전했다.

이찬혁은 "나는 굉장히 바쁘게 살았다. 2년 정도가 악뮤의 공백기지만 작년에 솔로 앨범을 내면서 정말 하고 싶은 걸 다 했다"며 "이찬혁 앨범뿐만 아니라 지난 악뮤의 행보 자체가 수현이가 하고 싶은 것보다는 내가 하고 싶은 것에 포커싱이 됐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되게 다양한 시도들, 실험적인 것들을 보여드렸는데 이제 하고 싶은 것 말고 할 수 있는 걸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악뮤가 더 나이가 들기 전에 좀 더 상큼한 것도 많이 해보고 기분 좋게 즐길 수 있는 노래를 많이 들려드려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이번 앨범을 만들게 됐다"라고 '러브 리(Love Lee)' 탄생 비하인드를 전했다.

앨범과 동명의 타이틀곡 '러브 리(Love Lee)'는 어쿠스틱 한 사운드와 리드미컬한 드럼 비트가 어우러진 댄스 장르의 곡이다. 사랑에 빠진 감정을 악뮤 특유의 재치 있는 어법으로 풀어냈다.

이수현은 "지금까지 악뮤를 하면 할수록 오빠의 색깔을 맞추기가 조금씩 버거워지는 사태가 일어났다. 이번에는 기필코 내가 원하는 음악을 만들어달라는 약속을 얻었다"며 "'낙하(with 아이유)', '넥스트 에피소드(NEXT EPISODE)' 앨범을 마지막으로 거의 선언을 했다. '나는 '200%' 같이 가볍게 기분 좋게 부를 수 있는 노래를 만들고 싶다'라고 했다. 그래서 '러브 리(Love Lee)'를 만들게 됐다"라고 기쁨을 표했다.

이찬혁 또한 "나도 한 문장으로 추리자면 '200%' 2탄이라는 게 제일 쉬운 표현 같다"라고 공감을 표했다. 그러자 이수현은 "'200%'가 약간 청포도맛 아이스크림이었다면 이번 '러브 리(Love Lee)'는 딸기맛 아이스크림이다. 맛만 조금 다른 상큼한 아이스크림"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찬혁은 "그래서 우리가 분홍색을 키컬러(key color)로 선택한 것도 있다. 내가 하자고 그랬다. 자발적으로 내가 분홍색을 우리 키컬러(key color)로 하자는 건 한 2년 전이면 상상도 못 했을 텐데. 이번에는 되게 많은 것들을 내려놓고 재밌게만 하자' 이렇게 준비했다"라고 덧붙였다.

또한 이수현은 "이 노래도 '사랑을 주세요'라는 곡이다. 10년 전에는 '기브 러브(Give Love)'라는 곡으로 직접적으로 사랑을 달라고 이야기했다. 10년이 지난 후 어떤 방식으로 조금 더 성숙하게 풀어냈는지 기대해 주시면 좋겠다"라고 당부해 눈길을 끌었다.

두 번째 트랙 '후라이의 꿈'은 지난 2014년 악뮤 콘서트에서 아이유와 함께 처음 선보였던 곡이다. 이후 정식 발매에 대한 팬들의 요청이 꾸준했고 악뮤는 이에 보답하고자 이번 싱글에 수록했다.

이찬혁은 "많은 분들이 음원으로 나오길 기대했던 곡이다. 수현이가 이 노래와, 가사와 착 붙는 삶을 살고 있더라. 그래서 세상에 나오게 됐다. 원래는 그렇지 않았다"며 "후라이의 꿈'을 보면 퍼져있고 싶어', '침대에서 안 나오고 싶어' 이런 가사가 있다. 수현이가 그런 삶을 추구하고 있다 보니 지금 '프라이의 꿈'을 불러도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러자 이수현은 "찬혁 씨가 아이유 언니한테 선물을 해줬고 아이유 언니가 '팔레트'에서 공식적으로 내게 넘겨주면서 음원으로 내게 된 곡"이라며 "내 입장에선 아이유 언니에게 준 곡이라 발매를 못하고 있었는데 '팔레트'에서 이야기를 했더니 언니는 우리 곡으로 알고 있었다. 서로 오해가 풀리면서 세상에 나올 수 있게 됐다"라고 고마움을 표했다.

앞서 말했듯이 '러브 리(Love Lee)'에는 이수현의 의견이 많이 반영됐다. 이수현은 "나의 만족도는 굉장히 높았다. 녹음을 할 때부터 시작해서 모든 콘셉트를 잡는 것까지 '이걸 대체 내가 어떻게 해석해야 하지'라는 노력이 필요 없이 1차원적으로 '이건 이런 감정으로 하면 되겠다'라는 생각으로 하면 됐다"라고 미소 지었다.

이수현은 지난 2020년 음악적 슬럼프를 고백하기도 했다. 현재 상태에 대해 이수현은 "아직까지 극복을 하고 있는 상태인 것 같다. 계속해서 노력을 하고 있는 상태고 오빠가 계속 옆에서 조언이나 도움을 많이 줬다. 이번 활동을 통해서 음악과 활동에 대한 재미를 찾아가면 좋겠다는 마음이 들게 해 줬다"며 가장 먼저 오빠 이찬혁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이어 "계속해서 멈춰있고 계속 완벽하게 준비가 될 때까지 기다리고, 그때까지 참아야겠다고 하는 것보다는 누군가가 계속 용기를 심어줄 때 한번 해보자는 생각으로 이번 앨범을 같이 내게 됐다. 나도 이번 활동 하면서 아마 좋은 에너지를 많이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라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이를 들은 이찬혁은 이수현의 슬럼프를 자신의 탓으로 돌렸다. 자신이 음악에 담고 싶었던 것을 너무 어렵게 녹인 탓이라는 것. 그는 "이제 악뮤는 둘이 연구해서 대중이 좋아하는 음악으로 나아가야겠다고 방향성을 굳혔다"며 "이전에는 창구가 악뮤 하나였기 때문에 그걸로 나의 음악적 욕심과 모든 것들을 표출해야 했고 수현이의 의견도 수용해야 했기 때문에 너무 어려운 숙제가 있는 그룹이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어쨌든 나는 내 솔로활동과 여러 가지 다른 프로젝트를 통해 그것들을 표출하고 있다. 그 창구가 생기니까 악뮤는 사람들이 좋아하는 걸 하자는 답이 생기더라. 그래서 앞으로 악뮤는 확실하게 사람이 좋아하는 음악을 할 것이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라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지난 2014년 데뷔해 성인이 된 뒤 팀명을 '악동뮤지션'에서 '악뮤'로 변경했던 두 사람. 그러나 다시 한 번 10년 전처럼 사랑스러움 가득한 러브송을 들고왔다. 그때와 지금, 두 사람이 선보인 러브송의 차이는 무엇일까.

이수현은 "이건 오빠가 크게 변화를 느낄 것 같다. 나는 굉장히 한결같은 사람이라 10년 전 '200%'와 지금 '러브 리(Love Lee)'를 부를 때의 마음이 크게 다르지 않다. 기분과 목소리, 창법이 크게 다르지 않다. 정말 변한건 오빠라서 오빠의 이야기가 궁금하다"고 답했다.

그러자 이찬혁은 "그때는 뭘 잘하고, 뭘로 사랑받는지 모르면서 되게 자신있게 노래를 헀던 것 같다. 되게 날 것 그대로가 나갔다"며 "하지만 지금은 여러가지 장르와 활동들을 해보니까 어떤 부분을 사람들이 좋아하고 원하는지 알 것 같아서 그걸 선물처럼 주고 싶은 마음으로 쓴 곡이다. 아무래도 그렇다보니 좀 더, 이전보다 탄탄하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무래도 1집 때는 날것이기 때문에 아마추어 같은 부분이 있다. 그런 것들이 좋은 부분이기도 하지만 그때는 19살 때 나온 곡이었고 거의 10년이 흘러서 나오는 그때 그 풍의 노래다 보니 마음가짐은 훨씬 프로페셔널하고 성숙한 마음가짐을 갖게 된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이에 이수현은 "비슷한 노래지만 10년 전에는 우리를 위한 노래였다면 이번 노래는 진짜 대중과 팬분들을 위한 노래라고 생각한다"라고 거들었다. 이찬혁 또한 "그 표현이 맞는 것 같다. 지금은 팬 분들이 좋아할 노래를 생각해서 만들었다"라고 공감을 표했다.

악뮤는 내년에 데뷔 10주년을 맞는다. 이수현은 "이번 싱글이 이 10주년을 향해서 나아가기 위한 첫걸음이라고 생각해 주시면 좋을 것 같다"며 당차게 말했다. 이찬혁 또한 "우리가 3년 만에 콘서트를 할 것 같다. 되게 기대하고 있었던 공연이 콘서트라서 열심히 준비하고 있으니까 이 부분도 기대해 주시면 좋겠다"라고 덧붙였다.

강다윤 기자 k_yo_o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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