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일반
디즈니+500억 투자 결실
한효주 등 배우들 열연 빛나
[마이데일리 = 노한빈 기자] 만화가 강풀의 첫 집필 '무빙'이 디즈니+ 구원투수로 등극했다.
그간 강풀의 여러 작품이 영상화됐지만, 그가 직접 작가로서 시나리오를 작성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무빙'은 초능력을 숨긴 채 현재를 살아가는 아이들과 아픈 비밀을 감춘 채 과거를 살아온 부모들의 이야기를 그린 휴먼 액션 시리즈로, 누적 조회 수 2억 뷰를 돌파한 동명의 원작 웹툰을 기반으로 한다.
지난 3일 진행된 '무빙' 제작발표회에서 강풀은 "처음 극본 제안받았을 때는 12부작~16부작이었는데 20부작이 되어야 한다고 했다"면서 "사건도 중요하지만 등장인물들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20부작으로 해야 각자의 이야기를 깊게 보여줄 수 있겠더라. 모든 인물들의 서사를 더 깊게 보여주고 싶어서 20부작을 하게 됐다. 볼거리가 많은 작품"이고 설명했다.
강풀이 얘기한 것처럼 지금까지 공개된 '무빙' 1화~9화는 초반 전개부터 다양한 캐릭터들의 서사를 매끄럽게 풀어내며 탄탄한 스토리를 기대한 시청자들의 기대를 만족시켰다. 웹툰을 영상화할 경우, 많은 분량을 짧은 시간으로 압축해야 하기 때문에 변형이 심해지면서 원작의 묘미를 살리기 어렵다. 실제로 강풀의 영상화는 이러한 이유로 뼈아픈 실패를 거둔 경험이 여럿 있다. 강풀이 얘기한 것처럼 12~16부작이었으면 이러한 서사로 시청자들의 설득력을 얻기 힘들었을 터, 20부작을 선택한 그의 안목은 '무빙'의 성공에 한몫했다.
강풀 작품의 중심에는 휴머니즘이 있다. 웹툰에서도 '가족애나 사랑 등 인간이 느끼는 보편적인 감성으로 감동을 끌어내는 데 능하다'는 평을 받는 그가 그려낸 휴먼 액션 시리즈는 시청자들의 마음에도 따뜻한 감동을 자아냈다. "초능력? 그게 뭔데. 사람의 진짜 능력은 공감 능력이야. 다른 사람 마음을 이해하는 능력. 그게 가장 중요한 능력이야. 다른 사람 마음 아프게 하는 게, 그게 무슨 영웅이야"와 같은 강풀의 철학이 담긴 대사는 "역시 강풀"이란 찬사를 이끌어냈다.
한편으로는 그동안 초능력을 다룬 영화들이 큰 성공을 거두지 못해, '무빙'에도 얼마나 시청자들을 설득할 수 있을지 우려를 보내는 시선도 있었다. 하지만 디즈니+의 과감한 투자는 매끄럽게 이어진 액션 시퀀스와 실감 나는 초능력 묘사를 만들어 냈다. 한국 드라마 역대 최고 제작비인 500억 원을 쏟아부은 '무빙'은 풍부한 볼거리로 보는 이들의 만족감을 높였고, 한국형 히어로물 탄생을 고대한 시청자들의 기대에 완벽히 부응했다.
여기에 류승룡, 한효주, 조인성, 차태현, 류승범, 김성균, 김희원, 문성근 등 대한민국 대표 연기파 배우들과 떠오르는 라이징 스타 이정하, 고윤정, 김도훈 배우의 만남은 완성도를 높였다. "어머니 역할의 부담감 때문에 잠도 잘 못 잤다. 많이 노력했다"고 밝힌 한효주는 오랜 시간 홀로 아들을 키운 엄마 미현의 모습은 물론, 너드미 넘치는 안기부 직원 미현의 모습까지 유려하게 소화해 냈다. 특히 8화~9화에서 보여준 조인성과의 애틋한 로맨스는 시청자들을 가슴을 떨리게 만들었다. 이정하, 고윤정, 김도훈의 하이틴 로맨스 역시 몽글몽글한 감정을 떠오르게 했고, 이들은 류승룡, 한효주, 조인성 등 대선배들과 합에서도 완벽한 호흡을 보여주며 극의 재미를 배가시키고 있다.
지난 9일 공개된 '무빙'은 8월 2주차 굿데이터 TV-OTT 통합 종합 화제성 부문 1위에 올랐다. 드라마의 인기는 디즈니+ 이용자 유입으로도 이어졌다. 모바일 인덱스에 따르면 '무빙' 공개 전 23만 명 정도였던 디즈니+의 일간 활성 이용자 수가 일주일 만에 36만 명까지 늘어났다.
지난 21일에는 넷플릭스 '마스크걸'에 밀려 2위를 기록했지만 '무빙'의 화제성 점유율은 20.3%로, 1위와의 격차는 1.5%에 불과했다. 한국형 히어로물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호평과 높은 화제성을 보여주고 있는 '무빙'이 용두용미로 마무리될 수 있을지 기대된다.
노한빈 기자 beanhana@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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