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마이데일리 = 이현호 기자] 한준희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이 위르겐 클린스만 축구대표팀 감독의 외유 논란에 대해 입장을 밝혔다.
한준희 부회장은 25일 ‘마이데일리’를 통해 “클린스만 감독이 최근 비대면 기자회견에서 ‘한국 밖에서도 내 일을 잘하고 있다’고 말했다. 결국엔 경기를 치러보면 알 것이다. 9월, 10월, 11월에 친선 A매치가 있고, 내년 1월에 카타르 아시안컵도 있다”고 전했다.
감독이 본인 입으로 “물리적으로 어디에 있든 선수들을 관찰하는 방법이 예전과 다르다”고 했다. 재택근무를 합리화하는 클린스만 감독의 주장에 대해 한준희 부회장은 비유를 들었다. “시험 준비를 얼마나 잘했는지 확인하려면 시험을 보면 알 수 있죠.”
지난 3월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으로 부임한 클린스만 감독은 ‘한국에 상주하는 조건’으로 대표팀 지휘봉을 잡았다. 과거 독일 축구대표팀 재임 시절에도 자택이 있는 미국에서 재택근무를 하다가 호되게 비판을 받은 적이 있다. 이 때문에 대한축구협회는 해당 조건을 걸고 클린스만 감독과 계약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취임 기자회견에서 “감독인 저는 한국에 거주한다. 유럽에 거주하는 코치들이 토트넘(손흥민 소속팀), 나폴리(당시 김민재 소속팀), 마요르카(당시 이강인 소속팀) 등에 직접 가서 한국 선수를 체크한다. 모든 코치진이 한국에 있을 필요는 없다”고 했다.
그의 말대로 클린스만 감독은 부임 초기에 한국에 오랜 시간 있었다. 축구협회가 마련한 거처에 정착하는 듯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국내 체류 기간보다 해외 체류 기간이 압도적으로 늘었다. 클린스만 감독이 어디에 있는지 축구협회 직원조차 모르는 경우가 허다했다.
한준희 부회장은 “클린스만 감독 계약서를 보지 않아서 한국 상주 조건이 어떠한지 알 수 없다. 계약 위반인지 아닌지 판단할 수 없다"면서도 "해외에 있는 시간이 과도한 건 사실”이라고 했다. 한 부회장은 “다른 나라 국가대표 감독 중에서도 이처럼 해외에 오래 있는 사례를 본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이 때문에 ‘불성실 논란’도 일었다. 끊임없이 대한축구협회와 소통하고, 연령별 대표팀 감독과 협업하고, K리그 현장을 다녀야 하는 직업인데, 지구 반대편에서 모니터만 보고 판단하니 신뢰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전임자 파울루 벤투 감독과 정반대 유형이다.
한준희 부회장은 “축구는 많은 국민들이 지켜보는 스포츠다. 축구 국가대표 감독은 성적 외에도 대국민적 이미지를 높이는 게 중요하다. 현재로서는 성실과 근면 이미지를 보여주지 못했다. 더 신경을 써서 국민들에게 긍정적인 이미지와 성실한 태도를 보여줬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축구대표팀은 오는 9월에 2차례 평가전이 잡혀있다. 두 경기 모두 영국에서 열린다. 8일에 웨일스(카디프시티 스타디움), 13일에 사우디아라비아(세인트 제임스파크)를 상대한다. 10월에는 국내에서 튀니지, 베트남과 붙고, 11월에는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이 있다.
내년 1월에는 클린스만 감독의 첫 메이저대회인 아시안컵이 있다. 한국이 지난 63년간 우승을 못한 대회다. 클린스만 감독은 "가장 큰 목표는 아시안컵 우승"이라고 공언했다. 클린스만 감독이 최근 불거진 각종 논란을 시원한 경기력으로 씻어낼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한다.
이현호 기자 hhhh@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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