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쉬라고 해도...”
LG는 70승 고지를 선점하면서 정규시즌 우승 확률 75.8%(33차례 중 25차례), 한국시리즈 우승 확률 60.6%(33차례 중 20차례)를 확보했다. 8~10일 KIA와의 광주 4연전을 1승3패로 마쳤지만, 여전히 2위 KT에 5.5경기 차로 앞서간다. 이변이 없는 한 29년만의 정규시즌 우승이 눈 앞이다.
LG는 2022년 가을 염경엽 감독 부임 후 빠르게 ‘염갈량’ 색을 입었다. 더 적극적인 주루, 선발과 불펜에 과감한 새 얼굴 발굴이 대표적이다. 확실히 전임 감독과 비교할 때 컬러가 바뀌었고, 팀이 좀 더 단단해진 느낌이 있다. 그러나 디테일한 부분에서 아직도 더 바뀌고, 더 좋아져야 한다는 게 염경엽 감독 진단이다. 염경엽 감독은 9일 KIA와의 광주 더블헤더를 앞두고 두 가지 예를 들었다.
우선 그라운드 외에서의 일이다. 염 감독은 휴식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지도자 중 한 명이다. 특히 시즌 막판이라면 훈련보다 효율적 휴식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예를 들어 LG는 10일 광주 KIA전을 마치면 11일부터 13일까지 사흘간 쉰다.
염경엽 감독은 “화요일까지 이틀 쉰다. 수요일에 간단하게 연습하고 창원으로 이동한다”라고 했다. 심지어 13일에도 훈련을 하고 싶지 않고 쉬고 싶은 선수들은 창원 출발시간에 맞춰 버스에 타기만 하면 된다.
염 감독의 불만이 여기에 있다. “쉬라고 하는데도 다 나와서 연습한다. 오늘도 자율훈련인데 다 나와서 훈련한다”라고 했다. 휴식에 있어서 눈치를 안 주고, 오히려 장려하는데도 선수들이 알아서 훈련하면서 컨디션을 조절하는 게 안타까운 눈치였다. 쉬고 싶으면 정말 푹 쉬어도 된다는 게 염 감독 생각이다.
염 감독은 “지금은 체력적으로 정신적으로 지칠 시기다. 휴식이 첫째다”라고 했다. 물론 좀 바뀌긴 했다는 게 염 감독 설명이다. 하나, 둘씩 훈련을 적게 하거나 생략하는 선수가 나오기 시작했다는 것. 그러나 염 감독은 “내년엔 더 쉴거예요”라고 했다. 더 쉬어야 한다는 얘기다.
선수가 알아서 훈련양과 질을 조절해 최상의 컨디션을 맞추는 게 가장 중요하다는 지론이다. 밀도 높은 훈련은 시즌 전에 미리 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염 감독은 “그래서 아예 (숙소에서)출발시간을 늦춰버린다. 그런데 또 나와서 연습한다”라고 했다.
또 하나는 스리볼 타격이다. 오지환이 8일 광주 KIA전서 3-0으로 앞선 6회초 무사 2,3루서 2타점 우중간 3루타를 뽑아냈다. 경기흐름상 상당히 중요한 한 방이었다. 그런데 볼카운트가 스리볼이었다. KIA 좌완 최지민의 슬라이더-패스트볼-슬라이더가 잇따라 볼이 되는 걸 지켜본 뒤 4구 144km 패스트볼이 가운데에서 약간 낮게 떨어지자 가볍게 툭 밀어 우중간을 갈랐다.
어느 팀, 어느 선수든 스리볼 타격이 가장 애버리지가 높다. 투수로선 무조건 스트라이크 존에 넣어야 하는 볼카운트이기 때문이다. 타격은 스트라이크를 칠 때 안타가 될 확률이 가장 높다. 그러나 한국야구는 그동안 관성적으로 스리볼에서 한 가운데로 패스트볼이 들어와도 지켜보는 경우가 많았다.
근래 들어 많이 바뀌었는데, 여전히 선수마다 편차가 있다. 염경엽 감독은 스리볼 타격을 적극 장려하는 감독이다. 물론 경기흐름에 따라 정말 공 1~2개를 지켜봐야 하는 경우도 있다. 그럴 때는 직접 본인이 웨이트 사인을 주면 된다. 과거 히어로즈, SK 시절에도 그랬다. 어쨌든 볼넷으로는 한 베이스만 차지한다. 그러나 쳐서 좋은 결과가 나오면 2타점 이상, 2루타 이상을 기대할 수도 있다.
염 감독은 “치라고 사인을 냈다. 문보경, 박동원, 오지환은 친다. 동원이는 옛날 넥센 때 같이 있어서 잘 안다. 그런데 오스틴이나 김현수는 절대 안 친다. 쳐야 한다”라고 했다. 기준이 있다. 염 감독은 “가까운쪽을 봐야 한다. 몸에서 가까운 직구 타이밍일 때 쳐야 한다”라고 했다.
이젠 KBO리그도 스리볼 타격이 늘어나긴 했다. 염 감독은 “이제 투수들이 스리볼에서 주자가 몰릴 때 직구를 던지지 주자 없으면 커브나 슬라이더를 던진다. 이미 우리랑 하는 팀들은 변화구를 많이 던진다”라고 했다. 이 변화구가 스트라이크 존을 벗어나면 걸어 나가면 되고, 실투라면? LG로선 땡큐다.
광주=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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