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어깨가 무거워진다…'835억' 투수의 돌진, 역대급 본헤드→TOR 3연승 중단→TEX와 0.5G 차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갈 길이 바쁜 토론토 블루제이스가 아메리칸리그 와일드카드(WC) 경쟁을 펼치고 있는 텍사스 레인저스에게 덜미를 잡혔다. 류현진의 어깨가 무거워 질 수밖에 없다.

토론토는 12일(이하 한국시각)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의 로저스센터에서 열린 2023 메이저리그 텍사스 레인저스와 홈 맞대결에서 3-10으로 완패, 3연승의 좋은 흐름에 제동이 걸렸다.

이날 경기 전까지 토론토는 3연승을 질주하며 80승 63패 승률 0.559로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3위, 와일드카드 2위에 랭크돼 있었다. 토론토와 와일드카드 한 자리를 놓고 경쟁을 펼치고 있는 텍사스는 2연승을 달리며 74승 64패 승률 0.549로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3위, 와일드카드 4위에 이름을 올렸다.

와일드카드의 경우 각 지구 1위 팀을 제외, 해당 리그에서 가장 승률이 높은 세 팀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수 있는데, 토론토와 텍사스의 격차는 1.5경기에 불과했다. 양 팀의 입장에서 가을 무대를 밟기 위해서는 반드시 승리해야 할 맞대결. 여기서 텍사스가 미소를 지었고, 격차는 0.5경기로 좁혀지게 됐다.

경기 초반의 텍사스가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텍사스는 2회초 미치 가버가 볼넷, 로비 그로스먼이 안타를 뽑아내는 등 2사 2, 3루 기회를 잡았다. 여기서 토론토 선발 크리스 배싯이 투구를 준비하던 중 3루 주자를 향해 갑작스럽게 질주했는데, 이때 투구판 이탈 규정을 위반 판정을 받았다. 메이저리그의 경우 투수가 한 타자를 상대할 때 두 번 이상 투구판에서 발을 빼게 될 경우 모든 주자가 한 베이스씩 진루하게 된다. 보크와 같은 결과를 낳는 셈.

수비 시프트를 펼치면서 3루 주자의 발을 묶을 3루수가 없었던 까닭에 배싯이 투구판에 발을 떼고 주자를 향해 돌진했던 것이 결국 최악의 결과로 이어졌다. 텍사스는 결정적인 한 방을 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배싯의 치명적인 실수로 손쉽게 선취점을 손에 넣었다.

토론토는 곧바로 흐름을 뒤집었다. 토론토는 2회말 데이비스 슈나이더가 안타를 치고 출루하며 물꼬를 튼 후 캐반 비지오가 볼넷을 얻어내 1, 2루 찬스를 손에 넣었다. 여기서 알레한드로 커크가 동점 적시타를 터뜨렸고, 이어지는 만루 찬스에서 조지 스프링어가 역전 적시타를 뽑아내며 2-1로 앞섰다.

하지만 기쁨은 잠시였다. 시애틀은 3회초 공격에서 선두타자 에반 카터가 토론토 배싯의 2구째 87.6마일(약 141km) 몸쪽 슬라이더를 힘껏 잡아당겼고,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메이저리그 데뷔 첫 홈런을 뽑아내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배싯은 지난 2020년 메이저리그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 전체 50순위로 텍사스의 선택을 받은 '특급유망주'.

경기 중반부터는 텍사스가 흐름을 주도했다. 텍사스는 4회 득점권 찬스에서 코리 시거가 균형을 무너뜨리는 적시타를 터뜨리더니, 5회초 그로스먼과 레오디 타베라스의 연속 안타로 만들어진 1, 3루에서 배싯의 폭투로 한 점을 더 뽑아냈다. 그리고 요나 하임이 1타점 2루타를 폭발시키면서 간격은 2-5까지 벌어졌다.

토론토는 6회말 공격에서 한 점을 만회하며 다시 추격의 발판을 만드는 듯했으나, 7회초 텍사스 타선이 대폭발했다. 텍사스는 마커스 세미엔의 볼넷, 시거의 2루타, 미치 가버의 자동 고의4구로 만들어진 만루 찬스에서 그로스먼이 자신의 아웃카운트와 한 점을 맞바꿨고, 이어 하임이 토론토의 바뀐 투수 헤네시스 카브레라를 상대로 '그랜드슬램'을 폭발시키면서 승기는 텍사스쪽으로 기울었다. 결국 토론토는 벌어진 간격을 좁히지 못했고, 연승 행진이 끊기게 됐다.

일단 토론토, 텍사스와 함께 와일카드 티켓을 놓고 경쟁하는 시애틀 매리너스의 경기 결과가 나오지 않은 까닭에 와일드카드 순위가 바뀌지는 않았지만, 이날 패배는 토론토에게 매우 치명적인 것은 분명했다. 이로써 13일 선발 투수로 마운드에 오르는 류현진의 어깨가 매우 무거워졌다. 이날 선발 배싯(5⅓이닝 5실점)처럼 류현진이 무너질 경우 토론토는 와일드카드 경쟁에서 불리한 상황에 놓이게 되는 까닭이다.

류현진과 맞붙는 텍사스는 선발로 연봉 '4333만 달러(약 574억원)'의 사나이이자 메이저리그 통산 213승을 기록 중인 맥스 슈어저가 나선다. 류현진이 좋은 투구를 펼치더라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상대인 이유다. 일단은 텍사스의 강타선을 류현진이 확실하게 막아줄 필요성이 있다.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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