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에 역행하는 돌연변이 FW의 등장!"…최고 명장의 전술도 바꾼 괴물, '이상한' 그가 세계 축구를 지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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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최용재 기자]리오넬 메시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세계 축구를 지배할 때부터 시작된 현상이다. 세계 축구계에 '정통 스트라이커'가 사라지기 시작했다.

모두가 알다시피 메시와 호날두는 정통 스트라이커가 아니다. 윙어 혹은 가짜 9번이었다. 이들은 각종 득점 신기록을 경신했고, 수많은 득점왕을 차지했다. 이들의 영향력이 커지면 커질수록 많은 팀들이 정통 스트라이커보다 가짜 9번의 역량에 집중했고, 가짜 9번을 활용할 수 있는 전술을 선택했다.

그렇게 시작된 흐름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정통 스트라이커들의 큰 힘을 쓰지 못하는 시대다. 영국의 '미러'가 이런 현상에 대한 심층 보도를 실었다.

아스널의 전설적 감독이자 세계적 명장인 아르센 벵거 감독은 "과거 축구에서 센터포워드는 게임을 지배하는 가장 파괴적인 존재였다. 그러나 최근 많은 골을 넣는 9번 선수들의 수가 감소하고 있는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좁은 활동 반경, 제한된 움직임 등 정통 스트라이커에는 한계가 있다. 결정적 이유는 정통 스트라이커가 팀워크를 해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센터포워드는 최전방에서 동료들의 패스를 받아 골을 넣는 것을 제외하고 팀에 기여하는 것이 없다는 의미다. 팀 전체의 활기, 팀 전체가 하나로 연결되는 유기적인 움직임을 방해한다는 분석이다.

과거 토마스 투헬 감독은 "축구는 팀 스포츠다. 10명의 선수가 한 명의 선수에게 봉사하는 스포츠가 아니다. 이건 축구가 아니다. 11명의 모든 선수들이 팀에 헌신하기 위해 팀이 존재하는 것이다. 이것이 축구의 원칙"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런 현상이 가장 두드러진 팀은 독일 대표팀이다. 정통 스트라이커가 없고, 가짜 9번 전술이 철저히 실패한 독일. 이 현상은 결국 한지 플릭 감독 경질을 이끌었다.

독일에는 정통 스트라이커도, 확실한 가짜 9번도 없다. 대표적인 가짜 9번의 선수가 카이 하베르츠. 그는 아스널에서 엄청난 비난을 받고 있는 공격수다. 일본과의 1-4 참패 속에서 하베르츠는 제역할을 해내지 못했다. 하베르츠는 어리둥절한 선수로 남았다. 그는 한 번도 탁월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대표팀뿐 아니라 유럽 빅클럽들도 이런 현상을 시대의 흐름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모하메드 살라(리버풀), 비니시우스(레알 마드리드), 킬리안 음바페(파리 생제르맹) 등 세계 최고의 공격수로 평가 받는 선수들은 모두 정통 스트라이커가 아니다. 정통 스트라이커의 숫자는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는 형국이다.

현재까지 남아있는 정통 스트라이커라할 수 있는 로멜루 쿠카쿠는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했고, 심지어 해리 케인과 같은 검증된 스트라이커가 최근 플레이메이킹적인 측면을 발전시키고 있는 모습을 보였다. 이 역시 변하는 시대에 적응하려는 케인의 시도였다. 

벵거 감독은 "이런 현상은 최전방 공격수에 대한 득점 요구가 이전보다 낮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모든 선수들이 포지션 플레이를 하고, 모든 선수들이 골을 넣을 수 있는 시대다. 최전방 공격수가 득점만을 해야 한다는 목표를 수정해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런데 이런 시대의 흐름에 '역행'하는 선수가 있다. '돌연변이'의 등장이다. 바로 엘링 홀란드(맨체스터 시티)다. 

최전방 스트라이커임에도 포스가 줄어들지 않는다. 정통 스트라이커의 책무을 가진 채 골폭격을 시도하고 있다. 지난 시즌 EPL 36골로 역대 한 시즌 최다골 신기록을 세웠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어스리그(UCL)에서도 12골로 득점왕. 올 시즌도 EPL 6골로 1위를 달리고 있다.

'미러'는 "홀란드는 지금 이 시대에 이상한 선수로 남아있다. 그의 목표는 골이다. 홀란드의 추진력은 대단하다"고 표현했다.

홀란드의 시대에 역행하는 역량은 세계 최고의 명장 펩 과르디올라 감독의 전술도 바꿨다. 과르디올라 감독이 가장 좋아하는 전술은 가짜 9번이다.

바르셀로나 천하를 만들었을 때 주로 사용한 전술, 그 역할은 메시가 담당했다. 또 과르디올라 감독은 바르셀로나 시절 최전방 스트라이커인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를 활용하지 않으며 불화를 겪은 경험도 있다.  

이런 과르디올라 감독의 철학도 홀란드 앞에서는 힘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홀란드의 가치와 역량을 활용하지 않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전술을 버릴 정도로. 맨시티 천하를 이룩하는데 최전방 스트라이크 홀란드의 역할이 가장 컸다는 건 부정할 수 없다.

'미러'는 "유럽 모든 클럽들이 최전방 스트라이커를 없애는 전략으로 수정하는 가운데, 오직 맨시티만이 죽어가는 최전방 스트라이커 포지션에 세계 최고의 선수를 보유하고 있다. 이 사실에는 잔인한 아이러니가 들어 있다"고 설명했다.

[엘링 홀란드, 펩 과르디올라 감독, 해리 케인. 사진 = 게티이미지코리아]

최용재 기자 dragonj@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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