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야구
13일 텍사스전, 퀄리티스타트 달성
패전 떠안았지만 호투 평가 일색
[마이데일리 = 심재희 기자] 45.2km.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6)이 13일(이하 한국 시각) 텍사스 레인저스와 경기에서 남긴 상징적인 숫자다. 시속 62.5마일(약 100.6km)짜리 초저속 커브를 던져 타자의 타이밍을 빼앗고, 시속 90.6마일(약 145.8km)에 이르는 포심패스트볼을 스트라이크 존 구석에 꽂아 정타를 피했다. '완급조절의 신'이라는 표현이 과하지 않다.
류현진이 중요한 경기에서 패전을 떠안았다. 아메리칸리그 와일드카드 싸움을 벌이고 있는 텍사스전에서 팀의 승리를 이끌지 못했다. 그래도 찬사 일색이다. 1년 2개월 공백이 무색할 정도로 빅리그 복귀 후 잘 던졌고, 이날도 변함없이 안정된 투구를 펼쳤다. 비록 팀이 3-6으로 졌지만, 개인적으로는 480일 만에 빅리그 퀄리티 스타트(선발 등판 6이닝 이상 3실점 이하 기록)를 달성했다.
총 82개 공을 던졌다. 59개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을 정도로 제구가 좋았다. 포심패스트볼 25개, 체인지업 18개, 커터 18개, 커브 16개, 싱커 5개를 섞어 타자들을 상대했다. 최고 구속은 시속 90.6마일을 찍었다. 6이닝을 소화하며 5피안타 1피홈런 3실점 1볼넷 5탈삼진을 기록했다. 시즌 성적 3승 3패 평균자책점 2.93을 마크했다.
텍사스 강타선을 상대로도 주눅들지 않았다. 이날은 특히 포심패스트볼 위력이 좋았다. 이전보다 평균 구속과 최고 구속이 조금씩 더 올랐다. 여기에 커터, 체인지업, 커브, 싱커를 구간별로 속도 조절해 타자들을 헷갈리게 만들었다. 초저속 커브를 보여주고, 포심패스트볼로 스트라이크 존 구석을 공략했다. 느린 공을 가지고 있는 선수가 쉽게 할 수 없는 경기 스타일을 보였다.
배짱과 관록으로 상대 타자들을 요리했다. 느리게 더 느리게, 그리고 갑자기 빠르게. 완급조절을 자유자재로 하면서 상대와 수 싸움을 계속 펼쳤다. 홈런을 맞고, 장타를 허용하기도 했지만 전체적인 주도권을 쥐고 경기를 이어갔다. 시속 145km 포심패스트볼을 시속 160km 광속구로 느껴지게 만드는 마법을 부렸다. 실제로 이날 포심패스트볼 피안타율 제로를 마크했다.
82개의 공으로 6이닝을 먹어 치운 부분도 대단하다. 긴 부상 공백으로 어느 정도 보호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경제적인 투구로 5이닝 이상을 꾸준히 책임지고 있다. 부활 뒤에 달렸던 물음표는 이제 완전히 느낌표로 바뀌었다. 토론토의 후반기 히든카드에서 선발 믿을맨으로 확실히 거듭났다.
[류현진.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심재희 기자 kkamano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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