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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노한빈 기자] 김지운 감독이 영화 '거미집'을 작업하면서 떠오른 생각들을 고백했다.
14일 서울 강남구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거미집' 언론·배급 시사회가 열렸다. 상영 후 진행된 기자 간담회에는 김지운 감독과 송강호, 배우 임수정, 오정세, 전여빈, 정수정, 박정수, 장영남이 참석했다.
영화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2008), '밀정'(2016)의 김지운 감독 신작 '거미집'은 1970년대, 다 찍은 영화 '거미집'의 결말만 바꾸면 걸작이 될 거라 믿는 김열 감독(송강호)이 검열, 바뀐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는 배우와 제작자 등 미치기 일보 직전의 현장에서 촬영을 밀어붙이는 이야기를 유쾌하게 그렸다. 제76회 칸국제영화제 비경쟁 부문에 초청돼 첫선 보인 바 있다.
이날 김지운 감독은 극 중 '고생해서 찍어야 영화에 잘 담긴다'는 대사에 대해 "영화 속 김 감독이 하는 얘기들이 실제로 제가 하던 얘기와 비슷한 게 몇 개 있다"며 "실제로 현장에서 느낀 것을 김 감독을 통해 얘기한 것 같기도 하다. 저도 '놈놈놈'까지는 시나리오가 가혹하다고 할 정도로 되게 빡세게, 혹독한 고생을 시키는 감독으로 유명했다"고 말했다.
이어 "질량 총량의 법칙은 사라지지 않는 것 같다"며 "경험상으로 힘들고 어렵게 찍은 것들이 그 에너지가 온전히 화면에 있다는 생각이 들고 그 안에 담긴다고 생각하는 사람 중 한 명이다. 최근에 '반칙왕', '장화홍련', '달콤한 인생'을 리마스터링 하면서 다시 봤다. '그 때는 정말 집요했구나', '혹독하게 영화를 찍었구나' 느꼈다"고돌이켰다.
또한 김지운 감독은 "오랜만에 본 영화를 통해서 그 때 느낀 감정, 영화에서 쏟아낸 에너지가 떠올랐다"며 "김 감독을 통해 얘기했다. 오정세 씨와 하는 대화 중에 '나만 좋으려고 하는 것이냐'는 대사가 있다. 배우도 '진짜로 연기로 했을 때 큰 스크린에서 창피하지 않은 것 아니냐'고 한다. 혹독한 연기 디렉션을 주면서 배우들에게, 제 마음 속에서 떠올렸던 대사다"라고 털어놨다.
"'놈놈놈' 때 폭파 신이 있었다"는 그는 "내가 생각했던 것 보다 과하게 폭발이 일어났다. 폭발하고 나서 불씨가 남으면 안 되니까 다들 뛰어가서 불을 끄는데 나만 뛰어가면서 '다 잘 찍혔지?'라고 촬영 감독에게 말했다. 광기인가 싶었다. 정말 치열하게, 집요하게, 열정적으로, 미친듯이, 누가 보면 광기라고 느낄 정도로 찍었던 것 같다. 결과적으로 어렵게 찍을수록 서려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남들은 모를 수도 있지만 제가 알게 되지 않냐. 영화적 믿음이 됐던 거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한편 '거미집'은 오는 27일 전국 개봉한다.
노한빈 기자 beanhana@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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