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관 방통위원장, 이통 3사 ‘단말기 가격 인하’ 압박…유통업계 “탁상공론” 비판

소비자 부담 평균가 87만원으로 9년간 41% 증가
“단통법 통과해도 지원금 줄이면 결국 조삼모사”
“중저가 단말기 공급이 비교적 실현 가능성 높아”

[마이데일리 = 구현주 기자] 이동관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비싼 단말기 가격을 낮추고자 이동통신업계를 대상으로 압박에 나섰다. 기존대로 단말기유통법(단통법) 개정 등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은데, 이동통신 유통업계는 이를 ‘탁상공론’으로 여기고 있다. 

15일 이동관 위원장은 과천 청사에서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3사 대표와 간담회를 가지고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과 가계 통신비 절감 등 정책에 대해 논의했다.

이동관 위원장은 “고가요금제, 고가단말기 위주 판매 정책으로 우리나라 통신비가 국제적 수준에 비춰 저렴하다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고가단말기와 이로 인한 가계 부담은 몇 년째 질타를 받고 있다. 방통위는 지난 2021년부터 단통법 개정안을 추진해왔지만 3년째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현재 대리점 또는 판매점은 이동통신사가 공시한 지원금 15% 내에서만 소비자에게 지원금을 추가로 지급할 수 있다. 방통위가 제출한 개정안은 이 추가지원금 한도를 30%로 높였다.

실제 지난 9년간 소비자가 실제 지불한 단말기 비용은 크게 높아져왔다. 

박완주 무소속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7월 기준 국내 휴대전화 단말기 평균 가격은 87만3597원으로 지난 2014년(62만639원) 대비 41% 증가했다. 이는 출고가에서 공시지원금과 통신사 마케팅 지원금을 제외한 비용이다.

이동통신 유통업계에서는 방통위가 추진 중인 단통법 개정안 자체에 대해 여전히 회의적인 반응이다.

단통법 자체가 이동통신사 지원금에 따라 대리점 추가지원금이 달라지는 구조이기에,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란 이유에서다.

아울러 이동통신 유통업계에서는 방통위가 단말기 가격을 낮추기 위해 시장에 ‘중저가 단말기’를 공급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일각에서 제기하는 분리공시제 시행 등은 현실성이 떨어지기에 그나마 당국 입장에서 실현 가능한 정책이 중저가 단말기 공급이다. 분리공시제는 단말기 제조사와 통신사 판매지원금을 별도로 공시하는 제도다.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 관계자는 “단통법이 개정돼도 이동통신사가 지급하는 지원금을 줄이면 대리점 추가지원금도 같이 줄기에 결국 조삼모사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단말기 제조사는 국내만이 아닌 글로벌 시장에서 휴대폰을 판매하는데 자칫하면 국내 공시지원금이 공개되면 국제 반덤핑 등 소송에 휘말릴 수 있다”고도 문제를 제기했다. 

구현주 기자 winter@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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