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심혜진 기자] LG 트윈스 '람보르기니' 박해민이 대기록을 수립했다. 부모님과 가족이 보는 앞에서 말이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또 하나의 기록을 수립하겠다는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박해민은 1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SSG 랜더스와 홈경기서 9번 중견수로 선발 출장해 3타수 1안타 1도루 2득점으로 팀의 10-4 승리에 힘을 보탰다.
3회 선두타자로 맞이한 첫 타석에서 2루 땅볼로 물러난 박해민은 5회말 2사에서 등장한 두 번째 타석에서 출루에 성공했다. SSG 선발 오원석을 상대로 좌전 안타를 때려냈다. 그리고 홍창기 타석 때 2루를 훔쳤다. 시즌 20호 도루.
대기록이 수립된 순간이다. 이 도루로 박해민은 역대 2번째 10시즌 연속 20도루 기록을 달성했다. 종전 기록은 정근우(은퇴)가 기록했었다. 그는 11시즌 연속(2006년~2016년) 20도루를 기록했었다.
박해민도 1년 더 20도루를 기록한다면 정근우와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다.
2012년 육성선수로 삼성 라이온즈에 입단한 박해민은 2013시즌까지 1군에서 볼 수 없었다. 하지만 빠른 발을 앞세워 2014년 1군에 입성했고, 본격적으로 주전 자리를 꿰찼다. 2021시즌이 종료된 뒤에는 FA 자격을 얻어 LG로 이적했다. 4년 60억원 계약을 맺었다.
그리고 줄무늬 유니폼을 입고도 20도루를 계속해서 해 나갔고, 올해 대기록을 세울 수 있었다.
경기 후 만난 박해민은 "10년 연속 20도루를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그걸 목표로 잡고 뛰진 않았다. 차곡차곡 쌓여서 이렇게 할 수 있어 뿌듯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일단 정근우의 기록에 도전해보려 한다.
그는 "공동 1위 기록을 깨고 싶은 욕심도 있지만, 도루라는 것은 개인만 생각해서 할 수 없는 것이다. 팀도 생각하면서 제 장점을 살리는 방법으로 해보겠다"며 "아직 (FA 계약이) 2년 남았다. 욕심이 나는 것은 사실인데, 도루 욕심을 내다 보면 이기적으로 보일 수 있다. 내가 할 수 있는 야구를 하다보면 결과는 따라올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소신을 밝혔다.
염경엽 감독이 LG 지휘봉을 잡고 있는 동안은 '뛰는 야구'가 계속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박해민에게는 더욱 유리한 환경이 만들어진다.
그 역시 "감독님 임기가 2년 남으셨다(웃음). 일단 다치지만 않으면 충분히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해민은 통산 4회 도루왕에 올랐다. 한 번만 도루왕을 한다면 '원조 대도' 김일권(전 해태)의 통산 5회 기록을 따라잡게 된다.
박해민은 "도루왕을 5번 하신 분은 김일권 선배님 딱 한 분밖에 없다. 이 기록도 해보고 싶다"고 강조한 뒤 "일단 올해 우승을 한 뒤 내년에 다시 도전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다"고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잠실=심혜진 기자 cherub0327@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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