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참 잘 버텼다. 그리고 다시 불타오른다.
KIA 외야수 이우성(29)에게 15일 광주 두산전은 다사다난했다. 1-2로 뒤진 4회말 두산 브랜든 와델의 슬라이더를 잡아당겨 좌월 만루포를 터트릴 때만 해도 히어로가 되는 듯했다. 2013년 두산에서 데뷔한 그의 생애 첫 만루홈런이었다.
그러나 0-1로 뒤진 2회말 1사 3루서 3루 땅볼을 치고 상대 3루수의 1루 악송구에 2루 진루를 시도하는 과정에서 나광남 1루심과 세게 부딪혔다. 둘 다 넘어졌고, 조용히 다가온 두산 2루수로부터 태그 아웃을 다했다. 심판과 부딪히면 인플레이이기 때문에, 이우성으로선 불운한 순간이었다.
그리고 6-6 동점이던 8회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서 김명신으로부터 종아리를 강타당해 교체됐다. 고통을 참고 1루에 나갔으나 이현곤 1루 코치가 교체 사인을 냈다. 당시 김명신(30)이 3루 덕아웃으로 향하던 이우성에게 미안한 표정과 “괜찮냐”라고 묻는 모습이 중계방송 화면에 잡혔다.
정확히 올 시즌 자신의 100번째 경기였다. 2013년에 데뷔했으나 1군 통산 428경기 출전이 전부일 정도로 평생 백업으로 살았다. 자신의 생애 첫 시즌 100경기 출전이었다. 100번째 경기서 만루홈런도 치고 황당한 주루사에 사구까지 겪었으니, 잊지 못할 하루가 됐을 것이다.
어쩌면 이우성으로선 16일 광주 두산전 우천취소가 다행이다. 회복할 시간을 충분히 벌었기 때문이다. 앞으로 이우성 특유의 건실한 공수주가 중요하다. 최원준의 외야행으로 사실상 플래툰으로 나서다 최근 다시 활용폭이 넓어졌다. 나성범이 10일 광주 LG전 사구로 수비를 하지 못했고, 최원준이 이야로 옮겼으나 타격부진이 이어지기 때문이다.
더구나 최원준은 22일 이의리, 최지민과 함께 항저우아시안게임대표팀에 합류한다. 반면 이우성은 확실히 불규칙한 출전에 컨디션을 맞추는 요령을 아는 선수다. 최근 10경기서도 19타수 6안타 타율 0.316 1홈런 5타점 4득점으로 괜찮았다. 최원준 공백은 이우성, 이창진, 고종욱이 돌아가며 메우면 그렇게 크지 않을 듯하다.
이우성은 전반기에도 나성범 공백을 실질적으로 가장 잘 메운 선수였다. 전반기 막판부터 후반기 초반까지 슬럼프를 겪더니 이후 출전기회가 전반기처럼 안정적이지 않았음에도 타격감을 다시 올린 모습이 단연 인상적이다. KIA 라인업에 스타가 많지만, 이우성의 대기만성 스토리도 눈에 띈다.
100경기서 266타수 79안타 타율 0.297 7홈런 40타점 34득점 OPS 0.791 득점권타율 0.278. 생애 첫 3할이 보인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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