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루 8개' 빛났던 위기관리 능력…4승 불발됐지만, 류현진 4⅔이닝 2K 무실점 'ERA 2.62'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이 5이닝을 채우지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가면서 4승 수확에 실패했다. 하지만 숱한 위기 속에서도 무실점을 거듭한 것은 분명 고무적이었다.

류현진은 18일(이하 한국시각)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의 로저스센터에서 열린 2023 메이저리그 보스턴 레드삭스와 홈 맞대결에 선발 등판해 4⅔이닝 동안 투구수 83구, 6피안타 2볼넷 2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2.93의 시즌 평균자책점은 2.62로 대폭 낮췄다.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의 토미존 수술을 받은 선수가 맞는지 의문이 들 정도의 활약이 아닐 수 없다. 복귀전에서 5이닝 4실점(4자책)으로 아쉬움을 남긴 이후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와 맞대결에서 4이닝 노히트 투구를 선보인 류현진은 이후 5경기 연속 5이닝 2실점을 기록하며 '예열'을 모두 마쳤다.

직전 등판의 투구는 '최고'였다. 류현진은 지난 13일 텍사스 레인저스를 상대로 복귀 후 처음으로 6이닝 투구를 소화,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 이하)를 기록했다. 타선의 지원을 받지 못해 승리를 수확하지 못한 것이 아쉬울 따름. 현재 토론토는 텍사스, 시애틀 매리너스와 아메리칸리그 와일드카드 티켓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데, 류현진은 직전 등판에 이어 다시 한번 가장 중요한 순간에서 다시 마운드에 올랐다.

1회부터 수비의 도움을 받으며 경기를 시작했다. 류현진은 선두타자 세단 라파엘로에게 4구째 88.9마일(약 143.1km)의 포심 패스트볼을 공략당해 우익수 방면에 안타성 타구를 허용했다. 그런데 이때 우익수 캐반 비지오가 날아올랐다. 비지오는 다이빙캐치를 통해 라파엘로 타구를 건져냈고, 3루타로도 이어질 수 있었던 안타를 지워냈다.

비지오의 든든한 지원 속에서 경기를 시작한 류현진은 깔끔하게 이닝을 매듭지었다. 류현진은 후속타자 롭 레프스나이더를 상대로 1B-2S에서 4구째 85.6마일(약 137.8km) 커터를 위닝샷으로 구사해 첫 삼진을 솎아냈고, '옛 동료' 저스틴 터너와는 7구 승부 끝에 좌익수 뜬공으로 잡아내면서 삼자범퇴로 이닝을 매듭지었다.

이날 토론토 수비수들의 지원은 그야말로 '든든'했다. 류현진은 2회초 선두타자 라파엘 데버스에게 내야 안타를 허용, 후속타자 애덤 듀발에게는 좌익수 파울 라인 안쪽에 떨어진 뒤 관중석으로 넘어가는 인정 2루타를 맞으면서 첫 위기를 맞았다. 여기서 또 한 번도 도움이 나왔다. 류현진은 후속타자 파블로 레예스에게 유격수 방면에 땅볼을 유도했고, 이때 보 비셋이 홈으로 뛰는 데버스를 지워냈다.

이번에도 류현진은 야수들의 수비에 완벽하게 부응했다. 류현진은 이어지는 1사 1, 2루에서 트레버 스토리를 초구에 중견수 뜬공으로 잡아내면서 두 번째 아웃카운트를 만들었다. 그리고 바비 달벡 또한 우익수 뜬공으로 묶으며 경기 초반부터 찾아온 큰 위기를 극복하는데 성공했다.

3이닝 연속 수비의 도움을 받지는 못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자신의 힘으로 위기를 탈출했다. 류현진은 3회 리즈 맥과이어에게 커브를 공략 당해 중견수 방면에 안타를 맞은 뒤 라파엘로와 맞붙었다. 라파엘로는 직전 타석에서도 날카로운 타구를 만들어냈던 선수. 역시 감이 좋은 듯했다. 라파엘로는 류현진은 '주무기' 체인지업을 받아쳐 3루 베이스 위를 절묘하게 넘어가는 2루타를 터뜨렸다.

류현진은 다시 찾아온 무사 2, 3루의 위기에서 레프스나이더를 좌익수 방면에 뜬공으로 돌려세우며 첫 번째 아웃카운트를 생산했다. 타구가 얕았던 탓에 홈을 파고들 수 없었던 타구. 그리고 후속타자 터너를 3루수 땅볼로 잡아내면서 빠르게 아웃카운트를 쌓았다. 여기서 류현진은 의도한듯 데버스에게 볼넷을 내준 뒤 듀발과 승부를 선택했다.

류현진은 듀발을 상대로 초구에 스트라이크를 잡아낸 뒤 두 개의 파울을 만들어내는 등 0B-2S의 유리한 카운트를 점했다. 그리고 4구째 90.3마일(약 145.3km) 하이패스트볼을 던져 우익수 뜬공을 만들어내며 이닝을 매듭지었다. 류현진은 듀발의 타구가 뜬공으로 이어졌음을 직감한듯 타구를 쳐다보지도 않고 손을 치켜세우며, 위기를 탈출한 기쁨을 표현했다.

류현진은 4회 선두타자 레예스를 1루수 파울플라이로 돌려세운 후 스토리에게 3루수 방면에 땅볼을 유도하며, 깔끔하게 이닝을 매듭짓는 듯했다. 그런데 스토리의 땅볼에 채프먼이 수비 실책을 범하면서 주자가 출루, 후속타자 달벡에게 안타를 맞아 다시 한번 1, 3루 위기에 몰렸다. 그러나 이번에도 위기관리 능력은 빛났다. 류현진은 맥과이어를 초구에 유격수-2루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타로 묶어내며 1점차 리드를 지켜냈다.

1회 이후 단 한 번도 삼자범퇴 이닝은 없었다. 하지만 실점 또한 없었다. 5회초 선두타자 라파엘로가 친 타구가 류현진 방면으로 향했다. 이때 류현진이 폴짝 뛰어올라 타구를 잡아낸 뒤 1루수에게 공을 건네며 첫 아웃카운트를 생산했다. 그리고 후속타자 레프스나이더의 타구 또한 류현진에게 향했는데, 이 타구를 잡아내는 과정에서 공을 놓치며 내야 안타를 허용했다.

류현진은 침착하게 터너를 삼진 처리하며 두 번째 아웃카운트를 뽑아냈지만, 후속타자 데버스에게 볼넷을 내주면서 4이닝 연속 실점 위기에 몰렸다. 여기서 토론토 벤치가 움직였다. 결과는 베스트였지만, 줄곧 위기 상황을 맞는 상황에서 1점차의 리드를 지켜내기 위해 승부수를 띄운 것.

류현진에 이어 마운드에 오른 이미 가르시아는 듀발과 5구 승부 끝에 삼진을 뽑아내면서 이닝을 마무리했고, 류현진은 4⅔이닝 무실점으로 경기를 마치게 됐다.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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