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광주 심혜진 기자] 이틀 전 서울시가 잠실 돔구장 계획을 발표한 가운데 셋방살이를 해야 하는 LG 염경엽 감독은 쓴소리를 남긴 데 이어 야구인의 반성을 이야기했다.
서울시는 지난 18일 잠실 돔구장 계획을 발표했다. 잠실에 돔구장을 포함해 세계적 수준의 '스포츠·마이스(MICE) 복합단지'와 함께 한강과 연계한 수변생태문화공간을 조성한다는 내용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2025시즌이 끝난 뒤 기존 잠실구장을 철거, 이후 그 자리에 돔구장 건설을 착공할 예정이다. 2031년 말 준공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돔 형태로 건립돼 우천과 폭염 등 악천후에 영향을 받지 않고 안정적 운영이 가능하다"며 "야구장과 호텔을 연계 조성해 객실, 레스토랑, 피트니스 등 호텔 여러 공간에서 이색적인 경험을 제공할 계획이다"고 전했다.
발표되기 전까지 KBO와 두산, LG는 잠실주경기장을 임시 구장으로 쓰겠다고 요청을 했었다. 부산시도 사직구장 자리에 새구장을 건립하면서 대체지로 인근 아시아드경기장을 쓰는 것으로 고려하고 있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하지만 서울시는 안전 문제로 반대했다.
때문에 갑작스럽게 두산과 LG는 셋방살이에 나서야 하는 상황이다. 고척 스카이돔, 인천 SSG랜더스필드, 목동구장, 수원KT위즈파크 중 하나를 임시 홈구장으로 쓰는 것으로 알아보고 있다는 것이다.
두산과 LG로서는 당혹스럽다. 염경엽 감독은 "가장 중요한 것은 두산 팬과 LG 팬이다. 팬들이 야구를 보는 데 있어서 불편함이 없어야 한다. 불편함이 없어야 하며 좋은 환경에서 야구를 보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는 시와 구단이 합의해야 할 첫 번째 문제다. 팬들을 가장 먼저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KBO와 구단의 의견은 종합 운동장을 사용하는 것이다. 안전 문제가 있다고 하지만 종합 운동장을 배제해서는 절대로 안 된다"면서 "기존에 경기를 하던 곳 바로 옆으로 오는 것이 팬들 입장에선 가장 편하다. 물론 안전 문제도 중요하다. 이는 시와 구단이 해결해야 문제다. 통로가 좁으면 넓게 만들면 되고, 공사로 더 많이 만들 수 있다. 이는 어렵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번 서울시의 발표로 한국야구의 산실이었던 동대문야구장에 이어 잠실야구장까지 사라지게 됐다. 동대문야구장은 1959년에 설립돼 2006년 철거됐다. 1983년 프로야구 개막식이 열린 곳이기도 하다.
염경엽 감독은 특히 동대문 야구장 철거 당시를 떠올리며 작심발언을 했다. 염 감독은 "동대문야구장을 없앤 것은 최악이다. 동대문 상권을 죽인 것이다. 동대문에 돔이 생겼으면 동대문 상권을 완전히 살았을 것이다. 거기에 호텔까지 들어갔다면 외국인들까지 오면서 경제적으로 좋아졌을 것이다. 매일 1만 5000명씩 동대문으로 쏟아지는 것 아닌가"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야구인들도 움직였어야 했고, 야구 협회도 움직였어야 했다. 결국 야구인이 바보다. 우리가 최적지를 놓친 것이다. 동대문야구장 사라질 때 야구인들이 데모 한 번 안 했다. 그때 모두가 뭉쳤어야 했다. 야구인이 반성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광주=심혜진 기자 cherub0327@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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