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수원 박승환 기자] KT 위즈가 롯데 자이언츠와 팀 간 시즌 최종전 맞대결을 10연승으로 마무리했다.
KT는 21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팀 간 시즌 최종전(16차전) 홈 맞대결에서 5-0으로 완승을 거뒀다.
이날 KT의 선발 '롯데 킬러' 배제성은 7이닝 동안 투구수 89구, 6피안타 2볼넷 6탈삼진 무실점으로 퀄리티스타트+(7이닝 3자책 이하)를 기록하며 시즌 8승(8패째)를 수확했다. 지난 8월 13일 NC 다이노스전 이후 6경기 만의 무실점. 타선에서는 유독 롯데를 상대로 강한 모습(통산 타율 0.324, OPS 0.843)을 보이고 있던 앤서니 알포드가 14호 홈런으로 포함해 4타수 2안타(1홈런) 3타점 1득점으로 롯데 마운드를 폭격했다.
올해 4월 단독 1위를 달리고, 5월이 끝났을 때 3위에 랭크돼 있었던 롯데. 롯데가 추락하기 시작, KT가 상승세를 탄 시점은 공교롭게도 양 팀의 맞대결이 벌어졌을 때였다. 롯데는 지난 6월 6일 사직 KT전에서 '1점차' 승부 두 경기를 포함해 '스윕패'를 당했고, 반대로 KT는 3연전을 모두 쓸어담으면서 양 팀의 분위기는 극과극으로 향하기 시작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KT는 롯데를 상대로 9연승, 반면 롯데는 9연패에 빠져있었는데, 이 흐름이 최종전까지 이어졌다.
# 아시안게임 합류를 앞둔 '토종에이스'와 '롯데 킬러'의 팽팽했던 초반
최근 다섯 경기 연속 3실점 이상으로 아쉬운 투구를 거듭하던 '롯데 킬러' 배제성과 3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 이하)에도 불구하고 세 달이 넘도록 승리를 쌓지 못하고 있던 '토종 에이스' 나균안의 맞대결. 선발 맞대결에서 미소를 지은 것은 배제성이었다. 불안한 경기력에도 불구하고 경기 초반의 흐름은 팽팽했다.
'롯데 킬러' 배제성은 1회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이정훈에게 첫 피안타를 맞았으나, 실점 없이 이닝을 매듭지으며 무실점 스타트를 끊었다. 그리고 2회에도 1사에서 박승욱과 유강남에게 연속 안타를 맞으면서 첫 실점 위기에 몰렸지만, 노진혁과 이학주를 모두 삼진 처리하며 롯데 타선을 무실점으로 묶어냈고, 3회 또한 주자를 내보냈지만 실점은 없었다.
나균안도 마찬가지였다. 나균안은 1회말 두 개의 아웃카운트를 빠르게 잡아낸 뒤 강백호에게 첫 안타, 박병호에게 몸에 맞는 볼을 내주면서 1, 2루 위기를 자초했다. 하지만 앤서니 알포드를 2루수 땅볼로 돌려세우며 위기를 탈출, 2회말 장성우-배정대-김상수로 이어지는 KT의 하위 타선을 삼자범퇴로 돌려세우며 배제성과 마찬가지로 경기 초반 무실점 투구를 선보였다.
# 수비 집중력에서 갈린 승부
먼저 무너진 것은 나균안이었다. 3회말 선두타자 오윤석에게 유격수 방면에 땅볼을 유도했는데, 이때 노진혁이 공을 더듬으면서 주자를 내보냈다. 나균안은 김민혁에게 안타, 황재균에게 볼넷을 헌납하면서 흔들렸고, 무사 만루의 대량 실점 위기에 봉착했다. 나균안은 최근 타격감이 절정에 달한 강백호를 삼진 처리하며 한숨을 돌렸고, 박병호를 상대로는 유격수 방면에 땅볼을 유도하는데 성공하며 병살타로 이닝을 매듭짓는 듯했다.
하지만 여기서 수비의 '집중력'이 승부를 갈라놓았다. 박병호의 땅볼에 노진혁은 유격수-2루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타를 만들어내기 위해 박승욱(2루수)에게 공을 뿌렸고, 2루로 향하던 1루 주자를 잡아냈다. 그런데 박승욱이 1루수(정훈)을 향해 뿌린 공이 악송구로 이어지고 말았다. 이로 인해 3루 주자가 홈을 밟았고, 2루 주자까지 홈으로 내달리면서 0의 행진에 균열이 생겼다.
KT는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KT는 이어지는 2사 1루에서 이번에는 알포드가 나균안을 상대로 중견수 방면에 큼지막한 타구를 만들어냈고, 이는 담장을 직격하는 2루타로 이어졌다. 이때 1루 주자였던 박병호는 3루 베이스를 지나 홈까지 질주했고, 간격은 3-0까지 벌어졌다. 이후 득·실점과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롯데의 실책은 두 개가 더 쏟아졌다.
KT는 경기 중반 사실상 승기를 잡았다. KT는 5회말 선두타자 황재균이 좌익수 앞쪽으로 향하는 안타를 쳐 물꼬를 튼 후 알포드가 나균안의 2구째 몸쪽 낮게 떨어지는 136km 커터를 힘껏 잡아당겨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투런홈런으로 연결시켰다. 시즌 14호 홈런으로 비거리는 125m. 롯데는 수차례 득점권 찬스에서 단 한 점도 뽑아내지 못했고, KT는 이 홈런으로 사실상 승기를 잡았다.
'롯데 킬러'는 수식어에 걸맞은 활약은 활약을 제대로 뽐냈다. 배제성은 타선의 든든한 지원 속에서 6회에도 마운드에 올랐고, 박승욱에게 볼넷을 내줬으나 전준우와 윤동희, 유강남을 모두 범타 처리하며 견고한 투구를 펼쳤다. 그리고 7회에도 등판해 한동희-이학주-김민석으로 이어지는 타선을 봉쇄하며 이날 첫 삼자범퇴를 기록, 퀄리티스타트+로 승기를 드높였다.
KT는 배제성이 자신의 임무를 완수하고 마운드를 내려간 뒤 이상동이 등판해 8회를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그리고 9회 김영현이 뒷문을 걸어잠그며 팀의 승리를 지켜냈다. 따라서 KT는 이날 승리로 롯데를 상대로 10연승을 달리며, 올 시즌 롯데와 최종전을 기분 좋게 마무리했다.
수원 =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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