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페디와 구창모 원투펀치를 언제 볼까.
구창모(NC)의 항저우아시안게임 차출은 무산됐다. 2군에서 한 차례의 구원등판만으로 구창모를 대표팀에 데려가긴 어려웠다. 당장 선발도 안 되고, 불펜으로 쓰기엔 연투가 검증되지 않았다. 100% 컨디션이 아닌, 전형적인 ‘대표팀 쇼케이스’인 걸 아는데, 건강 걱정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대표팀에선 소속팀만큼 살뜰한 케어는 불가능하다. 대표팀에서 다치면 NC도 구창모도 한국야구도 모두 손해다.
어쨌든 아시안게임행 불발은 구창모로선 안타까운 일이다. 지난 여름 상무에 합격한 만큼 오는 12월 입대할 예정이다. 2024시즌은 통째로 비우고, 2025시즌 도중에 돌아올 예정이다. 지난 오프시즌에 합의한대로 7년 최대 125억원 계약이 아닌, FA 6+1년 최대 132억원 계약의 적용을 받게 됐다.
군 복무로 FA 획득 시점이 늦어지니 보장계약을 1년 줄여주면서 옵션 금액이 살짝 늘어났다. 어차피 비 FA 다년계약을 체결했지만, 구창모가 실제 FA 자격을 얻는 시점을 고려해 설계한 계약이다. NC로선 구창모가 군 복무를 하게 됐으니 계약을 1년 일찍 마무리할 기회를 준 것이다.
구창모로선 어쨌든 큰 계약을 받은 것이다. 규정이닝 한 번 채운 적이 없고, 매년 부상이 따라붙었는데 100억원대 계약을 맺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건강할 때 임팩트만큼은 리그 최정상급이지만, 안 건강한 기간이 긴 게 팩트다. 나이를 먹을수록 건강 리스크는 더 올라가는 법이다.
구창모로선 다른 방법이 없다. 투구수 빌드업이 덜 된 채 1군에 돌아온 이상 불펜부터 시작해 차분하게 컨디션을 올려 선발투수로 복귀해 NC의 2위 도전, 나아가 가을야구의 반란을 진두지휘해야 하는 임무를 받았다.
우선 19일 2군 익산 KT전서 145km를 찍었고, 1군 복귀전 시점이 관심사다. 1군 불펜에 대기하는 중이며, 1-5로 패배한 21일 고척 키움전에는 나서지 않았다. 구창모의 무게감을 감안하면, 아무래도 뒤지는 경기보다 앞서는 경기에 기용될 가능성이 크다고 봐야 한다.
당분간 불펜으로 나서면서 투구수를 올린 뒤 선발로 복귀하는 시나리오를 추진할 가능성이 가장 크다. NC는 KIA 다음으로 가장 적은 122경기만 치른 상태다. 잔여 22경기서 구창모가 투구수를 올리고 선발로 돌아갈 시간이 있다.
NC로선 구창모가 당장 팀의 2위 등극에 도움을 주면 좋고, 포스트시즌에 대비해 선발투수로 나갈 준비를 마친 것만 확인하면 성공이다. 구창모가 포스트시즌서 절대에이스 에릭 페디를 확실하게 뒷받침할 수 있다면, 원투펀치만큼은 역대급이다. LG와 KT도 NC를 만만하게 볼 수 없게 된다.
여기에 새 외국인투수 태너 털리의 기량 또한 만만치 않다. 21일 키움전서 타선 도움을 못 받았지만, 6이닝 5피안타 5탈삼진 무실점으로 안정적이었다. 7경기서 3승 평균자책점 2.13. 단, 구창모의 몸 상태는 보수적으로 판단할 필요가 있다. 때문에 현 시점에서 과도한 기대는 금물이다.
과연 NC가 가을에 페디~구창모~태너로 이어지는 강력한 원투스리펀치를 가동할까. 양의지(두산)와 노진혁(롯데)이 빠지면서 별로 기대하지 않았던 시즌. 구창모도 사실상 보탬이 안 된 걸 감안하면 KT와 2위 싸움을 벌이는 것만으로 박수 받을 만하다. 구창모가 군 입대 전 화려한 라스트댄스를 준비한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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