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득할 수 없는 한유섬의 아웃, 격분한 김원형 감독 "상대도 후속 플레이 안하지 않았나, 판독 센터가 문제" [MD인천]

[마이데일리 = 인천 박승환 기자] "이해할 수가 없다"

SSG 랜더스는 지난 21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LG 트윈스와 홈 맞대결에서 1-2로 석패했다. SSG 입장에서 경기 결과도 좋지 않았지만, 패배 과정에서의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었던 경기였다.

SSG는 전날(21일) 8회말 공격이 시작되기 전까지 0-2로 LG에 끌려갔다. 그러던 8회말 기예르모 에레디아의 볼넷과 최정의 2루타, 한유섬이 볼넷을 얻어내면서 1사 만루의 대량득점 찬스를 손에 넣었다. 안타 한 방에 동점을 바라볼 수 있고, 장타가 터진다면 역전까지 노려볼 수 있는 결정적인 찬스를 만드는데 성공했다. 그런데 여기서 석연치 않은 판정이 발생했다.

LG는 1사 만루의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백승현을 마운드에 올렸고, 타석에서는 SSG의 박성한이 들어섰다. 그리고 박성한은 백승현의 4구째 149km 직구를 힘껏 잡아당겨 1루수 방면에 강습타구를 만들어냈다. 이 장면에서 예상치 못한 상황이 발생했다. LG 1루수 김민성이 뻗은 글러브를 스치듯 날아간 타구가 우효동 1루심의 복부를 강타하게 된 것. 우효동 1루심이 도저히 피할 수 없는 타구였다.

우효동 1루심은 당초 이렇다 할 판정을 내리지 못하고 머뭇거리다가 양쪽 팔을 들어올리며 '파울'이라는 제스처를 취하는 듯하더니'볼데드'를 선언, 이후 4심이 모여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그 결과 심판진은 박성한의 타구가 '페어'라고 선언했다. 이에 LG 염경엽 감독은 심판진에게 '페어/파울'에 대한 비디오판독을 신청했는데, 판독 센터에서의 판단도 '페어'였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이후에 발생했다.

KBO는 "타구가 1루수 글러브를 스치고 지나갔기 때문에 페어 선언을 했다. 이후 심판을 맞으면서 인플레이 상황"이라며 "비디오 판독센터에서는 공이 심판을 맞고 플레이가 멈췄지만, 설사 심판이 바로 페어 선언을 했더라도, 한유섬이 2루로 가지 못했을 것이라고 판단해서 아웃 처리를 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런데 이 해명이 논란을 더 키웠다. LG의 후속 플레이가 완벽하게 이루어지리라는 보장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미래를 내다본듯 한유섬이 2루로 가지 못했을 것이라고 '예상'해 1루 주자에 대해서는 아웃을 선언했기 때문이다. 이에 김원형 감독은 더그아웃을 박차고 나와 긴 시간 항의를 펼쳤고, 결국 퇴장을 당했다.

결과적으로는 '룰의 오적용'이었다. KBO는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LG-SSG전에서 매끄럽지 못한 경기 운영으로 혼란을 초래한 우효동 심판위원에게 출장 정지 조치했다. 공식야구규칙 5.06 (c) 볼데드 (6)을 오적용하여 인플레이를 선언해야 했으나 볼데드를 선언하여 경기 진행에 혼란을 초래한 바 있다"며 "우효동 심판위원은 22일 이후의 올 시즌 잔여 경기에 출장하지 못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전날(21일) 석연치 않은 판정 속에서 뿔이난 정용진 SSG 구단주는 개인 SNS를 통해 "승리를 뺏겼다. 할 말은 많지만 말 안 하겠다"고 분노를 억누르며 "이번일을 계기로 더이상 이런 판정이 없었으면 좋겠다. 배경에 대해서 주위에서 말들이 많다. 신빙성이 있다. 부디 사실이 아니길 바란다"고 아쉬운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그리고 22일 KBO를 직접 방문하기도 했다.

SSG 관계자는 "정용진 부회장이 21일 논란이 있었던 판정으로 안타깝게 패배한 야구단 선수들의 사기 진작과 프로야구 운영을 책임지는 KBO의 사명감을 당부하기 위해 KBO를 찾아 허구연 총재를 면담을 했다"며 "정 부회장은 '선수들이 죽을 힘을 다해 뛰고 팬들이 목이 터져라 응원하는 건 경기가 공정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전제 때문'이라며 '우리 구단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공 하나에 인생을 건 선수들을 위해 사명감을 가져달라'고 허구연 총재에게 부탁했다"고 설명했다.

하루가 지났지만, 김원형 감독은 심판진보다 비디오 판독 센터가 '페어/파울'을 넘어 한유섬에 대한 '판정'까지 내린 것을 납득하지 못한 모습이었다. 김원형 감독은 "잘못된 판독이라고 생각한다"며 "1루심이 팔을 들어올렸다는 것은 일단 파울처럼 보였다. 그 순간은 '볼데드'다. 그런데 비디오 판독 센터에서 '판정'에 대해 이야기를 한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겠다. 어제 야구를 보셨던 분들은 분명 판독 센터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아실 것"이라고 말 문을 열었다.

계속해서 김원형 감독은 "왜 그렇게 (심판과 비디오 판독 센터가) 논의를 해서 그런(한유섬의 아웃) 이야기가 나왔는지 이해를 하지 못하겠다. 판독 센터는 페어/파울에 대해서만 판단을 해주고 현장에 넘겼어야 한다"며 "이런 일은 다음에는 일어나면 안 된다. 야구가 어려운데, 더 어렵게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져서 할 말은 없지만, 선수들은 찬스를 만드려고 경기 내내 집중했는데…"라고 아쉬워했다.

1루 주자였던 한유섬이 2루 베이스를 향해 뛰지 않은 것도 맞지만, LG 또한 심판이 타구에 맞은 뒤 후속플레이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김원형 감독의 입장에서는 판정을 더욱 납득할 수가 없었다. 그는 "현장에서의 대처, 판정이 순간적으로 조급 미흡했을 수 있다. 그런데 상대방 또한 후속 플레이를 안 하지 않았느냐. 그리고 던진다고 100% 죽는다는 보장이 어디있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원형 감독은 "판독센터는 첫 번째 일어난 상황만 정리해주면 된다. 누군가는 억울하고, 이득을 볼 수 있겠지만, 일어나지 않은 것까지 판정을 내린다는 것이 굉장히 억울했다"며 "이를 다른 쪽으로 해석을 하고 있으니, 판독 센터의 문제가 가장 크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인천 =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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