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척 김진성 기자] “고우석 선배님 슬라이더를…”
항저우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의 막내는 단연 고교생 신분의 장현석(19, LA 다저스)이다. 아직 마산용마고에 재학 중이지만, 엄연히 LA 다저스와 국제입단계약을 맺은 해외파이기도 하다. 그러나 말이 해외파일 뿐, 실제적으로 야구에 대해 가장 많이 배우고 경험하고 익혀야 할 선수다.
장현석은 동년배들 중에선 최고 소리를 듣지만, 어디까지나 아마추어 무대를 얘기한 것이다. 150km 중반의 패스트볼에 수준급 변화구 구사능력을 프로 레벨에서 검증을 받은 적은 없다. 그래서 이번 아시안게임에서의 투구내용이 관심이 쏠리는 게 사실이다.
장현석 역시 배움에 대한 열망이 대단하다. 23일 서울고척스카이돔에서 대표팀 첫 훈련이 끝난 뒤 “새롭고 긴장되고 어리둥절하다. 친분 있는 선배들이 없다. 그래도 편안하게 하려고 하고, 적응도 잘 하려고 한다. 그래도 부담되고 어색하긴 하다”라고 했다.
인터뷰 도중 지나가던 나균안이 고교 후배라며 분위기를 띄웠다. 그러자 장현석은 “나균안 선배님 스플리터도 배우고 싶다. 쓸 수 있는 구종을 만들어야 하니까”라고 했다. 당장 내년 다저스 마이너리그에서 생존하려면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그러면서 본심(?)을 투척했다. “고우석 선배님 슬라이더를 배우고 싶고, 여쭤보고 싶다”라고 했다. 150km대 빠른 공을 구사하는 고우석은 올 시즌 슬라이더 피안타율이 예년에 비해 다소 올라갔다. 그래도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에게 커터와 비슷하게 꺾이는 슬라이더에 대한 매력은 확실하다.
장현석은 “금메달을 꼭 따고 싶다. 선발인지 중간인지 마무리인지 잘 모르겠는데, 아시안게임 이후 계획은 잘 모르겠다. 소속사에서 구단(다저스)과 얘기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아시안게임 출전에 대해서도 구단으로부터 OK 사인을 받았다”라고 했다.
최근 봉황대기에 나가지 않아 몸에 이상이 있는 것 아니냐는 소문이 나돌았지만, 사실 무근이다. 대표팀 관계자가 장현석의 몸 상태를 직접 체크해 대표팀 합류를 확정했다. 그는 “실전 컨디션이 나쁘지 않았고, 성적도 괜찮았다”라고 했다.
대표팀의 국제대회 참가는 경험이 아닌 증명이 목적이다. 단, 아직 프로의 맛을 보지 못한 장현석에게 아시안게임 준비과정도, 아시안게임 소화도, 금메달도 모두 그 자체로 야구인생에 피가 되고 살이 되는 경험이다. 이런 경험을 통해 얻는 것도 있을 것이고 보완점도 발견할 것이다. 기존 보완점을 해결해 자신감도 얻을 것이다.
장현석은 “다른 선배님들의 노하우, 구종, 운영능력을 배우고 싶고 알고 싶다”라고 했다. 질문을 그렇게 해서 나온 답변일 수도 있지만, 장현석의 답에는 진정성이 느껴졌다.
고척=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