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대기록을 앞두고 기습번트를 댔다. 전력질주라는 주루의 기본을 늘 지킨 선수다. KIA 40세 타격장인 최형우는 늘 ‘팀 퍼스트’를 실천하는 선수다.
KIA의 기둥이자 정신적 지주가 쓰러졌다. 최형우는 24일 광주 KT전서 0-1로 뒤진 7회말 선두타자로 등장, KT 고영표를 상대로 2루 라이너성 타구를 날린 뒤 1루를 밟는 과정에서 KT 1루수 박병호의 발에 살짝 걸려 스텝이 꼬였다. 그대로 넘어지면서 왼쪽 쇄골을 그라운드에 강하게 찧었다. 검진결과 골절.
최형우는 24일 크로스 체크를 받지만, 현 시점에선 절망적이다. 최악의 경우 그대로 시즌을 마감할 가능성도 있다. 나성범이 시즌 아웃됐고, 박찬호가 정상 가동되지 않고, 최원준은 아시안게임대표팀에 합류했다. 최형우가 있어도 타선의 힘이 크게 떨어진 상태인데, 최형우마저 빠지니 KIA 타선은 패닉 상태나 다름없다.
KIA의 5강 전선에도 비상이 걸렸지만, 최형우 개인의 시즌을 생각해도 허무한 결말이다. 올 시즌 최형우는 지난 2년간의 부진을 딛고 화려하게 복귀했다. 24일까지 121경기서 431타수 130안타 타율 0.302 17홈런 81타점 64득점 OPS 0.887 득점권타율 0.317.
뜨거웠던 전반기에 비해 후반기에 살짝 페이스가 떨어지긴 했다. 그러나 나성범과 김도영이 없던 전반기부터 현 시점까지 1년 내내 타선의 중심을 잡았다. 최형우의 활약이 없었다면 KIA의 전반기 막판~후반기 초반 대도약, 현 시점에서의 5강 경쟁도 불가능했다.
올해 최형우는 두산 이승엽 감독의 통산 최다 2루타와 최다타점을 잇따라 경신했다. 특히 이승엽 감독의 최다타점 경신을 눈 앞에 둔 6월18일 광주 NC전서 5-7로 뒤진 8회말 선두타자로 등장해 3루 방면으로 번트를 대고 전력질주, 세이프를 이끌어냈다. 큰 것 한방이면 이승엽 감독을 넘을 수 있었으나 팀의 추격을 위해 출루를 택했다.
최형우는 늘 그런 선수였다. 줄곧 ‘6번 타자’론을 외친 것도 자신의 기록과 기량이 주목받기보다 KIA를 위해 헌신하는 선수로 기억되고 싶어서다. 삼성왕조 시절 숱한 우승을 경험했지만, FA 4년 100억원 계약을 통해 이적해 2017년 KIA의 통합우승을 이끌고 나니, 이 팀에서 오랫동안 헌신하고 기억될 선수로 거듭나고 싶은 마음이 강해졌다.
평범한 타구를 치고도 전력 질주하고, 누상에서도 최선을 다해 주루한다. 어쩌다 수비에 나가도 기본에 충실히 임한다. 이우성은 언젠가 “형우 선배는 타격 뿐 아니라 수비를 굉장히 잘 한다”라고 했다. 그저 화려한 한 방만 있는 선수가 아니다. 후배들은 최형우의 그런 모습을 보고 팀 퍼스트 마인드를 다잡는다. 그렇게 팀 KIA가 단단해졌다.
KIA는 정신적 지주이자 기둥을 잃었다. 그것도 1년 농사의 결과가 결정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시기에. KIA가 올해 어떤 결말을 맞이하든, 최형우의 뜻 깊은 2023시즌을 충분히 기억할 필요가 있다. 최형우가 이대로 KIA와 3년 34억원 FA 계약을 마무리할 수도 있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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