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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항저우(중국) 최병진 기자] 2023년 9월 24일 8일차
수영 종목을 취재하기 위해 ‘올림픽 스포츠 센터 아쿠아틱 스포츠 아레나’로 향했다.
경기장에서 공식적인 수영 경기를 보는 게 처음이었다. 어린 시절에 수영을 배웠고 나름 물놀이를 좋아해 여름휴가 때마다 워터파크나 수영장이 있는 곳으로 떠나지만 경기를 현장에서 본 적은 없었다.
그래서일까 경기장을 갈 때부터 약간의 긴장감이 있었다. 처음 경험하는 종목일수록 빠르게 특징을 파악하고 일을 해야 하기에 이런저런 생각이 머릿속에 가득했다.
경기장 문을 열고 들어간 순간 파란 물결이 한눈에 들어왔다. 청량한 색의 경기장과 물을 보니 마음의 안정을 찾았다. 하지만 잠시뿐이었다. 경기가 시작되자 여러 종목이 정신없이 진행됐다. 특히 100m를 경기는 한 번 반대편을 찍고 돌아오면 끝이기에 더욱 빠르게 경기가 흘러갔다.
취재의 메인 대상이자 한국 수영의 간판인 황선우(20는 자유형 100m 예선에 출전해 라이벌인 중국의 판잔러를 누르고 조 1위로 결승에 올랐다. 불과 45초 되는 짧은 시간 속에서 순위가 가려졌다.
운명의 결승전. 안타깝게도 결과는 예선의 기록을 반영하지 않았다. 판잔러(19)가 46초97로 아시아 신기록을 세우면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고 황선우는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잠시 후 시상식이 진행됐고 3등인 황선우가 가장 먼저 소개되며 단상에 올라갔다. 그리고 2등 왕 하오위와 판잔러가 차례로 올라갔다. 우승을 기념하기 위해 중국 국가가 나왔고 오성홍기와 태극기도 함께 하늘로 향했다.
그 순간을 보고 있자니 ‘이 선수들이 앞으로 또 얼마나 치열하고 감동적인 경쟁을 이어나갈까’라는 기대감이 들었다.
라이벌의 존재는 ‘스트레스’가 되기도 동시에 성장의 밑거름이 된다. 스포츠에서는 특히 그렇다. 대표적으로 축구의 리오넬 메시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피겨의 김연아와 아사다 마도 등.
내가 상대를 이겼다면, 상대도 나를 이기기 위해 노력하고, 나는 또 ‘나를 이기기 위해 노력한’ 상대와 싸우기 위한 고된 시간을 버텨야 한다. ‘혼자’의 힘을 넘어서게 하는 존재가 바로 라이벌이다.
오늘의 승자는 판잔러다. 하지만 진짜 라이벌들의 경쟁은 이제부터다.
황선우도 알고 있었다.
"판잔러는 라이벌이자 좋은 친구다. 그의 기록을 따라잡을 것이다"
항저우(중국) = 최병진 기자 cbj0929@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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