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는 강하다, 위대한 아버지의 힘'...사랑하는 딸 앞에서 괴력의 백투백 홈런 [유진형의 현장 1mm]

백투백 홈런 친 뒤 가장 먼저 딸에게 손 흔들며 세리머니

[마이데일리 = 유진형 기자] 아버지의 위대한 힘인가

"딸이 오랜만에 왔는데 다미 앞에서 홈런 쳐서 굉장히 기분 좋습니다"

2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LG 트윈스의 경기에서 7회말 오지환에 이어 백투백 홈런을 친 김민성(35)이 5-1로 승리한 뒤 수훈 선수 인터뷰 때 LG 팬들에게 한 말이다.

그렇다. 이날 경기에서 김민성은 6번 타자 3루수로 선발 출전해 사랑하는 딸이 보는 앞에서 3타수 2안타(1홈런) 1타점 1득점으로 맹활약하는 최고의 하루를 보냈다.

특히 7회말 백투백 홈런은 이날 경기의 하이라이트였다. LG는 3-1로 앞선 7회말 선두타자 오지환이 한화 이민우를 상대로 우익수 뒤 홈런을 쳤다. 오지환의 홈런으로 야구장의 열기는 뜨거워졌다.

7회말 오지환에 이어 백투백 홈런을 친 김민성이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 잠실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7회말 오지환에 이어 백투백 홈런을 친 김민성이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 잠실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백투백 홈런을 친 김민성이 이종범 코치의 축하가 끝나기도 전에 관중석에 있는 딸에게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 잠실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백투백 홈런을 친 김민성이 이종범 코치의 축하가 끝나기도 전에 관중석에 있는 딸에게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 잠실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그리고 타석에는 김민성이 들어섰다. 초구를 지켜본 김민성은 136km 커터를 힘차게 당겨 좌익수 뒤 담장을 넘기는 비거리 115m 홈런포를 쏘아 올렸다. 홈런을 친 김민성의 발걸음은 그 어느 때보다 가벼웠다. 홈을 밟은 김민성은 이종범 코치의 축하가 끝나기도 전에 관중석을 향해 손을 들며 환하게 웃었다. 바로 딸 다미 양이 보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가장 먼저 사랑하는 딸에게 세리머니를 한 것이다. 

그리고 다미 양은 20,369명의 관중들이 한목소리로 "김민성 김민성 김민성" 아빠의 이름을 연호하는 장면을 보았고 자랑스러운 아빠의 모습에 미소 지었다. 김민성에게는 그 어떤 승리보다 가장 값진 순간이 아니었을까. 

LG는 이날 오스틴, 김현수, 오지환에 이어 김민성의 홈런까지 나오며 잠실벌을 뜨겁게 달궜고 김민성의 백투백 홈런은 승리를 확신할 수 있는 결정타였다. 

경기 후 그라운드 이벤트를 준비하는 아이에게 친절하게 설명하는 김민성 / 잠실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경기 후 그라운드 이벤트를 준비하는 아이에게 친절하게 설명하는 김민성 / 잠실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딸을 보며 행복해하는 김민성 / 잠실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딸을 보며 행복해하는 김민성 / 잠실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결정적인 홈런을 친 김민성은 경기 종료 후 수훈 선수로 선정됐고 단상에 올라 LG 팬들과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김민성은 "오랜만에 좋은 모습 보여드린 거 같습니다. 그리고 우리 딸이 오랜만에 왔는데 다미 앞에서 홈런 쳐서 굉장히 기분 좋습니다"라며 다시 한번 더 딸을 향한 사랑을 표현했다. 

한편 김민성은 올 시즌 제한적인 출전 기회 속에서도 타율 0.265 62안타 7홈런 장타율 0.402 OPS 0.740을 기록하며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백업 2루수로 시즌을 시작한 그지만 시즌 초 오지환이 부상으로 이탈했을 때 익숙하지 않은 유격수 자리에서 공백이 느껴지지 않을 만큼 완벽히 메웠다. 이후 내야 전 포지션을 소화하며 LG에 큰 힘이 됐다. 지금은 항저우 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으로 소집된 문보경을 대신해 3루수로 선발 출전하고 있다.

김민성은 과거 넥센 시절 염경엽 감독의 지도를 받으며 데뷔 7년 만에 첫 두 자릿수 홈런(15개)을 기록했고, 2015~2016년에는 2년 연속 3할대 타율을 찍기도 했다. 그리고 올 시즌 7년 만에 염경엽 감독을 다시 만나 완벽하게 부활했다. 

올 시즌을 마치면 두 번째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는 김민성이다. 지금과 같은 모습이라며 올겨울 따뜻하게 보낼 수 있다.

[백투백 홈런을 친 뒤 딸을 향해 세리머니를 한 김민성 / 잠실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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